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의 부동산 보유와 관련된 얘기들 (우리나라 부동산은 몰라요)
2020.01.15 09:24
요약: 같은 가격의 집을 미쿡에 한채 우리나라에 한채 갖고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집을 사고 유지하고 파는데 드는 비용이 미쿡보다 상당히 쌀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집이라면 말입니다.
아는 분은 아시다시피 실리콘밸리에 삽니다. 미쿡 답지 않게 엄청난 교통지옥과 (출퇴근 시간엔 강북강변이나 88 정도는 막히고, 사고도 심심찮게 나는데 사고가 났다 하면 30분 정도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건 우습죠. 아 물론 집값이 극히 비싼 곳에 살면 교통지옥은 조금 면할 수 있기는 합니다), 미쿡 다운 살인적인 물가 속에서 살고 있지요. 집값도 하와이와 맨해턴을 넘어서 미쿡 최고를 달성했다고도 하고요. (이 부분은 사실 조금 의심스럽긴 한게.. 집값이란게 이렇게 쉽게 비교할 수 있는게 아닌데 말입니다) 고기랑 쌀값은 상대적으로 싸긴 합니다. 자동차 같은 공산품은 싸다고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싸우나에서 금방 나와서 더운물 샤워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쿡은 이름 그대로 (아메리카합!중국.. 중국아님) 주들이 합쳐진 나라라 온갖 제도가 주별로 다를 뿐만 아니라 (예: 캘리포냐는 연방에서는 불법인 마리화나가 합법이라, 주정부는 마리화나를 팔고 사고 피는걸 허용하지만 연방정부가 들어와서 단속하는건 그냥 둡니다. 물론 협조도 안하지만요. 네바다는 도박은 합법이지만 마리화나는 불법. 불법이민을 보호하는 캘리포냐는 연방정부에서 불법이민 단속하러 나오면 미리 불법이민이 많은 지역에 차량에 확성기 달아서 빨리 대피하라고 알리고 다닙니다. 일상이 코미디 라고 볼 수도 있죠) 지방자치가 당연시되어서 카운티별 도시별로도 법들이 상당히 다릅니다. 소득세, 거래세, 보유세 등도 모두 다르죠. 기본적으로 보유세는 지방세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따라서 주가 다르다면 비교조차 곤란합니다. 거래세는 주별 카운티별 시별로 모두 조금씩 거두어 들이기때문에 눈치 조금만 보면 조금씩 세금을 덜 내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
미쿡 부동산은 보유세는 있지만 양도세는 없다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름을 보유세 양도세 이렇게 붙이지 않다뿐이지 있을건 다 있습니다. 이 동네에 집을 소유하면 재산세가 나오는데 집값의 1-2% 정도 됩니다. 이게 한 숫자로 안나오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ㄷㄷㄷ 이동네 집이 쉽게 2M 간다는걸 생각하면 재산세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동네서는 일단 연봉이 6자리 안되면 숨쉬기도 힘듭니다. 연봉이 6자리 안되는 가정은 모든 가용한 인원이 다 노동을 해서라도 어느정도는 소득을 맞추어야 근처에 살 수 있습니다. 집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낼수 있는 돈 아니냐. 월세에 물론 다 포함되어있죠. 미쿡은 전세는 없습니다.
실리콘 밸리서는 멀리 운전해 나가도 별로 싸지지 않습니다. 편도 두시간 이상 운전해 나가면 조금 싸집니다. 물론 대중교통수단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수준을 기대하면 절대 안되고 출퇴근 열차 하루에 세편 이면 좋은거라고 칩니다. 그것도 그리 많은 지역을 커버해주지도 않고요.
양도세는.. 기본적으로 집을 팔때 그 차액에 대해 붙습니다. 세액은 살짝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왜 그러냐 하면 이게 소득세로 잡히기 때문입니다. 미쿡의 연방 소득세는 일반 소득 (단기 소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과 장기 투자 소득 두가지로 크게 나뉘는데 집을 팔경우 보통 오래 보유하다가 팔게 되므로 장기 투자소득으로 잡히면 대략 20% 내외. 단기 소득으로 잡히면 액수에 따라 짤없이 절반을 뺏기기도 합니다. 결코.. 우리나라보다 싸지 않습니다. 물론 1가구 1주택 혜택 이딴거 없고요. (옛날에는 조금 비슷한게 있었는데 트럼프가 없애버렸습니다. 캘리포냐는 어차피 공화당이 표를 얻을 수 있는 주가 아니거든요)
캘리포냐는 재산세를 구매가에 매긴다.. 맞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매우 나이가 많은 사람의 경우 어느 나이를 넘으면 더이상 집값을 다시 책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60년대 이전에 집을 산! 분들이 아직도 몇백불 정도의 재산세를 내고 계시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렇지않은 모든 집은 매년 집값을 다시 책정합니다. 근처 비슷한 크기의 거래된 집들의 Median기준이라고 합니다. (과세표준액 같은 느낌) 즉 상한 이딴거 없습니다. (지방세라 어디 사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가치보다 너무 높게 나왔다 싶으면 항의를 할 수도 있기는 한데요, 한번 항의를 하면 그다음 책정때 크게 피해를 본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보복?)
여기에 복덕방에 뜯기는 돈도 엄청납니다. 리베이트를 좀 해주기도 하고 수수료가 싸다고 광고하는 곳들도 있지만 그래도 엄청납니다.
보유세가 소득공제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이 아닙니다. 트럼프가 세법을 바꾸어서 보유세의 소득공제 기준을 연간 만불로 제한했습니다. 이게 집값이 1억 정도 되는 지역라면 별 문제가 안되는데 실리콘밸리에서는 소득공제를 아예 없앤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왜냐면 저 소득공제 제한에 주소득세 (대략 6-9%) 까지 포함이라서요. 주소득세 하나만으로도 저 제한을 쉽게 넘어갑니다. 즉 실리콘밸리의 경우 보유세의 소득공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혀 살지않는 캘리포냐의 깡촌에 가더라도 소득공제는 받기 힘들 겁니다. 단.. 태어나서 처음 사는 집의 경우 차액에서 50만불을 기초공제를 해주기는 합니다. 그런데 집을 오래 보유하고 있으면 이 오십만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요. 백만불이 올랐을을때 50만불에 대한 소득세를 뜯기고나면 그 다음집을 사기는 매우 어렵죠.
더 비싼 집을 사면 면세다.. 라는 얘기를 하는데 옛날 얘기입니다. 이제는 이걸 챙겨먹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변호사랑 회계사가 하는 얘기니까 맞을겁니다) 미쿡은 제도를 악용한다 싶으면 제도를 고쳐서 구멍을 막는 나라입니다. 미쿡도 적폐가 많지만 우리나라처럼 건국이래 101년째 나라를 움켜쥐고 이웃나라 일본을 모국으로 숭앙하면서 자기와 모국의 이익만을 위해 살고 민생이라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뒷다리 잡는 그런 놈들이 득세하는 나라는 아니라서요. 총선은 한일전입니다.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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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1.15 20:00
저희 동네는 보유세가 거의 3% (올해는 2.69%)에 육박합니다. 한국에 이 정도 하면 부동산 투기는 힘들겠죠. -
나도조국
01.16 03:54
그런데도 이동네 요즘 집을 미친듯이 짓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들 얘기에 의하면 부동산 폭락이 곧 다가오는데 그게 오기전에 미리 다 지어서 팔아야 한다고 열심히 짓는답니다. ㄷㄷㄷ 재밌는건 누가 입주를 하느냐 인데요 특별히 무슨 많은 회사가 새로 생긴것도 아니고 원래 이동네 살던 사람이 그리 이사를 가는 것뿐인데도 교통체증이 어마어마하게 심해졌습니다. 교통체증이 심해진 이유에 대해서는 설이 많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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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1.15 21:02
엄청나군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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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1.16 03:57
그래도 살만하니까 사는거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이것보다는 훨씬 투기꾼 친화적인 제도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이란게 투자하는게 은행 예금과 비슷한 수준이어야 투기가 조절된다고 봅니다. 그래야 돈이 부동산에 묶이지 않고 경제에 재투자되죠. 부동산에 돈이 묶이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처럼 되는 겁니다. 부동산 문제라도 해결되면 출산율에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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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1.17 07:10
근데 교통 체증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멀리서 그 지역을 거쳐서 이동하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한 거 같아요.
저는 제가 이세상에서 가장 멍청하다는 느낌이 들때가 교통체증 겪을 땝니다.
사람들 붐비는거 뻔히 알면서 일요일 점심시간에 쇼핑센터 가서 주차 하느라 20, 30분 씩 낭비할 때...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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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1.18 02:37
이것도 한 몫하는건 틀림없습니다. 경기가 나빠질 수록 실리콘밸리 교통은 나빠지거든요. 아니 직장을 잃는데 교통이 왜 나빠져 하지만 두가지 간과할 수 없는게 있는데요. 하나는 경기가 좋으면 집 근처 직장을 골라잡아 다니면 되는데 경기가 안 좋으면 이런거 저런거 따질 수 없어서 먼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과.. 직장을 잃건 않건 애들은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직장을 잃어서 집 월부를 못내면 (미쿡은 집을 보통 30년 월부로 삽니다 ㄷㄷㄷ 집 소유=빚덩어리) 싼 곳으로 이사를 가야하잖아요.
거기 불은 좀 잡혔나요 ? 비가 많이 왔다고 하긴 하던데요. 캥거루섬은 비가 안와서 불이 나서 엉망이라고 하고요. 캥거루섬 서쪽 절반은 숲이 많아서 볼만 했는데 다 타버리면 갑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