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또 이빨을 뺐다.


또 이빨을 뺐다.

아픈 이빨을 빼니 이빨은 아플지 몰라도 나는 덜 아프다.

벌건 구멍에서 피가 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멈추겠거니 한다.

살이 안 빠지니 이빨이라도 빼서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자.

오발탄 주인공처럼 입안 가득 피가 고이고

뱉지 말고 삼키라는 간호사의 조언을 충실히 따르며

나는 체신머리 없이 흔들흔들 걷는다.

마취는 잇몸에 했는데, 걸음걸이가 풀어지는 것은 또 뭐람.

이렇게 나이궂이를 한다.

그래도 아직 뺄 수 있는 이빨은 좀 남아 있어.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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