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노하우


경차와 함께하는 법 (2)

2013.01.01 11:54

iris 조회:4698

1부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2부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분량과 페이스는 여전히 쓰는 사람 마음대로입니다.^^ 엿장수 마음대로라고 해도 좋습니다. 제가 바로 엿장수입니다.^^

* 경차의 가격

경차는 기본적으로 지갑과 통장 사정에 여유가 적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에 절대적인 가격이 비싸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중형차나 대형차보다는 쌉니다. 또한 차량 크기가 작고 고급 옵션을 상대적으로 덜 넣기에 원가면에서도 저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무작정 싼 가격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GM의 소형차(그래도 1.600cc입니다.)인 아베오의 '깡통' 차량이 대략 1,246만원쯤 합니다. 경차인 스파크의 깡통 옵션은 869만원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중간 등급에 4단 AT 트랜스미션을 넣고 알루미늄 휠과 커튼 에어백만 달아도 1,199만원이 됩니다. 최상위 등급에 옵션을 있는대로 박아 넣으면 1,293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옵션을 높이면 상위 등급의 깡통 차량과 가격 차이가 줄어들거나 역전이 되는 것은 사실 어느 차량이나 마찬가지이기는 하나, 경차는 가장 많이 사는 중간 등급만 되어도 같은 회사의 소형차 깡통 모델과 가격이 비슷해지게 됩니다. 즉, 차값이 절대적으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나마 새 차는 경차가 확실히 싸기라도 하지만 중고차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800cc짜리 2006년식 70,000km 내외를 뛴 GM 올뉴마티즈의 중고차 가격은 400만원대 초중반 수준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거리를 뛴 1,200cc짜리 2008년씩 젠트라의 중고 가격도 이 정도입니다. 아예 싼 차로 가면 역전 상황도 벌어지는데, 2000년식 현대 아토스 100,000km짜리가 역시 비슷한 연식의 비슷한 거리를 뛴 구형 아반떼보다 조금 더 비쌀 정도입니다. 중고차 가격이 새차보다 차이가 줄어드는 이유는 중고차로서의 수요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나오는 차의 종류는 정해져 있는데 유지비 문제, 그리고 운전의 편의성 때문에 운전 연습 및 낮은 관리 비용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새 차에 대한 비중은 낮아도 중고차에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는 것이 경차입니다.

그러기에 새 차의 경우 보통 1천만원대 초반 수준의 예산은 준비해 놓아야 살 수 있고, 중고차는 비슷한 연식과 주행거리를 갖는 준중형 또는 중형차 가격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히려 중고차 가격은 연식이 오래될 수록 가격 차이가 커지는 편이기에 '경차가 큰 차보다 더 비싸기야 하겠어?'라는 생각은 접어두셔야 합니다.

* 경차의 퍼포먼스

사실 경차에 스포츠성을 바라는 분은 거의 없겠지만(경차에 터보차저를 올려 스포츠성을 추구하는 마니아들도 적지만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경차의 성능에 대해서는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경차의 성능에 대해서는 환상과 평가절하가 꽤 많은 편이기에 그것을 깨는 것은 처음 경차를 사려는 분께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800cc급 경차만 해도 52마력이라는 한계선이 존재했지만, 지금 나오는 1,000cc급 경차들은 그 보다는 출력이 더 올라갔습니다. 최초의 1,000cc급 경차인 모닝은 61마력, 지금의 3세대 모닝은 82마력입니다. 상대적으로 엔진의 출력이 떨어지는 쉐보레 스파크는 70마력이 나옵니다. 하지만 '겨우 82마력'이라고 할 것은 못됩니다. 1,300cc급 1세대 현대 액셀이 77마력이었습니다. 엔진 기술의 발전, 그리고 트랜스미션의 기술 발전에 따라서 이제는 절대적인 출력도 배기량에 비해 강해졌고, 같은 배기량, 같은 출력에서 속도는 더 빨라졌습니다. 더군다나 차체 무게가 절대적으로 가벼운 만큼 과거의 소형차에 비해 경차의 최고 속도는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속도 마니아들에게는 확실히 부족하겠지만, 고속도로 평지 또는 약간의 내리막 성향 구간에서 경차는 상상보다는 빠른 속도를 냅니다.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기술이 좋지 못했던 1세대 마티즈(M100)의 경우 145km/h가 최고 속도이며, 실제로 6,000rpm 전후까지 엔진을 혹사(?)시키면 충분히 저 속도가 나옵니다. 그렇지만 3세대 마티즈(M200)만 되어도 155km/h는 어렵지 않게 찍고, 제 경우 165km/h까지도 속도를 냅니다. 지금의 스파크(M300) 역시 이 정도의 속도는 충분히 냅니다. 지금의 올뉴 모닝(TA)는 의도적으로 최대 속도를 150km/h 내외로 낮췄지만 이는 안전과 승차감을 생각한 의도적인 조정일 뿐 170km/h까지의 속도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쿠페의 제로백이 얼마네, K5 터보의 속도가 얼마나 뛰어나네 해봐야 그 속도를 낼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심야에 다른 차와 배틀이라도 벌일 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최고 속도면 충분하고 남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최고 속도가 110km/h인 이상 안전 운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최고 속도는 그리 의미는 없는 셈입니다.


하지만 최고 속도와 달리 가속력과 언덕의 등판 능력은 경차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고 속도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기술의 향상으로 어느 정도 극복을 할 수 있고, 그러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운전 습관을 갖추면 속도에 대한 갈증은 해결할 수 있지만 이 문제만큼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가속력과 등판 능력은 철저히 토크에 의존하지만 경차에서 토크만큼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800cc급에서는 가장 최신형인 GM 올뉴마티즈의 최대 토크는 7.3kg*m, 올뉴 모닝도 9.6kg*m에 불과합니다. 그에 비해 낡은 현대 쏘나타 III조차 16.5kg*m, 신형인 YF 쏘나타라면 20.5kg*m에 이릅니다. 쏘나타의 터보 모델이라면... 37.2kg*m 수준이기에 비교하는 것이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즉, 경차는 어떻게든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고속 환경에서도 준중형이나 중형차에 비해서 그렇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그 속도를 내기까지 매우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 뒤에서 성격 급하고 성질까지 비인간적인 운전자가 있다면 위협 운전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언덕길이 많은 일반 도로 및 고속도로(특히 영동고속도로 강원도 구간, 경부고속도로 대전-김천 구간, 호남고속도로 대전-논산 구간, 44내림픽저속도로 등)에서는 트럭 못지 않은 저속을 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경차에 가솔린 터보 또는 디젤 터보 엔진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데, 최고 속도면에서는 기껏해야 5~10km/h 빨라질 뿐이지만, 토크가 좋아져 어느 정도 가속력과 등판 능력 개선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최고 속도는 충분하지만 토크가 떨어지는 경차의 엔진 특성은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어느 정도 바꾸길 요구합니다. 즉 급가속과 급감속을 철저히 피하며 브레이크 제동을 써 자주 속도를 낮추기보다는 타력 주행을 하여 알아서 속도가 떨어지길 바라며 절대적인 속도를 최대한 덜 줄이는 운전 습관을 필요로 합니다. 언덕에서의 속도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해도 이러한 운전 습관의 개선은 감속 후 재가속의 필요성을 없애거나 그 수준을 최소화하여 토크의 부족으로 가속력이 떨어지는 불만, 그리고 도로의 흐름을 의도하지는 않지만 깨게 되어 난폭 운전자의 '먹이'가 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액셀과 브레이킹에 약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가 되겠습니다만, 불필요한 가속과 감속을 줄이게 되면 연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뿐더러 다리의 피로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기에 익숙해지면 운전이 한결 편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갈 데 까지 간 연비 주행을 하겠다고 한다면 오히려 다리가 피곤해집니다만...


- 3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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