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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평화로운 그 XX나라에서 단돈 2만원에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구입하게 된 동기는 기존에 쓰던 디지털카메라를 떨어뜨려서 렌즈 구동부가 고장났기 때문이죠. 화장실에서 일을 보기위해 카메라와 코트를 같이 걸어두었는데, 일이 끝나고 나오려고 코트를 집어드는데, 카메라의 스트랩이 같이 딸려오면서 코트를 입으려던 그 순간에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작동이 제대로 안되더군요.

이 제품이 광학 30배 줌이 되는 카메라였고 비슷한 제품을 구하고 싶어서 고배율 줌 카메라를 찾아보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니콘 쿨픽스 P900 / 900s로 광학 83배 줌이고, 후지 파인픽스 S9800 / S9900W로 광학 50배 줌입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AA배터리가 들어가는 제품입니다. 전용 배터리를 쓰는 경우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고 호환 배터리를 구하더라도 많이 찍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까요. 가장 구하기 쉬운 AA배터리로 쓰는 고배율 줌에서는 후지 파인픽스 S9800 / S9900W가 가장 좋을 것 같긴 한데... 니콘 P900보다는 저렴하지만, 가격이 꽤 세더군요.

눈을 좀 낮춰서 둘러보니, 올림푸스 SP-565UZ이 눈에 띄더군요. 일단 가격도 2만원이고, 광학 20배 줌에 AA배터리를 사용해서 좋더군요. 그런데 단 하나 걸리는 것은 요즘 쓰지도 않는 xD Picture카드를 주 메모리로 쓰더군요. 다행히 micro SD를 끼워서 쓸 수 있는 어댑터인 MASD-1이라는 것을 제공해줍니다. xD Picture 카드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MASD-1라는 어댑터에 micro SD를 끼우면 얼마까지 용량을 인식하는지 검색해봤는데, microSDHC 8GB는 인식된다는 글이 있어서 SDHC 최대 32GB까지는 인식하겠구나 해서 바로 거래하게 됐습니다.


메모리스틱보다도 못한 xD Picture 카드는 후지하고 올림푸스 단 두 회사만 사용했는데... 최대가 2GB 뿐이라서 구하기도 어렵고, 2GB로 몇 장 찍지도 못해서 아예 구할 생각을 안했습니다. micro SDHC 32GB까지는 인식이 제발 되길 바랐습니다.

물건을 받아보니 외관도 큰 흠 없이 나름 괜찮고, 촬영 등 작동도 잘 됩니다. 그리고 별도의 시야율 100%의 전자식 뷰파인더가 있어서 촬영시 더 안정적으로 촬영이 가능하며, 여기서 메뉴 조작, 촬영한 사진 확인 등 모든 것이 전자식 뷰파인더로 가능해서 상대적으로 큰 액정 화면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니, 배터리 절약에도 확실히 도움이 되겠더라구요. 얼마 전 고장난 디지털카메라는 후지필름 파인픽스 S4800이라는 제품인데, 전자식 뷰파인더가 없고 큰 액정 화면만 있습니다. 그래도 배터리가 오래 갔었는데...

물건을 받아서 테스트할 때 MASD-1에 micro SD 4GB가 꽂혀있어서 제가 갖고 있는 micro SDHC 32GB를 끼워보니, 인식에 문제가 없고, 포맷해보니 1000만 화소인데도 6000여장 찍을 수 있다고 나옵니다. micro SDHC 32GB를 하나 더 준비하면 12000장 이상 찍을 수 있으니, 저장 용량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MASD-1이 혹시 고장날 수 있으니, 추가로 구매하기 위해 aliexpress에서 찾아봤고, 대략 1 US$ 남짓이면 구입할 수 있어서 2개를 여분으로 두기 위해 바로 주문해두었습니다.

연사기능도 있다고 해서 테스트해봤는데, 1000만 화소로는 연사 초당 1.1장, 500만 화소로는 연사 초당 7.5장, 300만 화소로는 연사 초당 13.5장까지도 찍을 수 있네요. E-100RS에서 연사 초당 15장까지 찍을 수 있었던 그 느낌이 떠오르네요. 그 당시에는 E-100RS가 150만 화소지만 E시리즈 답게 나름 플래그 십 모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카메라로 2000년 대 초반에 많은 사진을 찍고 추억을 많이 남겼었는데... 그거 중고로 산다고 서울에서 통영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구입했었지요. 아마 17만원이었던가... 멀리 간 김에 부산까지 가서 사진 좀 많이 찍고 와야겠다 싶었는데... 부산에서 태풍과 만나서 제대로 여행도 못하고 사진도 못 찍고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어쨌든, E-100RS은 전자식 뷰파인더로 100% 시야율로 사진 구도 잡기가 편해서 사진 찍는 즐거움이 있었거든요. 다른 디지털카메라는 광학실상식 뷰파인더로 시야율이 90% 전후로 촬영 후 결과를 보고나면 내가 잡았던 구도와 미묘하게 달라서, 배터리가 소모되더라도 상대적으로 큰 액정화면을 보고 촬영했던 기억이 있네요.

디지털카메라의 전성기였던 스마트폰이 없을 때 디지털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며 일상을 찍었던, 2000년대 초반의 추억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좋네요. 화질이야 CCD 크기도 작으니 DSLR에 비할 수 없고, 똑딱이 수준이니, 요즘 잘 나오는 스마트폰 카메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겠지만... 사진 촬영물을 보니 1000만 화소로도 아직은 충분히 괜찮은 듯 합니다.

어쨌든, 이 디지털카메라를 사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날짜가 2099년까지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쓰던 디지털카메라가 여러 대 있어서 하나씩 꺼내보니 날짜가 2030년까지만 되는 것도 있고, 2037년까지만 되는 것도 있더라구요. 지금으로부터 잘 해야 10년~20년 사이에는 날짜 설정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혹시 이번에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가 또 고장난다면, 올림푸스의 비슷한 기종으로 구매할까 합니다.

디지털카메라의 시대가 거의 저물었기에, DSLR도 미러리스도 많이 저렴해져서 구입할까도 했으나, 거의 대부분 전용 배터리라는 것에서 일단 제외하게 되고, 번들 렌즈 외에 망원, 접사 등 렌즈를 구하게 되면 비용이 10만원 넘게 들 것 같더라구요. 최근에 저렴하고 너무 만족한 카메라 구입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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