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노하우


얼마 전 허리케인 샌디가 덮치는 바람에 열흘 넘게 정전을 겪고 나니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가 스마트 폰 충전이더군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휴대용 또는 비상용 충전기라는 것이 거의 재충전용 전지를 쓰는 것이라 정전시에는 무용지물이죠. 건전지를 이용하는 게 거의 없길래 한 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건전지가 가장 구하기 쉬울 테니까요.


이미 나와 있는 아이디어로는 민티부스트라는 게 있더군요. 



바로 이겁니다. 키트로 팔기도 하는 데 AA 건전지를 쓰는 게 맘에 안들어 D 사이즈 대형 건전지를 쓰는 것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제 손으로 전기 관련된 걸 만들어 보기는 생전 처음이라 좀 설레기도 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요놈입니다. 직렬 건전지 2개에서 나오는 3볼트 전압을 USB 충전용인 5볼트로 올려줄 놈입니다. 삽질 끝에 겨우 찾아냈죠. USB DC 부스터 컨버터 또는 스텝업 컨버터라고 부르더군요. 이베이에서 5~6불 정도 합니다.



뒷 모습입니다. 앞에 입력단이 보입니다.



D 사이즈 건전지 2개가 직렬로 연결되는 케이스입니다. 두 선을 위 기판의 입력단에 납땝하면 끝입니다. 너무 간단합니다. 그러나 생전 처음 해보는 납땜이라 연결 부분이 흉칙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납땜 후 출력을 재보니 5.14볼트 정도가 나오니 성공인가 봅니다.



건전지 케이스와 기판을 고정시킬 용기입니다. 착탈식 뚜껑이 있는 소형 식품 용기입니다. USB 단자용 구멍 역시 흉칙한 모습으로밖에 잘라내지 못했습니다. 초보 티가 팍팍 나는군요.



위에서 본 완성된 충전기 내부 모습입니다. 



앞 쪽에서 본 모습입니다. 



뚜껑을 닫은 모습입니다.




드디어 시운전. 전화기 배터리 아이콘에 번개가 치는 걸 보니 성공인 것 같습니다. 


실험 방법을 몰라 정확한 성능 테스트는 할 수 없지만 잠깐 사용해본 느낌으로는 충전이 '엄청 느리다'입니다. 그래도 비상용이니까 필요할 땐 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낚시, 캠핑 등 야외 활동할 때도 이용할 수 있겠군요. 섣부른 결론이었습니다. 까닭은 밑의 <추가>에...

 

갤럭시 S3로 플래시 없이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영 아니군요.


생초보의 자작기였습니다.


<추가>


전화기를 꽂아놓은 뒤 자고 일어나보니...


헉!!!


전혀 충전이 되질 않았네요. 오히려 배터리 양이 74%에서 64%로 줄어있었습니다. 번개 표시가 분명히 나와 있었는데 말이죠. 원인을 찾아야 할텐데... 역시 초보의 길은 험하기만 하군요. ㅠ ㅠ ㅠ


그래서 제목도 '실패기'로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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