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및 구매후기


우 리나라야 땅덩이가 좁고 워낙 사람에 대한 인건비가 싸기에 직접 무언가를 고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저렴하게 맡기는 문화가 갖춰져 있어(단, 대한민국 지도층의 돈벌이 수단은 예외입니다.) 직접 고장이나 의심 증상을 점검해보는 일은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조금 전문적이다싶은 작업을 개인이 스스로 하려고 하면 '마니아다~'는 일종의 편견어린(때로는 부러워하는) 눈길로 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자신과 자주 접하는 것은 가급적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가꾸고 싶어하는 것 역시 사람의 마음. 중국산 패드의 롬쿠킹을 하고 한글화를 하는 배경에는 직접 무언가를 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작용합니다.

사 람이 집과 회사 다음으로 오래 접하는 것이 교통수단입니다. 그 가운데 육상 교통 수단인 자동차는 꽤 복잡한 기계와 전기 조직의 집합이기에 직접 정비를 하는 것은 튜닝 마니아가 아니면 어렵다고들 여깁니다. 실제로 제대로 된 정비를 하려면 넓은 공간과 시설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기름때에 범벅이 된 자신의 모습도 봐야 하기에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차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들을 줄 알면 적어도 진실에 근접한 문제 인식은 해볼 수 있습니다. 차가 주인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냥 엔진 소리만은 아닙니다. 차가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만 정확히 알아 들어도 과다 정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차에 대한 애정도 더 붙습니다. 그 차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해주는 앱이 바로 Torque입니다.

※ Torque(토크)
- 제작자: Ian Hawkins
-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1.5 이상
- 최신 버전: 1.5.72(시험용 Lite 버전은 1.1.42)
- 용량: 약 3.4MB
- 언어: 영어, 한글(하지만 왈도어!!!)
- 가격: 4.95$(2012년 6월 26일 기준 한화 5,214원)
- 판매처: 구글 Play 마켓
- 카테고리: 커뮤니케이션

1. 자동차가 하는 말을 어떻게 알아 듣나? - OBD의 개념

동물도 아프면 꿀꿀대고 끙끙대며 자신의 몸 상태를 설명하려고 애씁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인데, 과거에는 자동차와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길이라는게 고작 덜컹거리며 굉음이 나는 등 '바디 랭귀지' 차원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확히 차량의 문제를 알 방법이 없었고, 그로 인해 엉뚱한 부분을 정비하는 데 시간과 돈을 쓰는 낭비가 생겼습니다.

자 동차가 그저 기계와 그것을 돌리는 전기 회로에 불과했을 때는 자동차가 사람에게 자신의 처지를 설명할 방법은 몸으로 때우는 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수온이나 연료량, 속도처럼 간단한 아날로그 정보를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의 각 부분에 센서가 들어가고, 그것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ECU같은 컴퓨터가 나타나면서 신경망처럼 자동차도 무언가 각 부분의 상태를 중앙에서 집중하여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부품 각 부분이 알아서 문제가 있으면 떼를 쓰고 구르는 것이 아니라 ECU라고 불리는 자신들의 대표를 뽑아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변화가 매우 자발적으로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아무 생각 없이 석유를 펑펑 때던 미국에서 슬슬 환경 문제를 생각하며 EPA라는 동네를 만들었습니다. 이 동네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이것들아~ 기름좀 작작 먹고 매연좀 작작 뿜어~' 라며 환경 오염 감소에 대한 압력을 가했고, 자동차 제조사들도 에너지 절감과 환경 오염 감소 목적으로 센서를 활용하여 더 정확히 엔진에 필요한 만큼의 기름/가스만 보내도록 연구를 하였습니다. 그러한 연구 끝에 센서들을 총괄하는 ECU가 하는 말을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정보를 출력하여 엔진을 비롯한 흡배기, 구동, 전기 등 차량의 대부분의 정보를 전달해주는 진단 시스템 포맷, OBD(On-Board Diagnostics)가 1988년에 나왔습니다.

하 지만 OBD 이전에도 차량과 사람이 통신을 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1960년대에 이미 폴크스바겐같은 곳은 ODB의 시조같은 존재를 개발했으며, 1980년대가 되면 GM같은 회사는 ALDL이라는 독자적인 모니터링 포맷까지 만들어 썼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제각각 엉망이던 진단 시스템이 OBD라는 표준 규격으로 합쳐지게 되었습니다.

1991 년이 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OBD 없는 새 차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시오'라고 OBD 강제화를 시행했습니다. OBD 규격은 꽤 단순하여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것에 불만을 느낀 GM같은 회사는 OBD 포맷을 독자적으로 개량한 OBD-1.5같은 것을 만들기도 했고, 다시 여러 부분을 개량한 OBD-II가 나왔습니다. 1996년이 되면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새 차에는 OBD-II 포맷을 적용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이 생겼습니다. OBD-II가 나온 이후에도 따로 놀기 좋아하는 미국, 호주, 일본같은 곳에서 제각각 OBD-II를 확장한 규격(EOBD. JOBD, ADR 79/01 등)을 만들었는데, 물리적으로는 OBD-II 호환이기는 하나 서로 미묘하게 호환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 미국을 중심으로 OBD-II의 새로운 ISO 프로토콜 표준안을 만들어 이것을 쓰자고 압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 리나라에서는 2005년부터 나오는 모든 차량에 OBD-II 포맷이 강제 사항이 되었는데, 운전석 왼쪽 아니면 오른쪽 바로 아래에 OBD-II 포트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 전부터 OBD-II 포트를 다는 차량은 나왔지만, 아무래도 법령화가 늦었기에 그 이전 차들은 구형 OBD-I을 쓰기도 하는 등 난맥상은 있습니다.

OBD- II는 ECU와 각 센서가 통신을 하는 규격이기도 하지만 ECU가 모든 센서와 부품을 대변해 하는 말을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규격이기도 합니다. 이 OBD-II 규격 신호를 받아 사람이 쉽게 이해할만한 뜻으로 바꿔 표기해주는 장치를 '스캐너(Scanner)'라고 합니다. Torque도 일종의 스캐너 앱입니다.

2. 무엇이 필요한가?


OBD-II라는 것은 시리얼 통신 규격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그 자체로 차가 알아서 무선으로 스마트폰에 이러한 정보를 보내주는 것은 아닙니다., 차량의 OBD-II 커넥터에 연결해 다양한 스캐너 하드웨어와 연결해 주는 OBD-II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OBD-II 인터페이스는 시리얼 방식부터 USB로 진화하여 노트북 PC 화면을 들여다보며 차량을 정비하는 사진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는 그것이 더 진화하여 블루투스나 IEEE802.11(Wi-Fi)같은 무선 방식으로 신호를 전달해주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블루투스 기능만 있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더 폼나게 차를 정비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K9같은 차량이 '차량의 정보를 모니터링한다'고 하는 것도 사실 이러한 기능의 확장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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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에 Torque라는 스캐너 툴을 쓰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라는 스캐너 하드웨어와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Torque는 기본적으로 블루투스와 USB 연결을 기본으로 하고 Wi-Fi 연결 역시 할 수 있습니다. USB로 유선 연결을 하려면 OBD-II USB 인터페이스에 OTG 케이블이 필요하며, 블루투스인 경우 OBD-II 블루투스 어댑터를 연결하면 됩니다. 위의 사진이 OBD-II 블루투스 어댑터입니다. 국내에서 이런 장비를 어디서 찾냐고 물어보신다면 No Problem~ 그냥 옥션이나 G마켓에서 OBD로 검색하시면 어댑터를 쉽게 찾을 수 있고, 2만원이면 사고 남습니다. PC와 연결을 원하시면 블루투스 기능이 들어간 노트북 PC에 ELMScan같은 공개 소프트웨어나 PCMScan같은 상용 스캐닝 툴을 구매하여 설치하시면 됩니다.


3. Torque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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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Torque의 기본 화면입니다. 타코미터(회전계, Revs로 써 있는 것)의 사진 주변으로 몇 가지 메뉴가 있습니다. 이 메뉴는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것이며, 플러그인을 따로 다운로드하여 설치해주면 몇 가지 추가 기능을 더 쓸 수 있습니다. 또한 메인 메뉴의 타코미터는 결코 그냥 사진이 아닌 실제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만약 블루투스나 USB로 OBD-II 신호를 받고 있다면 현재의 엔진 회전수가 메인 화면에 저렇게 나옵니다.


각 메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 Realtime Information: 단어 그대로 OBD-II 인터페이스가 출력하는 차량의 여러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엔진 회전수, 수온, 공연비, 스로틀 개방 수준, 액셀러레이터 개방 수준, ECU가 모니터링한 속도, 진공압같은 매우 다양한 정보가 나옵니다.  심지어 에코 게이지 역할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휴대전화의 기능을 활용하는 가속계(G센서), 나침반, 고도계, 현재 위치 정보까지 알 수 있어 차량은 물론이고 주행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도 할 수 있습니다.


- Fault Code: 차량의 계기판에 보면 저 마크로 된 램프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엔진 체크 램프인데, 처음 시동을 걸 때 잠시 들어오는 것, 시동을 걸기 전 ACC 위치에서 계속 들어오는 것 이외에 주행 상태에서 저 램프가 들어오면 ECU가 어딘가에 문제를 찾아냈다는 뜻이 됩니다. 보통은 저 램프가 들어오면 '에구~ 무셔라~'하고 일단 카센터나 정비소에 넣기 바쁜데, 이 메뉴를 쓰면 저 램프가 들어왔을 때 ECU가 도대체 뭐가 문제라고 하는지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알려줍니다. 그러면 적어도 당장 정비소에 넣어야 할 문제인지, 바쁜거 해결하고 천천히 가도 될 문제인지 알 수 있고, 가서도 'ECU가 이 넘이 문제라고 합디다~'라고 당당히 문제 가능 부분을 말해줄 수 있습니다.


- Map View: 구글 지도와 연계해 일종의 트랙커로 쓸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OBD-II보다는 휴대전화나 태블릿의 GPS와 관련이 있는 기능이기에 늘 통신 기능과 GPS를 켜둬야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 Test Result: OBD-II 프로토콜이 전해주는 차량 상태 정보를 표로 정리해 보여줍니다. Realtime Information 메뉴가 일종의 게이지로서 역할을 한다면 Test Result는 본격적인 스캐너로서 점검 목적으로 쓰입니다.


- Graphing: 차량의 동력 성능을 그래프 형태로 작성합니다. 보통 차량의 성능을 말할 때 '다이나모 그래프'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엔진의 회전수에 비례한 토크와 마력을 보여주어 차량의 성능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와 비슷한 그래프 또는 여러 ECU의 데이터를 그래프 형태로 뽑고자 한다면 이 메뉴를 고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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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Realtime Information 부분에는 여러가지 게이지 기능을 덧붙여 구성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기본값으로 작은 게이지 여섯개를 한 화면에 보여주지만, 큰 게이지 한두개만 화면에 보여주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최대 7 페이지까지 이러한 게이지나 정보 메뉴를 둘 수 있어 수십만원을 들여 차에 여러 게이지를 달게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안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하나만 계기판 위에 떡하니 올려두고 전원 연결을 해둔 뒤 블루투스로 OBD-II 연결을 해주면 그야말로 나만의 디지털 게이지 시스템을 완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위 게이지는 실제로 날라리 똥개의 Idle 상황의 데이터입니다. 액셀러레이터 개방을 하지 않은 이유는 밤에 주택가에서 밟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며, 엔진이 꺼지지 않으려면 스로틀 밸브는 최소한으로 열려 있어야 하기에 약 12%정도 열린 상태입니다. 회전수는 대략 950rpm정도가 됩니다.


이 다음번에는 Torque의 나머지 메뉴와 스킨, 기본 환경 설정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사실 사진이 모자라 더 쓰기 어렵답니다.^^ 다음번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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