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노하우


3. 비싼 홈 서버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업무상 별의 별 컴퓨터에 대한 견적 문의나 기술 상담 문의를 받습니다만, 홈 서버라는 타이틀을 걸고 문의 하는 것 치고 무슨 게임 PC 뺨치는 제원을 갖지 않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CPU는 코어 i5에 메모리 용량은 32GB, Z77 칩셋에 SSD, iTX 케이스와 메인보드까지... 그래픽카드만 넣으면 무슨 게임 PC가 되고 남을 PC 구성을 들고 오지 않는 분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회사의 매출을 생각하면 그냥 호환이 되기만 하면 'ㅇㅋ~'를 내줘도 그만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PC를 만든 분 치고 홈 서버를 쓰면서 '계획대로야!'를 외치며 썩소(?)을 짓는 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EXTERMINATE!!! 하고 싶어지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렇게 비싸고 화려한 홈 서버 구성을 하시는 분들의 머리 속을 살펴보면 '서버 = 성능이 매우 좋은 컴퓨터 = 비싼 컴퓨터'라는 생각이 박혀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서버라는 것을 용도로 설명하기보다는 가격이나 제원으로 설명하려는 성향이 강해 컴퓨터 기술이나 성능에 대한 정보가 적은 초보자는 홈 서버도 성능이 주력 PC에 준할 정도로 좋아야 느리지 않겠거니 하는 막연한 생각을 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한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현실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기에 '비싼거 사지 마!'라는 단 몇 글자로 쓸 수 있는 글을 이렇게 풀어 씁니다.

홈 서버에 돈을 그리 많이 들일 필요가 없는, 정확히 말하면 하드웨어 제원을 그렇게 높일 필요가 없는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그 정도의 고성능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BMW Z4를 몰고 100m 앞 동네 편의점을 가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보통 그러한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돈이 남아 도는구나~'라고 비웃습니다. 잘 해야 '왠지 병x같지만 멋있어' 수준의 평가가 나올 뿐입니다.

서버에서 하는 작업은 꽤 다르지만, 주로 필요로 하는 성능은 CPU의 코어 수, 코어 당 IPC, 메모리 용량, 그리고 저장장치 I/O 성능입니다. 저장장치 성능도 전송 속도 위주인지, IOPS 위주인지는 제대로 된 서버에서는 따져야 하지만(스트리밍 서버라면 IOPS보다는 전송 속도가, 데이터베이스 서버라면 IOPS가 더 중요합니다.), 일단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코어 수        IPC        메모리        I/O
개인 블로그, 홈페이지 운영                △             ◇           △            ◇
프린터 서버                                  △             △           △            △
Torrent/웹하드                              △             ◇           ◇            ◎
데이터 저장/백업/FTP                      △             △           △            △
MP3/영화 스트리밍                         ◇             △           ◇            △
영화 직접 재생                               ◇             ◎           ◇            △

(◎: 매우 중요 / ○: 그런대로 중요 / ◇: 중요도 낮음 / △: 중요도 매우 낮음)

Torrent처럼 비정상적으로 데이터를 쪼개 분산 저장하는 방식의 어플리케이션을 빼면 가정에서 홈 서버나 NAS에 바라는 대부분의 작업은 그렇게 멀티 스레드에 맞는 작업도 아니며, 코어 성능이 매우 뛰어나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메모리 사용량도 많지 않고, 저장장치의 성능은 Torrent 마니아를 빼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코어 i5나 i7, AMD FX 8000 시리즈 CPU를 꽂는다고, 메모리를 16GB나 32GB로 늘린다고 무언가 나아지는 것이 있을까요? Torrent나 웹하드 다운로드 머신을 꾸미는 사람이라면 하드디스크를 고를 때 조금 더 성능이 좋은 모델을 고르는 것이 나은 정도일 뿐 저장장치는 대부분 용량에 민감한 작업입니다.

CPU 점유율이 기껏해야 4, 5% 수준에 불과할 뿐 나머지는 놀고 있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닙니다. 서버라는 것은 어떠한 작업을 지장이 있을 정도의 성능 저하를 일으키지 않도록 부품 구성을 해야 하나,자원을 최대한 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 기계입니다. 단순한 작업만 돌아가는 컴퓨터를 굳이 비싼 부품을 쓰는 것은 서버의 가치에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홈 서버나 NAS용으로 쓰이는 컴퓨터의 제원을 보면 '홈 서버는 성능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 단번에 깨집니다. 90만원대에 팔리는 시놀로지 DS412 Plus같은 NAS는 아톰 D2700 CPU에 1GB 메모리를 넣습니다. 홈 서버로도 많이 쓰이는 HP ProLiant MicroServer N54L조차 AMD 튜리온 II Neo N54L(2.2GHz) CPU에 2GB 메모리를 꽂습니다. 최상위 모델도 메모리는 4GB를 넘지 않습니다. 서버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HP조차 가정에서 개인이 쓸 서버는 저성능, 저전력 소비 CPU에 2~4GB 메모리면 충분하고 남는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홈 서버는 서버로서 최대한 성능의 낭비가 없도록 꾸며야 하며, 가정에서 하는 일이 상업적인 목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CPU와 메모리에 주는 부담이 작은 이상 서버의 뼈대를 이루는 주요 부품에 대한 성능 투자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홈 서버에서 크고... 아름다운 것, 그것은... 좋은 것일... 리가 없습니다!!!

별 영양가도 없는 글의 핵심은 '홈 서버? 그딴거 스펙 떨어져도 아무런 지장 없어~'입니다. 가정에서 하는 서버 일이라는건 제대로 서버를 만드는 기업, 그리고 그러한 상용 서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훗~'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권위에의 호소가 그리 옳지만은 않을 수 있지만, 서버를 팔려고 만든 사람들이 제원을 낮췄다면 그 이유를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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