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소모임


안녕하세요. Lock3rz입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너무 오래된 기기의 별 시덥지않은 수리기 입니다만... 제 취미생활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어줍잖게 글을 써봅니다.


  초창기의 터치스크린 폰은 액정표시장치(주로 LCD)와 터치입력장치(주로 저항막식 감압식 패널, 또는 적외선 방식)가 별도로 구성된 제품이 많았습니다. 요새는 기술이 발달하여 대부분 액정표시장치와 터치입력장치가 하나의 통합되어 있습니다. 회사마다 OGS(One Glass Screen), In-cell Touch, 제로갭터치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있고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기본 골자는 '디스플레이+디지타이저 형태로 모듈을 통합해 두께를 줄이고 터치시 이물감을 줄였다' 입니다.


  오늘 수리기를 작성하는 갤럭시 S3도 액정과 디지타이저가 하나의 모듈로 통합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또 한도 분리할 수 있긴 합니다만... 분해 난이도가 극도로 높아 수리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것을 쉽게 설명해드리면, 기기 외부의 유리는 터치스크린을 보호하는 '보호 유리'역활을 할 뿐, 전자적인 제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종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배송비 포함 $3~$10 정도에 겉 유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보호필름 없이 사용하여 생긴 기스, 낙하나 충격으로 인한 유리 깨짐 등은 이 유리만 교체하여 수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수리난이도가 어렵긴 합니다. 보호유리 + 디지타이저 + 액정]으로 구성된 소위 '통액정'을 교체하는 방식이라면, 헤어드라이어로 프레임과 통액정 모듈을 분리해서 교체해주면 그만이지요. 다만, 필요 없는 디지타이저 + 액정 까지 구매하게 되기 때문에 수리비가 좀 듭니다. 특히,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부품은 공정 수율이 낮고, 거의 삼성만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중고가 보다 훨씬 비싼 경우도 많지요. (갤럭시S3만 해도, 중고가가 3~4만원 정도인데, 통액정이 $38정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통액정'은 이 글에 작성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고장폰이나 분실폰등에서 '통액정'을 적출하여, 전면 유리만 바꿔서 판매하는 제품들 입니다. 새로 생산된 액정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따라서 액정 번인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물론 판매자는 없다고 하고 판매하겠습니다만은...;;;)


  오늘 수리에 사용할 갤럭시S3 LTE는 아버지께서 사용하시다가, 갤럭시 노트5로 핸드폰을 바꿔 드린 이후에 백업용 폰으로 집에 방치 중이었던 핸드폰이었습니다. 이 갤럭시S3를 사용하던 핸드폰이 갑자기 고장나 급하게 폰이 필요했던 친구에게 한번, 곧 바로 개발용 폰이 필요했던 친구에게 한번 빌려주고 다시 돌려 받았습니다. 분명히 액정 보호필름을 부착하고, 배터리 크래들 까지 주었는데, 돌아온 것은 액정보호 필름 없이 여러 생채기가 난 본체만 돌아왔네요. 어차피 판매할 생각은 없었긴 했습니다만, 아무 댓가 없이 빌려줬는데 이렇게 돌아오니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빌려줄 때 아예 줘버릴 생각으로 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되질 못했네요...


  제가 글을 쓰면서도 뭐 이리 주절주절, 사설이 긴가 싶습니다. 각설하고 수리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보호유리와 디스플레이 모듈사이의 접착제는 주로 UV접착제의 일종인 판형 OCA(Optically Clear Adhesive)를 사용하여 접착되어 있습니다. OCA로 접착된 모듈을 분리하는 방법은 크게 가열식과 냉각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열식은 OCA는 섭씨 80~90도의 온도에서 접착력이 약해짐을 이용하여 열을 가한 뒤, 와이어로 녹아내린 접착제를 절삭하여 분리를 시도합니다. 반대로, 냉각식은 영하 120쯤에서는 급격히 경화되어 접착력을 잃고 깨짐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액체질소와 이를 활용하는 특수냉각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등, 비용측면에서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는 가열식을 선택하였습니다. (아이폰 시리즈등, OCA의 결빙온도가 낮은 몇몇 제품의 경우에는 드라이아이스로 분리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최신 폰들은 결빙온도가 매우 낮아 액체질소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면 유리를 교체하는 과정을 Glass Only Replacement 혹은 Display Refurbishing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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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저는 유리 분리를 위해 히팅베드 + 와이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알콜과 면도칼로만 유리를 분리하는 능력자분들도 계십니다만, 따라했다가 여러기기 액정 날려먹었네요. 그 후에 히팅베드를 샀습니다. 사실 헤어드라이기나 전기다리미(...)등을 사용하여 수리하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만, 앞으로 취미생활로 여러 기기를 제대로 고쳐보려고 투자하였습니다 ㅎㅎ. 히팅베드를 섭씨 85도~90도 정도로 예열한 후에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 흡착(흡착을 위한 공기펌프가 내장되어 있습니다)하여 부품을 고정하고, 와이어로 보호유리와 디스플레이모듈 사이를 긁어 분리합니다. 제가 구매한 히팅베드는 순풍택배 배송비 포함 $90정도 주었고요, 5일만에 배송 받았네요.




분리시 사진이나 동영상을 깜박하고 촬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검색한 영상으로 대체합니다. 영상은 갤럭시S4입니다만, 같은 방식입니다. 분리후에 디스플레이와 터치가 정상 작동하는지, 가조립해서 확인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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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해 둔 상태로, 이베희에서 구매한 유리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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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커버를 분리합니다. 특이하게도 백커버 모듈이 2단으로 되어있네요. 디스플레이 커넥터만 분리하면 되기때문에, 하판만 분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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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3는 하단 메뉴키 + 뒤로가기키도 디스플레이 모듈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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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은 디지타이저 컨트롤 칩셋, 메뉴+뒤로가기 버튼 칩셋이 디스플레이 커넥터에 통합되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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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뭍은 OCA를 제거해 줍니다. 주사기로 알콜을 조금씩 뿌리고, 손으로 비비니 잘 제거 되네요. 기기마다 사용된 OCA종류가 조금씩 달라, 알콜만으로 제거가 잘 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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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C 스프레이로 잔여물을 제거해줍니다. ECC(전자접점청소제)의 성분이 OCA를 녹여 줍니다. 다만, ECC 특성상 휘발성이 매우 강해, 헝겊 등에 분사하여 머금게 한 뒤에 닦는 것이 좋습니다. 벤젠류가 첨가된 가죽광택제가 OCA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하긴 합니다만, 인체에 유해하고 제 주변에서 구하기 어려워 ECC를 사용했습니다. 전문 업체들은 OCA Remover로 개발된 화학약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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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A 잔여물 제거후에, 가조립하여 테스트 해봅니다. 생각보다 디스플레이 모듈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잘 고장납니다. 수리시 매번 확인해주시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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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LOCA접착제를 사용합니다. 판형 OCA는 고체상태로 접착하여 깔끔하게 접착되긴 하지만, 전용 프레스 기기와 기포 제거 기기를 사용해야 해서 개인 수리용으로는 비용이 많이 들어 부적합 합니다. LOCA는 액체형태의 OCA로써, 자외선을 비춰주면 응고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포시 흘러내리기도 하고, 기포가 생기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적당량을 도포하고 천천히 압착해주면 손쉽게 부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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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를 도포하였습니다. 저런식으로 도포하는 것이 기포도 가장 적게 생기고, 펴바르기도 편합니다. 유분끼가 많은 점성액체이기 때문에 성질이 참 오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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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포 후에 UV LED가 내장된, 매니큐어 피니셔로 LOCA를 굳혀줍니다.(수리 해보겠다고 별의별 기기를 다 사봅니다 ㅋㅋ) UV 램프나 LED의 자외선 광량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초 정도면 굳기 시작하며 15초 내외면 살얼음처럼 겉부분이 굳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완전히 굳히려면 10분정도 쐬어주어야 합니다. 태양광에도 자외선이 어느정도 있긴하지만, 자연광으로 굳히려면 하루~이틀 정도 햇볕을 쐬야 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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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힌 후에 가조립하여 켜봅니다. 엥... 많이 삐뚫어졌네요 ㅋㅋ 여기저기 기포와 먼지도 들어갔고요...ㅠㅠ 이러면 수리한 의미가 없으니 다시 뜯어내고 시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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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힌지 얼마 안되어서 부드럽게 금방 분리 되더랍니다. 접착될 디스플레이면과 유리면을 다시 청소해줍니다. 액체상태보다는 굳혀서 고체상태로 제거하는 편이 수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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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굳어지면, 저렇게 돌돌 말려서 한번에 제거됩니다. 바닥에 흘린 것도 제거하려고 바닥에다가 자외선 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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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닦아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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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먼지에 당하지 않으려고, 처음부터 화장실에서 시도했습니다. 저 매니큐어 피니셔는 USB케이블로 전원을 공급받아서, 보조배터리로 구동되는 점이 참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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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먼지 하나 없이, 기포도 없이, 정 가운데에 똑바로 고정되었네요. 수평을 잘 맞춘상태에서 작업하시면 수월합니다. 미세먼지 만한 팁을 드리자면, UV로 5초정도 비추어서 다른 곳으로 새지 못하도록 반쯤 굳힌뒤에, 정확한 위치를 잡아주고 완전히 굳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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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스 없는 쨍한 액정을 보니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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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직 수리가 안끝났습니다. 분리할때 와이어로 메뉴/뒤로가기 버튼 케이블을 손상시켜버렸답니다... 메뉴키만 작동하고, 버튼 백라이트도 안나오네요... 한방에 수리가 어렵네요. 공부했다 샘 치고 있습니다. ㅠㅠ 2천원 주고 케이블 주문했습니다. 아직 배송중이라, 배송오면 교체하고 뚜껑 닫을 예정입니다.


별 영양가 없는 수리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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