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노하우


경차와 함께하는 법 (4)

2013.01.15 23:07

iris 조회:4261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만, 이 강좌는 제멋대로 스케줄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강좌보다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 올라갑니다.^^ 사실 지난주에 회사 업무가 바빠 손을 잘 못댄 것이 많고, 쓸 의욕이 그리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진짜 이유입니다만, 그래도 강좌가 끝나지는 않았기에 계속 올라갑니다.^^ 오늘은 경차를 모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 경차의 유지 비용(연료비 관련)

우리나라 최초의 경차인 대우국민차(대우중공업) 티코때 일종의 신화(?)를 쓴 것이 24.1km/L의 연비입니다. 물론 한참 과거의 연비 기준이며 수동 트랜스미션 기준이기에 지금의 신연비 기준으로는 한참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이 수치는 '경차는 연비가 좋다'는 환상을 갖게 만듭니다. 사실 티코의 이 연비 광고가 지금의 경차를 바라보는 시각의 왜곡을 낳았다고 저는 봅니다. 즉, 경차는 생각만큼 '끝내주는 연비'를 갖지는 않습니다.

차량의 연비를 정하는 변수는 매우 많습니다. 운전 습관,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상태, 공기 저항, 실려있는 짐과 사람 수 등 그때 그때 달라지는 변수도 많기에 모든 사람에게 같은 연비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수치화할 수 있는 데이터도 있는데, 그것이 공차중량, 트랜스미션의 종류, 마력입니다.

연비가 좋은 차량이 되려면 일단 공차중량이 가벼워야 합니다. 같은 힘으로 끌어야 하는 무게가 훨씬 가벼워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같은 무게에 같은 배기량이라면 마력이 높을수록 연비가 좋아집니다. 또한 자동 트랜스미션보다 수동 트랜스미션이 연비가 좋은데, 자동 트랜스미션이 보통 20kg정도 더 무겁기도 하지만 토크 컨버터가 잃어버리는 에너지가 그만큼 많습니다. 일본의 경차가 연비가 좋다고 찬양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기에는 경량화, 터보차저, 수동 트랜스미션의 3종 세트에 우리나라 구 연비만큼 믿을 수 없는 일본의 연비 측정법이 뭉쳐 나온 결과일 뿐입니다. 일본이라고 하여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며, 위의 세 가지 기본 원칙에 충실한 것이 유일한 답입니다. 일본 경차 가운데서도 1t 가까운 무게를 갖고 터보차저를 쓰지 않는 모델의 연비는 크게 낮아집니다.

그렇다면 지금 팔리는 경차와 소형, 준중형 차량의 공차중량과 마력, 1마력당 무게는 어떻게 될까요? AT 모델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 티코: 공차중량 650kg, 최대 52마력, 1마력당 무게 12.5kg
- 마티즈: 공차중량 775kg, 최대 52마력, 1마력당 무게 14.9kg
- 올뉴마티즈: 공차중량 820kg, 최대 52마력, 1마력당 무게 15.7kg
- 스파크: 공차중량 910kg, 최대 70마력, 1마력당 무게 13kg
- 올뉴모닝: 공차중량 900kg, 최대 82마력, 1마력당 무게 10.9kg
- 뉴프라이드 1.6: 공차중량 1,109kg, 최대 140마력, 1마력당 무게 7.9kg
- 아반떼 1.6(MD): 공차중량 1,160kg, 최대 140마력, 1마력당 무게 8.2kg

물론 1마력당 무게가 절대적인 연비의 상징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1마력으로 이끌어야 하는 무게가 많은 것은 분명히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며, 요즘 세대의 자동차라고 해도 경차와 소형, 준중형차의 연비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만약 소형 또는 준중형차가 디젤 엔진을 쓴다면 연비는 오히려 경차에게 한참 불리해집니다. 그나마 요즘 나오는 경차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예전보다는 나아져 '중형차만큼 기름을 퍼먹는'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소형, 준중형에 비해 나은 연비는 보여주지 못합니다.

실제 연료비는 어느 정도 나오는지 제 예를 들어 봅니다. 차종은 올뉴마티즈, AT이며 하루 평균 40km를 주 6일, 그리고 주말에 때때로 장거리 운전을 하는 목적입니다. 지난 3개월동안 평균 연비를 따져보면 이렇습니다.

- 2012년 10월: 평균 연비 15.9km, 연료 소비량 126L
- 2012년 11월: 평균 연비 15.9km, 연료 소비량 147L
- 2012년 12월: 평균 연비 13.5km, 연료 소비량 91.9L

12월에는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하여 출퇴근 이외의 주행을 거의 하지 않았기에 앞의 두 개는 장거리 운전도 조금 할 때의 연비, 마지막 달은 시내 주행만의 연비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입니다. 대충 한 달에 출퇴근만 하면 20만원이 조금 못되는 돈을 쓰는 셈입니다.

* 경차의 유지 비용(세금, 주행 관련 비용, 소모품 비용 관련)

24.1km/L의 신화는 일종의 '만들어진 신화'에 가까운 이상 경차의 진실을 제대로 들여다 보려면 반드시 깨고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연비를 빼면 경차에 무슨 가치가 있냐구요? 사실 경차는 몰기는 쉽지만 승차감이 좋지도 않고 차값도 매우 싸지도 않으면서 연비까지 그저 그런 차에 가깝습니다. 연비가 모든 유지비를 대변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경차의 가치인 '적은 비용'은 연비가 아닌 부분에 몰려 있습니다.

경차는 매해 내는 세금이 쌉니다. 800cc급 모델이면 1cc당 80원, 1,000cc급 모델이면 1cc당 100원의 세금을 내니 비싸도 10만원의 세금이 나옵니다. 여기에 교육세를 더해도 13만원이면 충분합니다. 연간 유지비용이기에 월 단위로 따지면 그렇게 많은 돈은 아니지만, 절대적인 배기량도 적고 배기량당 세금도 적게 드는 만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셈입니다.

또한 이 강좌를 시작할 때 경차는 정부 시책에 맞춰 공영 주차장과 모든 유료도로에서 요금의 절반을 할인받는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이미 지정된 무료 주차 공간이 있는 아파트와 직장을 출퇴근할 때 주차 요금은 신경쓸 것이 못되지만, 거주자 우선 주차 또는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야 하는 경우에는 큰 이득이 됩니다. 거주자 우선 주차 역시 요금을 절반만 내기 때문입니다. 용산처럼 주차 요금이 비싼 곳이라면 큰 매력이 됩니다. 월 13만원을 내는 것을 6만 5천원만 낸다면 그것을 작다고 할 수 있을까요?

고속도로 등 유료 도로 주행 비용은 자주 지방을 내려가는 분, 고속도로로 출퇴근을 하는 분께는 꽤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광주로 민자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를 거쳐 갈 경우 일반적인 경우(1종) 2만원 가까운 요금을 냅니다. 하지만 경차(6종)는 절반만 내면 되니 편도 1만원, 왕복 2만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고속도로에서의 연비 차이에 따른 기름값 차이는 가볍게 극복하고 남습니다.

덤으로 경차는 상대적으로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습니다. 물론 '공임'이 적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중급 난이도 이상의 수리가 되면 훨씬 복잡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쌉니다. 엔진오일, 부동액, 트랜스미션오일, 브레이크 오일 등 오일류가 적게 들어가는 만큼 때가 되면 갈아야 하는 이런 부품류에 드는 비용이 소형이나 준중형차보다 조금 더 적게 듭니다.


타이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차용 타이어는 쉽게 고급형을 찾을 수 없기에 튜닝 마니아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대신 가격 부담은 확실히 적습니다. 하나에 3만원대 후반부터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준중형만 되어도 개당 7~8만원은 기본으로 가격이 올라갑니다. 타이어를 바꿀 일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돈이 나가는 부분인 만큼 지출액은 분명히 적습니다.


경차는 연비가 좋아서 타는 타는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시내에서는 운전하기가 쉽고 정비 등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드는 점이 장점이기에 타며, 고속도로에서는 통행료가 적게 드는 맛에 타는 차입니다. 경차의 경제성은 주유소에서 뽑는 것이 아닌 정비소에서 뽑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유소만 기억에 두는 분에게 있어 경차는 '경차, 속였구나~'에 불과합니다.


- 5부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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