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노하우


우리나라는 이제 뚜렷한 2계절이 있는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더워 죽겠다~’ 이런 나라가 되었답니다. 긴 여름과 긴 겨울을 지닌 새로운 대한민국을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제 이렇게 길고 짜증나는 여름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더 깊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여름을 나는 가장 기본적인 것 가운데 하나는 시원한 음료입니다. 음료 가운데서도 커피는 성인이라면 일부러 자제하는 사람들을 빼면 물처럼 마시는 음료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더운 자판기 커피는 NG요, 캔커피는 인스턴트에 돈도 비싸며 그렇다고 별다방같은 곳을 가자니 이건 돈도 돈이지만 뉴요커가 아닌 뉴요커 사진을 붙여둔 북한 놀새(?)같은 모습에 영 부담이 갑니다. 어차피 커피가 물처럼 자주 마시는 마실거리라면 여름에 맞춰 건강에 큰 부담 없이, 값도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여기에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값싼 시원한 커피음료 제조법을 소개합니다. 바로 ‘냉침(冷沈) 커피’입니다. ‘더치(Dutch) 커피’의 우리식 표현이냐구요? 어허~ 냉침 커피는 더치 커피와는 다릅니다! 더치 커피와는!

* What is 냉침 커피?

냉침(冷沈)이라는 단어는 어디서 들어본 듯 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주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한자라는 것이 풀어보면 별 것 아닌 것이 많듯이 냉침 역시 별 것은 아닙니다. 그냥 ‘찬 물에 우려낸 것’이라는 것입니다. 커피나 찻잎을 찬 물(冷)에 담가두면(沈) 언젠가는 우러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만드는 방법이 냉침이며, 냉침 커피는 말 그대로 커피가루를 찬 물에 우러날 때 까지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냉침 커피 제조법의 기본 원칙이 다 나왔습니다. 참 쉽죠?

물론 커피를 시원하게 마시는 방법은 많습니다. 갓 추출한 에스프레소에 찬물과 얼음을 넣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도 되고, 커피메이커로 뽑은 드립 커피를 식혀 보관하거나 진하게 뽑은 드립 커피에 바로 얼음을 넣어 차게 마실 수도 있습니다. 자판기 커피도 얼음 몇 조각이면 아이스 커피가 됩니다. 그리고 시원한 커피의 대부인 더치 커피도 있죠. 그런데 굳이 냉침이라는 방법을 써 커피를 만들만한 이유가 있냐구요? 당연히 있습니다.

냉침 커피의 장점은 바로 복잡한 도구나 기계가 필요하지 않고 만들기도 매우 쉽다는 점입니다. 극단적인 경우 커피 원두 가루와 커피를 담을 물병 하나만 있으면 만들 수 있고, 더 깔끔하게 마시고자 한다면 눈이 가는 망이나 커피 필터, 깔때기같은 것만 갖추면 됩니다. 값비싼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역시 비싼 모카포트, 저렴하긴 해도 부피가 있는 커피메이커는 없어도 됩니다. 찬물에 우러나길 기다려야 하기에 시간은 걸리지만 최소한의 도구로 맛있는 냉커피를 마실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또한 뜨거운 물로 억지로 우려낸 커피가 아니기에 커피의 잡미가 적습니다. 순수한 커피 맛을 느끼고자 할 때는 뜨겁게 커피를 우려내 차게 식혀 마시는 것 보다는 찬물에 천천히 커피를 우려내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담백한 것을 찾게 되는 여름에 냉침 커피는 그 담백함을 더욱 더 잘 살려줍니다.

* 더치 커피와 다른 점은?

더치 커피도 찬물에 우러나게 하여 만드는 커피지만 냉침 커피와는 그 방법이 다릅니다. 더치 커피는 전용 기구를 써 찬물이 방울 단위로 천천히 떨어지도록 합니다. 찬 물은 우러나는 시간이 길기에 물을 내리는 시간을 매우 천천히 조절해 커피가루와 물이 닿는 시간을 길게 하여 커피를 우려냅니다. 숙련된 바리스타가 조절을 하면 우려내는 시간을 최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잡맛이 없는 냉침 방식 특유의 커피맛이 나옵니다. 맛이야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지만, 비싸고 복잡한 기구를 갖춰야 하기에 보통 수준의 커피 마니아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고, 수많은 시행착오과 경험을 갖춰야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는 고난이도 커피입니다.

그와 달리 냉침 커피는 커피 가루를 찬물에 넣고 그냥 방치해두면 그만이기에 누구나 쉽게 별다른 도구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커피가 물과 닿는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려워 더치 커피처럼 잡맛이 매우 적은 커피를 만들기는 어렵지만, 뜨거운 물로 우려내는 커피보다 잡맛은 적기에 더 순수한 맛의 커피를 매우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 우려낸 뒤 커피 가루가 걸린다면 고운 체 또는 커피 필터를 써 한 번 걸러주면 그만이기에 이미 주방에 있는 도구 또는 가까운 수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도구만으로도 깔끔한 커피 생활에 빠질 수 있답니다.

* 냉침 커피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

- 원두커피 가루: 가급적 굵게 갈은 것을 권장합니다. 너무 가늘면 가루를 걸러내기 어렵고, 가루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 쓴맛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 커피를 담을 병: 마개가 달린 병으로 커피가루를 넣기 편하고 청소하기 쉽게 목이 넓은 병/용기가 바람직합니다.

- 고운 체/망(옵션): 커피 가루를 걸러내는 데 씁니다. 매우 가늘수록 좋습니다. 그렇지만 가는 커피 가루는 걸러지지 않습니다. 약간의 가루와 함께 쓴맛을 즐기는 경우, 따로 소모품을 사고 싶지 않을 경우 추천합니다. 또한 이 방법은 커피의 유분을 남기기에 진한 맛을 원할 때 좋습니다.

- 커피 필터(옵션): 커피 가루를 걸러낼 때 필요하며, 체 또는 망에 비해 훨씬 가는 가루까지 걸러낼 수 있습니다. 또한 커피의 유분까지 걸러내 깔끔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도 약간의 가루는 남을 수 있습니다. 깔때기 또는 커피 드리퍼와 함께 씁니다.

- 드리퍼/깔때기(옵션): 자기/도기로 된 커피 드리퍼는 커피 필터를 꽂아 잔 위에 올려놓은 뒤 만든 냉침커피를 천천히 부어 커피가루와 유분을 걸러냅니다. 드리퍼가 없다면 깔때기에 커피 필터를 잘 접어 올려놓은 뒤 걸러도 됩니다. 유분과 가루가 없는 깔끔한 커피를 원하신다면 갖추면 좋습니다.

- 커피 프레스/티메이커(옵션): 보통 혼자서 마실 분량의 뜨거운 커피를 복잡한 방법 없이 우려낼 때 쓰는 도구지만, 냉침 커피를 만들 때도 커피 프레스는 편한 도구입니다. 뜨거운 커피를 만들 때와 똑같은 방법으로 커피를 우려내되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 됩니다. 커피 프레스의 장점인 자연스러운 유분을 남긴 시원한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냉침 커피 만들기

1. 먼저 병 또는 커피 프레스에 적절한 양의 커피 가루를 넣습니다. 앞에서도 적었지만 에스프레소나 일반 커피메이커용으로 곱게 간 커피는 나중에 걸러낼 때 한결 불편하기에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커피 프레스나 모카 포트, 터키쉬 커피처럼 굵게 간 원두가 냉침 커피를 만들 때 좋습니다. 뜨거운 커피를 우려낼 때 보다 커피의 양을 조금 더 많게 합니다.

2.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병이나 커피 프레스에 부어줍니다. 설마 수돗물을 붓지는 않겠죠? 수돗물을 쓰더라도 한 번 끓였다 식혀서 써주세요. 커피가 아깝습니다.

3. 냉장고에 넣거나 서늘한 곳에 두고 방치(?)합니다. 병에 넣는 경우 물을 넣고 살짝 흔들어주고, 커피 프레스라면 누르지 않은 상태로 계속 기다립니다.

이 때 시간이 중요한데, 진한 커피를 원하신다면 만 하루를, 산뜻하고 가벼운 커피를 원하신다면 3~5시간정도를 우려냅니다. 싸게 많이 커피를 드시고자 한다면 오랫동안 우려낸 뒤 찬물을 섞어 드셔도 됩니다. 다만 맛은 짧은 시간동안 우려낸 커피가 더 깔끔한 편입니다.

4. 우려낸 커피를 걸러냅니다. 이 때 체나 망을 쓰는지, 커피 필터를 쓰는지에 따라서 맛이 조금은 달라집니다. 커피 필터를 쓰면 커피의 유분과 함께 가루를 대부분 걸러낼 수 있어 깔끔한 맛의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냥 망이나 커피 프레스를 쓸 경우 약간의 가루가 남지만 그것이 커피의 향과 강한 맛을 주며, 커피 특유의 유분을 맛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추신: 냉침 커피의 맛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Q: 뉴요커 냄새나는 폼나는 방법으로 우려내지 않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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