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노하우


어떻게든 차를 지르고 보험 가입을 하고 양도양수 계약서도 쓰고 구청에 차량등록까지 하여 진정으로 차를 내것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제 뚜벅이 생활 끝, 행복 시작일까요?

NOOOOOOO~~~~
(참고로 이 소리는 아프로 머리를 한 외국인 노동자 스타일의 중년 남성이 외칠 때 최적입니다.)

아 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차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야 하는 돈을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차라는 물건은 ‘세워 놓은 죄’만으로도 내야 할 돈이 많습니다. 그냥 주말 드라이버만 되면 한 달에 10~15만원이면 근교 드라이빙은 충분히 하고 살겠다고 생각하셨다면 경기도 오산시에 한 번 다녀오셔야 할겁니다. 차라는 것은 주행하지 않을 때에도 꾸준히 사람의 에너지를 빨아 먹습니다.

Round A-2: 자동차를 유지하는 데 드는 돈

자동차를 인수해 어딘가 세워놓는 순간 여러분의 차는 이렇게 말할겁니다.

‘어이, 형씨~ 돈좀 내놓으슈~’

차라는 것은 세워 놓는 것만으로도 여러 목적의 비용을 요구합니다. 일단 차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보면 렇습니다.

* 세워놓아도 내야 하는 돈

- 자동차세
- 주차비
- 보험료
- 예상외의 수리비(사고 등)

* 주행할 때 들어가는 돈

- 연료비
- 기본 소모품 교환 비용
- 정기 부품 교환, 고장 수리 비용
- 이동 지역 주차비, 고속도로 통행료
- 예상외 지출 비용(범칙금, 사고 등)
- 여행 비용(식비 등)

차 를 1년 365일 세워둔다고 해도 자동차세와 보험료는 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배기량에 따른 자동차세를 내는데, 일단 중형차급이 되면 아무리 중고차라도 해도 20만원 내외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세금 계산 방식은 ‘정해진 배기량 등급의 세금 * 배기량(cc)’이며, 차량 연식에 따라서 이 세금을 어느 정도 깎아줍니다. 이걸 1년에 두 번 나누어 내는데, 보통 매년 6월과 12월에 절반씩 냅니다. 다만 매년 1월에 이걸 몰아서 내는 고지서나 나오는데, 이 때 내면 10%를 깎아줍니다. 참고로 경차는 세금 자체가 워낙 적어 매년 6월에 한 번만 세금을 내기에 1월에 고지서나 나오는 일도 없습니다. 제 똥개의 1년 세금은 4만원대입니다. 5월 언젠가 세금 내라고 집으로 고지서가 나올겁니다.

그 나마 자동차세는 양반입니다. 선납 할인이라는 것도 해주고 1년에 두 번 분납도 되니까요. 하지만 보험료는 자동차세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첫해 보험료의 무서움을 넘었다고 해도 40~50만원의 돈을 매년 보험사에 꼬박꼬박 내야 합니다.자차를 들거나 사고 경력이 있어 할증이라도 된다면 그 부담은 훨씬 큽니다. 더군다나 선납 할인따윈 없습니다. 분납할 때 돈을 더 뜯어가지 않으면 다행입니다.(신용카드 무이자 할부가 이럴때 좋습니다.) 블랙박스를 달면 병아리 눈물만큼 보험료를 깎아주지만 그 때문에 20~30만원짜리 블랙박스를 달까요? 보험료는 차를 처음 산 달이 언제인지 떠올리게 하며 매년 목돈을 가져갑니다.

거 주지가 아파트이며 주차 공간이 충분하다면 따로 비용은 나오지 않겠지만, 따로 주차 공간이 없는 곳에 산다면 주차공간에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당연히 아무곳에나 세워두면 주차위반 고지서를 심심하면 받게 되고, 최악의 경우 견인조치로 그 보다 훨씬 많은 돈을 냅니다. 학교 주변에 주차했다간 두 배 과태료의 뜨거운 맛도 봅니다. 단독주택이거나 빌라, 원룸을 비롯한 비 아파트 거주자라면 최선의 선택은 거주자우선주차나 공영주차장이지만, 그러한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대충 공립유치원에 아이들 보내기와 비슷한 수준의 어려움이 따릅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거주자우선 + 공영주차장 총 면적에 비해 대기자 수가 3배를 넘고 있습니다. 비율만 보면 공립유치원의 수십대 일 경쟁율보다는 낮지만, 누군가 빠져 나가야 한두자리가 생길까 말까하는 점을 생각하면 난이도는 비슷합니다. 저는 구청에서 ‘차만 경차에서 다른걸로 바꿔봐라, 그 자리는 바로 다른사람에게 빼앗길거다’라는 협박(?)성 답변까지 받았습니다. 그 정도로 거주자우선 주차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운 좋게 이러한 것을 차지했다고 해도 주차요금 부담은 가볍지 않습니다. 그나마 서울에서 집값이 싼 편인 동네임에도 한 달에 4만원씩 주차 요금을 내야 합니다. 그나마 동네의 집값이 싸기 때문에 이 정도이지, 강남이나 종로였다면 월 12~15만원은 기본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제 회사가 있는 용산은 공영주차장도 월 13만원입니다. 공영주차장이 아닌 민간 주차장이라면 싼 동네도 월 10만원의 지출은 생각해야 합니다. 한 달이면 120만원이니 보험료나 자동차세도 아무것도 아니게 합니다.

계 산해보면 중형차 한 대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달에 내는 돈이 10만원 이상이 됩니다. 두 달에 하나씩 최신 패드 나를 살 돈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것도 단 1km도 운행하지 않았음에도 그 돈이 듭니다. 그냥 그 상태로 두면 일단 더 돈은 들지 않겠죠. 하지만 그럴거면 왜 차를 사겠습니까?

차 를 달리기 시작하면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연료비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그나마 전국적으로 기름값 평균은 꽤 싸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휘발유는 1L당 1920원대입니다. 5만원어치 기름을 넣어도 26L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출퇴근에 왕복 40km 내외이며 5만원을 넣으면 8일, 운이 좋으면 9일정도를 타니 평균 연비는 약 12km쯤 나오는 셈인데, 중형급 이하의 차량이라면 시내의 정체 상황 출퇴근이라면 이 보다 연비가 좋기는 힘듭니다. 연료비가 싸고 연비가 그나마 잘 나오는 디젤 차량, 연비는 엉망이라도 연료비가 싼 LPG 차량이면 이 보다 유지비는 적게 들지만 그래도 한 달에 출퇴근만으로 20만원은 생각해야 합니다. 어디 야외로 놀러라도 가면 기름값 5만원은 누구 코에도 붙이지 못할 정도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어디 야외를 나간다고 하면 다시 추가 연료비만 10~20만원은 더 듭니다. 출퇴근 거리가 더 길다면 연료비 부담은 여기에 쓴 것을 가볍게 뛰어 넘습니다.

연 료비 이외에도 차를 유지하는 데는 돈이 듭니다. 사람도 목욕탕에 가고 병원에 가며 약국에 가듯이 차도 그렇게 관리를 해야 합니다. 먼저 더러워지면 세차를 시켜야 합니다. 주차장이 딸린 단독주택이 아닌 한 집에서 물세차를 직접 하기는 꽤 어려운 이상 세차장에 가서 손세차를 하거나 기계세차를 맡겨야 하는데, 보통 아무리 못해도 3,000원, 좀 더 쓰면 5, 6천원은 들어갑니다. 그냥 먼지만 털고 말겠다고 하시겠지만 아무래도 남의 시선도 신경이 쓰이며, 이러한 방법으로는 차량 하부처럼 부식 위험이 있는 곳의 청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겨울에는 부식의 원인인 염화칼슘이 도로에 깔리는 만큼 아무리 추워도 세차를 무작정 피할 수는 없습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해 매주 한 번은 세차를 한다면... 그 돈도 3만원쯤은 들어갑니다.

엔 진오일, 브레이크오일, 미션오일 등 오일류도 때가 되면 바꿔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정유사들이 가카에게 돈을 생각만큼 바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엔진오일 교체 주기를 더 늘려도 된다고 하며,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10,000km에 한 번은 교체를 해야 하며, 6개월에 한 번은 바꿔야 합니다. 엔진오일이 적게 드는 경차조차 한 번에 4만원 내외의 돈이 듭니다. 브레이크오일이나 미션오일은 교체에 더 돈이 듭니다. 브레이크패드, 라이닝, 와이퍼, 워셔액 등 소모품류도 주행거리나 시기에 따라서 바꿔야 하니 매번 차계부를 들여다보며 들어갈 돈을 계산하기에 바쁩니다. 나중에는 통크게 4,000원짜리 최고급 워셔액을 쓰다 1,000원짜리 저가형 워셔액도 비싸다고 생각되는 상황이 옵니다.

이 렇게 제때 소모품을 바꿔주고 해도 고장이라는 것은 갑자기 닥칩니다. 발전기나 배전기가 고장날수도 있고 벨트가 끊어질수도 있습니다. 조금 심하면 미션이 나가거나 엔진 헤드가 나가는 고장도 언제 생길지 모릅니다. 그러한 주행의 필수 요소가 아니더라도 에어컨이 돌지 않거나 히터에서 찬바람이 나온다면 정비소에 들어가지 않고 배길 수는 없습니다. 일단 정비소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적게 들면 몇 만원, 많이 들면 1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게 됩니다. 고장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점검을 하고 소모품을 잘 갈아주는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늘 고장의 가능성은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중고차라면 그러한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어야 합니다.

제 똥개를 ‘정체를 알 수 없는 똥개’라고 하는데, 엔진룸의 부품 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큰 것만 해도 에어컨, 배전기, 스로틀바디, 미션, 스타트 모터, 배터리가 바뀌었습니다.(배전기와 스타트 모터는 조금 애매모호한 일 때문에 바꿨고, 에어컨은 무리한 주행의 결과 고장이 안날걸 낸 경우이기는 합니다.) 조금 심한 사례이기는 해도 언제든지 차는 고장이 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고 관리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목돈이 나갈 일을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자 동차 그 자체에 드는 돈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운행하는 그 자체만으로 드는 부수 비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유료도로 통행료(즉, 톨비)나 다른 지역에 내는 주차요금도 꾸준히 무시할 수 없게 듭니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은근히 많이 드는데, 조금만 장거리 운행을 하면 왕복 3, 4만원은 기본이 되기도 합니다. 위대하신 가카 및 이전 정권의 경제/토건 관료들의 무능함과 탐욕을 보여주는 민자도로라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그 밖에는 ‘재수없는’ 상황을 만드는 범칙금(주차위반, 과속, 신호위반 등)도 차량의 유지 비용의 일부입니다. 차로 이동하면서 휴게소나 차 안에서 먹고 마시는 비용까지 넣으면 차 한 대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 넘습니다. 기본 유지 비용 10~20만원에 연료비나 최소한의 유지점검 비용을 더해보면 40~50만원은 가볍게 듭니다. 차로 출퇴근을 하지 않는다면 이 비용은 줄기는 하겠지만 주말 드라이버라고 해도 20~30만원의 지출은 매달 생깁니다. 차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 지갑에서 30만원쯤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건 차를 사라는건지, 말라는건지 모를 일이 되었지만, 차라는 것이 존재만으로 돈을 뜯어간다는 점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어린 아이의 존재가 아빠의 용돈을 줄이듯이 차 역시 그러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만큼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지만, 그만큼 돈이 나가야 하는 점은 늘 기억해 두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다음에는 자동차의 대략적인 등급, 엔진과 미션의 특성 등 차를 고를 때 크게 보는 부분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들 아실만한 뻔한 이야기이기에 더 짧게 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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