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2.07.29. 제가 이전 회사에 입사한 날입니다. 당시 카드대란 직전에 경기가 잠깐 반짝 빛나고 있을 때였고, 카드사와 은행이 가장 연봉이 높아서 인기가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셀빅과 팜 그리고 클리에가 유행하고 노키아 스마트폰이 얼리어답터들 사이의 핫 아이템이었던 시절이었죠.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가서 다행히 좋은 시절이라 취업을 빨리 한 편이었습니다. 그때에는 소비자금융이라는게 막 발달하기 시작했고(원래 있기는 했죠.) 이제 IMF의 상처에서 좀 벗어나려고 하는 시절이어서 다들 희망과 모험이라는 것을 좋아하던 시기였습니다. 나중에 카드 대란과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서 이런 모든게 바뀌지만 그 당시에는 밝은 분위기였죠.


 어제 동기들 사이에 카톡이 왔습니다. 오늘이 우리 입행한지 20년 되는 날 맞냐고 말이죠.


 작년에 회사 사업분야가 시장철수를 단행하면서 저는 희망퇴직을 하고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 동기 회비 내고 있고 동기 모임도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만 19년을 넘게 다닌 직장을 옮기고 새로운 곳에 적응을 하려고 하니까 쉽지가 않더군요.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것도 어렵고 하하, 이렇게 말하니까 신입 같습니다. 다행히 오자마자 바로 프로젝트 참여해서 어느 정도 성과물이 나와서 회사 업무와 분위기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제 반기 성과평가서 만들면서 보니까 해당 프로젝트와 연관 업무를 참 많이도 했더군요. 정규직일때에는 안했던 반기 성과 평가와 그 평가로 결정되는 성과급 때문에 스트레스를 조금은 받게 되더군요. 뭐 막상 생각해 보면 그리 큰 돈은 아닌데 평가이니만큼 다들 고민하고 경쟁하고 할 수 밖에 없겠죠.


 아, 다시 돌아가서 동기들과는 연락만 하고 따로 술자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주에 한 번 보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40대 중반이 되니까 사람들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나이를 먹을 수록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게 참 쉽지 않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이 바닥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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