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무미건조한 사람인가 봅니다.
2021.02.22 22:51
주말에 회사 이야기가 인터넷 뉴스에 나오고 사원들이 이런저런 고민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았나 봅니다. 저에게는 친하게 지내던 옆부서 직원이 이런게 있데 하고 보내준 카톡이 전부이고 팀 단톡방이고 어디고 전혀 연락이 안오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주말 내내 카톡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저야 이미 한 번 회사가 인수된 경험도 있고, 중간에 서브프라임 사태 터지고 나서도 이것저것 겪은 게 있어서인지 "내가 어찌할 수 없는거는 관심도 두지 않는다." 자세입니다. 회사야 당장 인수나 합병이 되는 것도 있고 그런거는 저 위에 높으신 분들이 결정하는 건데 내가 걱정해서 뭐가 바뀔까 그런거죠. 그런거 걱정할 시간에 내게 어떤게 필요한가 생각해 보고 관련 기술이나 자격증이나 좀 따볼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재테크도 좀 봐둘까 그런 생각 말이죠.
사실 인수된 회사 경험으로 봐서는 그런게 좋지도 않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삶이 바뀔텐데, 그거는 그때 생각해도 될까 하는 거죠. 어차피 다가올 파도가 내가 걱정한다고 안오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저는 이런 걸로 말하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제게 무미건조하다고 이야기도 하고 천하태평이라고 놀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 상사가 "본인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걱정하지 말고 대비만 해라."라고 해줬죠. 그때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회사들이 다 박살내고 제가 다니는 회사도 구제금융을 받을 때였죠. 제가 영어를 잘하지는 못할 때인데, 그와 나눴던 말들이 제게는 참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서 월급이 다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일이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런데도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아서 다음주에는 휴가를 내고 가족과 함께 바닷가라도 가보려고 합니다. 정말 오랫동안 아무데도 안가고 해봤는데 제가 많이 답답해서 말이죠. 정부 방침에 따라서 아무데도 안가면 좋기는 한데, 그거는 어렵네요. 마스크 쓰고 장보고 좀 산에도 가보고 그렇게 좀 걸으면 낫지 않을까 합니다. 아내도 몇 달째 집에만 있으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네요. 이제 새학기가 되면 아침마다 등교 전쟁이 될텐데, 조금 걱정은 되기는 해요.
얼른 코로나가 지나가고 좀더 자유롭게 국내 여행이라도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골 친척 어르신들 못본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코멘트 5
-
별날다
02.23 06:34
부디 안전하게 잘 쉬고 오시길 바랍니다 -
나도조국
02.23 09:02
아자아자 힘내세요. 저도 다니던 회사를 한번도 옮긴 적은 없지만 몇번 인수합병이 되면서 주인이 몇번 바뀌었는데, 대부분 삶이 더 피폐해지지만, 이번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번이 좀 너무 나가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본인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걱정하지마라"
라는건 사실은 성경에도 나오는 "바람직한 예수쟁이의 자세" 이기도 합니다. 저도 비슷한 이유로 "천하태평"이라는 얘기를 들으며 삽니다. 바람직한 예수쟁이는 근처에도 못갔습니다만.
안전하게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너무 멀지 않은 곳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해봅니다. 저도 일단 버킷리스트부터 만들어볼까 합니다.
-
냉소
02.24 08:31
일단 바람 쐬면서 머리 식히고 오세요.
저도 지난 주에, 정말 2020년 시작 부터해서, 처음으로 가족들과 남해로 외출하고 왔습니다. 뭐 마스크 중무장에 포장음식이긴 했지만, 하루 쉬고 온다는게 참 매우 다르게 느껴졌던 하루였습니다.
저는 사실 해색주님과 달리 모든 중요하고도 사소한 일에 대해 걱정과 근심이 지나친 부류라서 옆에서 보는 사람도 스트레스 받을 정도라고 하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 FATES님이 소개해 주신 "과잉근심"이라는 책도 읽어보기도 했는데, 사람이 참 안 변해요....
어쨋든 휴식은 추천입니다.
-
맑은하늘
02.24 13:03
저도 요즘 일상에 무덤덤하여, 어떤 뉴스가 있었는지 못 보았네요<br /><br /><br />무덤덤함이 아닌, 나름 잘 대처하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br /><br /><br />저도 어떤 외부 충격이 있으면, 바로 반응히여. 기분도 바운되고...충격에 민감할것 같은데...<br /><br /><br />살아보니...나름 무덤덤함...여유로움이 ..외부 충격을 견딤에 나을것 같다는 생각해봅니다.<br /><br /><br />가족여행...즐거운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
바보준용군
02.25 12:13
아이들 어느정도 성장하신걸로 아는데 사모님이랑 적당히 멀리 여행좀 다녀오세요
차박이다 뭐다 캠핑붐일어서 전국 각지 난리 날것 같은데 실제로 충청도 전라도는 조용합니다
(문제는 지방 특성상 특히 충청도 전라도는 밤 9-10시면 거의 모든 상점이 문닫습니다 -_-)
제가 식도락 여행 추천 드리고요 (테마 잡아서 일박기준 가장 만만한게 지방 중소 도시 입니다 )
제가 추천하는 도시는 군산 입니다
저녁은 군산 횟집에서 회한바리 드시고 (검색해보시며뉴아시겠지만 1인당 3만원선에서 상다리 부러지게 나옵니다)
숙소는 군산에 모텔 (군산모텔은 어지간한 호텔급니다) 에서 하루 머무르시고 아침겸 점심은 군산짬뽕거리라고 있습니다 해장하시고 (고추짜장집은 마무 맵습니다 -_-) 이성당에서 디저트 사신 다음에 한려수도 드라이브 하시고 캠핑의자 두개정도 꺼내서 디자트랑 커피 드시면서 즐기시다가 오시면 됩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차 어지간하면 안막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