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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다낭 여행기

2018.06.13 10:23

쿠후^^ 조회:2516 추천:1

올 3월초쯤 이곳 만능문답에서 여행지로 다낭을 추천받아 얼마전에 다녀왔습니다. 다낭 감상기를 간단히 남겨보겠습니다. 혹시 베트남 여행 가실분이 계시면 참고하셔도 좋겠네요.

참고로 전 일주일정도 혼자 다녀왔으며, 여행목적은 골치 아픈일이 많아 생각을 정리하고 조용히 쉬러가는거 였습니다. 그리고 전 여행 계획같은것을 애초에 세우지 않고 그냥 가서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타입입니다.


처음 도착후 대충 분위기 보니 잘못왔구나 싶었습니다. 전 여행전에 인터넷에서 본 다낭의 바닷가를 보고(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본 사진은 다낭이 아니고 나트랑이었습니다.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착각을 한거죠.) 조용한 해변가의 시골마을인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대한민국 중급규모의 도시 정도 되더군요. 조용히 휴식을 취하러왔는데 분위기가 그냥 전형적인 대한민국 해수욕장 관광지 분위기가 나서 처음엔 좀 시큰둥 했습니다.


보통 다낭에 온 관광객은 다낭시내 -> 호이안 -> 바나힐 이렇게 3단계로 합체하여 다녀오는데, 도착해서 지도를 보니 차비가 많이 들거 같고 솔직히 거기가 거기인거 같아서 그냥 다낭 시내에서만 쭉 머물렀습니다. 참고로 호이안은 올드타운이라고 오래되 보이는 마을에서 기념품팔고 밥팔고, 바나힐은 언덕위에 무슨 놀이 동산이 있나 봅니다. 각각 우리나라의 경주, 에버랜드라 보면 되겠네요. 한국에서 둘다 가봤으니 베트남에서 못가본게 별로 아쉽지는 않습니다.(자기 합리화중)


다낭시내에는 관광지로서 단 세곳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미케비치 해변, 롯데마트, 그냥 시내 입니다. 사실 딱히 관광명소라 할곳이 별로 없습니다. 시내에는 다낭 대성당이라고 핑크색 성당이 있습니다. 그냥 성당만 우두커니 있는게 다라서 5분이면 둘러봅니다.. 핑크색 좋아하시는 분들이 성당 배경으로 사진찍는 곳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아시아파크라고 조그만 놀이 공원이 있는데, 둥글게 회전하는 대관람차가 있어서 높은곳에서 다낭시내를 볼수 있겠더군요. 전 높은데를 싫어해서 안타봤습니다. 박물관도 몇군데 있는데 전 그중에서 돌조각 전시하는 박물관만 갔습니다. 입장료가 3천원인데 돈아깝더군요.(3천원이 베트남에선 꽤 큰돈입니다.) 제가 박물관같은데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전시물도 너무 없고 날씨가 더운데 에어컨도 없고 이건뭐 재미도 없고..


할게 너무 없어서 베트남인들의 일상을 한번 체험해보자 하고 길을 무작정 걸어다녀봤습니다. 근데 별다른 특징은 없고 그냥 우리나라 중소도시 외곽 변두리 느낌입니다. 생각보다 베트남이 이국적이라는 느낌은 안들더군요. 다만 거리의 장사하시는분들이 특이 했는데, 장사하려는 열망이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손님오면 팔고 안오면 안팔면 되지 뭐. 이런 느낌? 그냥 핸드폰 보고 쉬는 느낌이더군요. 


걷다 보니 대학교가 하나 있어서, 베트남의 교육환경을 연구해보고자 안에 들어가 봤습니다.(겸사 겸사 베트남 여대생들의 모습도 궁금해서) 도서관에 가보니 학구열이 대단하더군요. 공부를 엄청 열씸히 하고 있던데 시험기간이라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암튼 엄청 열씸히 하고 있었습니다. 학교건물들은 굉장히 낙후되었던데, 우리나라 80년대 이전 중고등학교 건물 수준입니다.


이제 너무 더워 걷기 힘드니 차를 타고 가야겠네요. 베트남에서는 무조건 대중교통으로 "그랩"이라는 우버 비슷한 어플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동남아의 우버인데, 정작 우버는 얼마전에 베트남에서 철수했더군요. 인터넷에서 보니 택시는 초록택시를 타야 한다, 미터기가 어쩌고 말들이 많은데 다 필요없고 그냥 그랩으로 단결해서 그랩만 타면 바가지도 안쓰고 편하고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가입은 한국에서 한국전화번호로 미리 가입하고 사용법좀 대충 살펴보고 출국하시면 됩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기사한테 전화가 올지도 모르니 베트남에서 베트남 번호로 가입해라 뭐 이런 말이 있던데 기사들이 외국인인거 다 알아서 전화 절대 안옵니다.


다낭 시내의 두번째 핵심 관광코스는 롯데마트입니다. 한국의 롯데마트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사람들까지 옮겨놓아서 한국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베트남사람보다 한국사람이 더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낭에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건지 다낭 곳곳에 한국어 간판도 많고, 한국말 하는 종업원도 있고 하더군요. 심지어 어떤 가게에는 한국인 종업원도 계시던데, 저랑 서로 한국인인지 몰라서 영어로 대화를 했다는..  


베트남의 쇼핑환경에 대해 좀 살펴보면.. 일단 베트남의 물가는 한국의 1/3정도라 보시면 됩니다. 매우 싸죠. 단 이것은 "베트남 현지인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만 해당됩니다. 즉, 관광객을 위해 만든 상품과 서비스는 한국 물가의 70~90%수준으로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때로는 한국보다 더 비쌀때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대놓고 한국말로 상품설명을 써놓은 물건들이 있는데 이런것들은 다 비쌉니다. 그리고 수입품들은 당연히 한국수준의 가격입니다. 따라서 결국엔 가격이 싸지만 막상 살것은 없습니다. 살만한거는 생필품같은것만 남는데, 베트남가서 두루말이 휴지, 샴푸 이런거 사올수는 없으니까요. 


따라서 롯데마트는 기념품같은거 살 생각 말고, 현지에서 먹을 음식, 음료수, 맥주 싸게 살 목적으로 가면 되겠습니다. 가보니 커피원두, G7 커피, 마른 과일 ,땅콩, 베트남 전통 공예품 이런거 사시는 분들 많던데 전부 한국이랑 가격 비슷합니다.  콜라 맥주 한병에 300원이러니까 먹을것 사기는 좋죠. 그리고 롯데마트 안에 KFC랑 롯데리아도 있는데, 엄청 쌉니다. 3000원이면 배불리 먹으니 베트남음식에 질리면 간단히 끼니 때워도 될것 같습니다. 꼭대기층에는 오락실도 있는데 한판에 150원이더군요. 그리고 환전코너가 있어서 환전도 해줍니다. 아, 그리고 베트남 물가를 조사하다가 특이한점을 발견했는데, 책값은 꽤 비싸더군요.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건 우리나라 책값이 비정상적으로 싼게 아닌가 싶습니다.


베트남은 모든게 우리나라의 3배 느린속도인거 같습니다. 음식도 3배 느리게 나오고, 전부 3배 느리게 진행됩니다. 롯데마트 계산대도 엄청느려서 저녁시간 붐빌때 가시면 1시간 넘게 줄서 있어야 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관광지는 미케비치 해변입니다. 다낭 시내 동쪽에 수킬로 되는 해변인데, 사실상 여기가 다낭의 핵심 관광지라 보면 될것 같습니다. 해수욕하고 노는 사람들 많고, 주변에 파라솔 있고, 탁월하게 아름답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상하지도 않고 걍 무난한 바닷가입니다. 애들하고 오면 애들이 좋아할꺼 같습니다. 


이제 몇가지 염두해 둘 사항을 살펴보고 글을 마치도록 하지요.


제가 벌레를 엄청싫어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벌레는 없더군요. 바퀴벌레는 한번도 못봤고, 호텔에서 엄청 작은 개미만 많이 봤습니다. 가로수에서 작고 귀여운 도마뱀 한마리 보고, 모기도 한번도 못봤습니다. 근데 벌레 문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아닐까 싶습니다.


음식은 베트남 음식이 입맛에 맞으면 너무 좋겠지만, 안맞으면 곤란하더군요. 저같은 경우는 입맛에 안맞아서 햄버거집, 파스타, 피자 이런것만 먹었습니다. 근데 다 가격이 싸서 좋더군요. 하이랜드커피라고 베트남의 스타벅스가 있는데, 싸고 괜찮습니다. 조그만 케익과 커피가 단돈 2000원정도 합니다. 한식 파는데도 있던데, 가격이 비쌉니다. 조그만 떡복이 한그릇에 4천원 이럽니다. 


영어는 관광객 상대로 하는 종업원만 제한적으로 통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원투쓰리도 모를 정도로 전혀 안통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럼에도 여행하는데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택시는 그랩을 쓰면 말안해도 목적지 까지 데려다 주고, 그냥 바디 랭기지 대충 하면 알아 듣습니다. 뭐 좀 오해가 생겼다 싶으면, 웃으면서 나는 너의 친구다 따봉 엄지척 해주면 다 알아먹고 오해가 풀립니다. 


베트남 여자분들이 엄청 이쁘다는 말을 듣고 기대를 했었는데, 최소한 다낭은 딱히 그런거 없는거 같습니다. 특이한것이 베트남 인종이 두 부류로 나뉘는거 같더군요. 인종차별주의자가 될까봐 어느 부류가  더 이쁘다고 말할수는 없는데, 암튼 확연히 둘로 나뉩니다. 키가 대체로 작은 편이고, 그냥 아담하고 조그만 스타일 많은거 같습니다. 단, 딱 한분 정말 이쁘신 분을 봤습니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포카리스웨트 시음 행사하시는 여자분을 봤는데, 정말 깜짝 놀랄만큼 아름답더군요. 실제로 깜짝놀랐더니, 여자분이 별꼴이라는듯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고 음료수도 안주고.. 흥.      


베트남돈은 액수가 엄청 커서 우리나라 돈에 20배한거랑 베트남 돈이랑 같습니다. 따라서 돈 계산하기가 엄청 복잡하니 주의하시길. 계산 하기 복잡해서 거스름돈을 정확하게 주고 받고 하지 않는거 같더군요. 즉 작은 돈은 생략해서 더 주거나 덜 주거나 합니다. 전 처음에 그랩 기사가 거스름돈 안주길래, 이 친구가 바가지 씌우는구나 하고 달라고 해서 받고 나왔는데 나중에 계산해 보니 100원이더군요. 분위기 보니 이 정도 돈은 편의에 따라 덜 주거나 오히려 더 주거나 하는게 관례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보니 구겨지거나 조금이라도 손상된 돈은 잘 안받는다는 말이 있던데, 막 구겨진 돈도 다 잘 받습니다. 헛소문이더군요. 

   

베트남 전역이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낭은 건널목과 신호등이 거의 없습니다. 일부 신호등이 있기도 한데, 있어도 잘 안지킵니다. 따라서 차와 사람이 마구 섞여서 다닙니다. 처음에 길건널때 당황할수가 있습니다. 이때 요령은 몸에 힘을 빼고 긴장을 풀고 태연한듯 천천히 건너야 됩니다. 절대 차를 놀라게 해서는 안됩니다. 긴장해서 급하고 빠른 동작을 하면 차가 놀래서 사고가 날수 있습니다. 차로를 한번에 건널 생각을 하지 말고, 차선을 하나씩 정복해야 됩니다. 차와 눈을 맞추고 손짓을 해주며 자연스럽게 한차선 그 다음 차선 천천히 정복하면 쉽게 길을 건널수 있을것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여행자 보험은 꼭 들고 가시는게 좋겠습니다.   


도시 전체가 아직 개발중이라 곳곳에서 건물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차들은 경적이 매너입니다. 따라서 차들이 다니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경적소리가 많이 나죠. 시끄러워 잠을 못잘수도 있으니 3M 귀마개를 준비해가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제가 현지에서 사려고 하니 안팔더군요.


마무리 하자면, 다낭은 큰 특색은 없는 그냥 무난무난한 관광지 인거 같은데, 이상하게 요새 또 가고 싶네요. 무난한데 나름 매력있는 관광지라 보면 되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분들께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 

- 초등생 정도의 아이들 있으신 분들의 가족여행

- 싸게 먹고 마시고 하는거 좋아하시는 분

- 위장이 좋아서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거리낌 없이 막 먹는 분



다음과 같은 분들께는 별로인 곳인듯 :

- 쇼핑 목적의 여행을 원하시는 분

- 어르신들 효도여행 

- 역사적 유적지, 문화유산같은거 보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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