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대한민국 열차 체험기

2017.10.19 22:01

SYLPHY 조회:444

출장이 잦아 열차를 자주 탑니다.
대전(대전역/서대전역)-서울(서울역/용산역/수서역/영등포역/신도림역) 구간을 주로 타구요.
일주일에 보통 6번에서 많으면 10번 정도 타는 것 같네요.
S-train 빼고 왠만한건 다 타본 것 같습니다.


주요 열차들.. 소감입니다. ^^


1. KTX-산천
좋습니다. 이것만 타면 모르는데, 산천 타다가 다른 열차 (구형 KTX와 SRT) 타 보면 체급 차이가 확 느껴집니다.
좌석이 편하고 롤링, 피칭, 요잉이 적습니다. 당연히 진동도 잘 잡아줍니다. 대한민국 플랙십 고속열차 답습니다.

2. SRT
수서역 입지가 압도적으로 우수합니다. 요금도 KTX보다 조금 싸고요.
하지만 열차는 결함이 있는 것 같네요. KTX-산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는 하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나 봅니다.


SRT는 일부 열차에서 심각한 수준의 롤링과 요잉이 발생합니다. 멀미가 날 정도로 심합니다.
얼마 전엔 기사화 되기도 했더군요. 원인은 모른답니다.
http://m.newspim.com/news/view/20171012000109

대전까지는 한 시간이면 가니 그냥저냥 참는데, 부산까지 간다면 SRT는 좀 힘들 수 있습니다.
물론 요금이 저렴해서... 진동 없는 열차 걸리길 바라며 타기도 합니다.


3. 구형 KTX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KTX입니다. 이넘이 참 단단하게 생기고 대한민국 고속열차의 시작을 알린 녀석이죠.
게다가 TGV를 리버스엔지니어링해서 만들기도 하고 대한민국 IMF와도 걸쳐있는... 스토리가 많은 녀석이라 정감이 가는 열차입니다.

여전히 가장 심적으로 친근한 모델입니다. 디자인은 지금 봐도 살짝 투박한게 참 멋집니다.

하지만 산천을 타면 구형 KTX는 한 급 아래라는게 확 느껴집니다. (물론, 속도는 거의 같습니다. ^^)

일단 좌석이 불편합니다. 앞뒤 폭은 넓은 편이라곤 하나, 좌석 자체가 불편합니다.
그리고 사람 많을때 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동력열차 바로 앞칸에 타면... 소음때문에 괴롭습니다.

동력열차와 붙어있는 곳만 아니라면 구형 KTX도 여전히 훌륭하지요.


오래오래 퇴역하지 말고 지금의 무궁화를 대체할 때 까지 굴려줬으면 하는 모델입니다.


3. ITX-새마을
새마을이란 이름은 안 썼으면 하는데.
대한민국 2군 고속열차입니다.
가격은 KTX보다 싸고, SRT보단 약간 싸고, 무궁화보다 비쌉니다.

승차감이나 편의성 등등 신형 열차답게 다 편하구요. 서울-대전 1시간 45분 정도 걸립니다.

속도를 더 높여서 운행해도 되는 열차인데, 어른들의 사정으로 좀 천천히 운행한다고 합니다.

이 열차의 가장 큰 장점은 영등포역에도 선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KTX보다 느리지만, 서울 내의 원하는 목적지까지 도착하기까지는 KTX와 별 차이가 안날 수도 있습니다.

ITX-새마을은 무궁화와 속도는 비슷하지만 편의성은 훨씬 우수하고,
신형 열차라 힘이 좋아서 지연회복이 훌륭합니다. 연착이 거의 없습니다.


4. ITX-청춘
왠지 1호선이 대전까지 연장된 듯한 느낌을 주는 녀석입니다. 고속열차는 아니구요.
ITX-새마을과 속도는 비슷하지만, 열차의 롤링과 요잉이 심해서 멀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층열차의 1층에 자리잡으면 롤링이 덜해서 멀미는 없지만,

복층열차 자체가 보통 어린이들의 놀이터인 경우가 많아 시끄럽고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운이 나쁘면 1시간 40분동안 뽀로로를 강제로 청취해야 하기도 합니다.

ITX-청춘은 전철같은 열차라서 승무원도 열차 내의 소음은 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습니다.


ITX-청춘의 가장 큰 장점은 1호선 신도림역에 곧바로 내려다 준다는 점입니다. 아얘 1호선 플랫폼에다 내려 줍니다. 

(영등포역에서 내리는 ITX-새마을이나 무궁화는 1호선까지 따로 걸어가야 합니다.)


신도림은 서울 서남부 교통의 중심지지요.

KTX보다 열차는 느리더라도 서울 시내의 원하는 목적지까지는 더 빠르고 편리하게 갈 수 있는 희안한 녀석입니다.

단점은 배차가 잘 없습니다.



5. 무궁화
네. 그 무궁화가 아직 돌아다닙니다.
지금 남아있는건 경부선 기준으로 후기형인데, 정말 그때 그대로입니다.


그 시절의 그 열차 답게 온갖 편의장비가 죄다 없습니다.

좌석에 테이블도 없고 화장실 상태도 놀라울 정도로 안좋고, 심지어는 세면대가 없는 열차도 있습니다.

편의시설은 오로지 독서등 뿐인데, 독서등의 빛이 너무 퍼져서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시트는 보기엔 푹신하게 편해 보이는데 장시간 타기엔 불편합니다.
그리고 좌석 중간 팔걸이가 없어서, 무궁화 탈 때는 꼭 창측에 앉아야 합니다. 통로석은 체감적으로 많이 좁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승차감이 그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변속충격은 좀 있는 편인데, 롤링/피칭/요잉이 심하지 않아서 책 보기에 지장이 없습니다. (ITX-청춘이나 SRT는 멀미해서 책 보기가 힘듭니다.)

열차가 워낙 구식이라, 무거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무궁화 역시 영등포역에 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궁화는 연착이 잦습니다.

15분이상 연착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15분 넘으면 국제 통계에 연착으로 카운트되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15분은 안 넘기려고 합니다.),

10분은 반드시 늦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 유명한 코레일 타임이라고 하네요.


새마을이나 무궁화는 서류상으로 속도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착때문에 무궁화가 체감적으로 느립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어릴때의 그 무궁화를 아직도 탄다는게 그냥 기분이 좋아요.

KTX도 산천이 아니라 굳이 구형을 타는데요, 예전에 타던 그 구형 KTX를 아직도 탄다는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참 좋아서 그렇게 합니다.




열차를 자주 타다 보니 점점 더 느린(;;) 열차를 찾게 됩니다.

KTX/SRT는 한 시간밖에 책을 못 봅니다. 좀 짧아요.

무궁화는 연착때문에 보통 두 시간 정도 책 볼수 있습니다. 독서등이 안좋긴 하지만, 책보기엔 역시 무궁화 창측.


KTX에서 책 보려면 입석을 끊는 것도 좋더군요.

지하철에서 책 읽는 것 처럼, 한 시간 정도면 서서 책 보는게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더라고요.



빨리 가는 것도 좋은데 천천히 가면서 책 보는게 참 좋습니다.

KTX 대신 무궁화(;;) 타고 아낀 돈으로 영등포 교보문구에서 바로드림으로 책 받아가면 기분이 참 좋아요.

오늘도 그렇게 한 권을 샀습니다.

무궁화여 영원하라 ^^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30805Sa [13] KPUG 2023.08.05 1259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3] 맑은하늘 2018.03.30 24372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99] iris 2011.12.14 434323
29560 내까짓거 운영비 냅니다 낸다고요!!! [2] newfile 바보준용군 03.29 81
29559 복귀기념자료 하나 올려드립니다 [1] newfile lazsa 03.29 154
29558 돌고 돌아 고향으로 [1] new Nicolas™ 03.29 146
29557 계정이 살아있다니... [1] new Cernie 03.29 151
29556 본가에 오랜만에 들릅니다, [1] new lazsa 03.29 262
29555 이미지 붙여넣기 [1] newfile minkim 03.29 150
29554 [생존신고] 제 계정도 잘 살아있네요. new herlock 03.29 131
29553 [생존신고] 간만에 본닉이군요 ㄷㄷ [1] new 아마테라스 03.29 87
29552 와 이게 얼마만에 로그인인지... [2] new 채휘아빠 03.29 135
29551 모두모두 반갑습니다. 무려 12년만이네요 ㄷㄷㄷ [7] new aquapill 03.29 305
29550 오랜만에 복귀했습니다. [5] new EXIT 03.29 87
29549 엇, 제 계정이 살아있네요. [3] new 복덩 03.29 101
29548 최신기종 소니 VAIO U101 자랑 [2] new aquapill 03.29 243
29547 오랫만입니다. [1] new egregory 03.29 37
29546 [생존신고] 혹시나 하고 아이디 찾기 했는데 살아있네요 ㅎㅎ new Truth 03.29 87
29545 [생존신고] 갑자기 분비는 군요 [1] new 조슈아 03.29 126
29544 [생존신고] 20여년전 palmvx를 통해 kpug를 알게 되었어요. [1] new trim 03.29 51
29543 성함 부분은... [1] new DolceVita 03.29 72
29542 [생존신고] 간만에 돌아왔네요... [2] new 돌마루™ 03.29 82
29541 [생존신고]왕 올드입니다. 반가워요. 신기방기 [2] new 레몬코끼리 03.29 108

오늘:
16,446
어제:
851
전체:
15,166,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