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장비 맞추고 싶으신 초보분들에게 올리는 글
2012.09.30 17:15
안녕하세요.
이 글은 장비 관점에서 어떻게 사진기를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 글입니다.
사진은 관계 없습니다.
얼마전의 만문에서의 답변이 걸작인데요.
저도 사진기는 자동차와 매우 유사한 물질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진기는 좋은 스포츠카, 저렴한 사진기는 일반 세단이나 경차라는 말이죠.
편의상 등급에 따라 쉽게 분류해보겠습니다.
1. 페라리, F1 ---------------------- 라이카
2. 에쿠스, 마이바흐 ---------------- 니콘, 캐논의 1:1 FF 카메라
3. 중형 세단 ----------------------- 기타 모든 DSLR 카메라
4. SUV 다목적 차량 ----------------- 미러레스
5. 경차 ---------------------------- 일반 똑딱이 (렌즈 붙박이 디지털 카메라)
6. 트랙터, 10톤 트럭 ---------------- 중형 카메라 등등
먼저 재테크 수단인 라이카 카메라 입니다.
사람들에게 우러러받고 싶다고요? 고위직 부자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삼고 싶으시다고요?
일단 이거 목에 걸고 다니면 외모와는 상관없이 남자든 여자든 알아서 작업옵니다.
패션 아이템으로서 궁극이죠.
성능과는 관계없이 스타일은 라이카로 완성됩니다. 라부심 최고!
가격이요? 위에 고위층 자제나 재벌 2세들만 쓴다고 말했습니다.
에쿠스나 마이바흐 급인 캐논 1DX 와 니콘 D4 입니다.
고급형 답게 물리적 성능은 카메라 업계에서 최고입니다.
물론 화질만 따지고 본다면 중형이라는 선택지가 있긴 합니다만
전체적인 밸런스 및 사용감은 최고로 쾌적한 클래스입니다.
모든 사진기 애호가들이 노리는 기종이기도 하죠.
이것만 있으면 못 찍는 사진이 없는 거나 다름 없거든요.
그런데 마이바흐나 에쿠스 저렴한 걸 봤나요? 연식 오래된 중고차는 저렴하겠죠.
하지만 중고차라도 수리비 및 유지비가 줄어들진 않습니다.
그리고 마이바흐에서 에어콘이나 대시보드 옵션 안 넣고 사는 사람 보셨습니까?
마이바흐에 어울리는 급의 옵션을 다셔야죠. 그게 카메라에선 렌즈입니다.
바디에 맞춰서 렌즈도 수백만원짜리 안 다시면 손해보는 겁니다.
남들에게도 빈티난다고 눈총맞고요.
제대로 렌즈 풀셋 맞춘 이 등급 카메라라면 어디를 출사가셔도 꿀릴 일 절대 없고
온갖 변태적인 사진도 문제없이 찍으실 수 있습니다.
실 구매가격 (새거 살 때): 경차~중형차
+ 옵션 렌즈들: 중형차 가격
국민차 소나타와 같은 일반적인 DSLR 입니다.
소나타보다 역사가 더 오래되었고 소나타만큼이나 많이 팔리는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만큼
개나소나 다 쓰는 카메라입니다. 가격도 나름 함리적인 수준에서 매우 훌륭한 주행성능을 보여줍니다.
솔까말 소나타 정도면 마이바흐나 페라리에 비해 서울->부산 가는 속도 느린 건 아니잖아요?
서울-부산 간에 아우토반이 깔린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선 동급이나 다름없죠.
그만큼 신경쓸 것 없이 편하게 입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기종입니다.
렌즈 가격도 바디 가격 정도로 10~100만원 정도 밖에 안합니다.
다만 출사나가거나 시내에 이거 매고 다니면 빈티난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 흔해져서...)
실 구매가격: 중고 티코 가격 ~ 새 마티즈 가격
+ 렌즈 가격: 중고 시티100 가격부터 시작
SUV 는 세단이 커버해주지 못한 부분, 즉 높이로 인한 좌석의 편안함 및
폭넓은 수납공간 등의 이점이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러레스는
보통 DSLR 이 커버해주지 못하는 소형화, 경량화 면에서 보다 강점이 있는 카메라 입니다.
기능은 같아요.
근데 여기가 세단이고 DSLR 이 SUV 라고 비유하는 게 더 정확할 듯.
장점
- 작고 가벼우면서도 화질이 좋아서 요즘 최고 인기!
- 뽀대용으로도 들고 다니기 가벼워서 좋다
단점
- 가격이 DSLR 에 비해 생각보다 별 차이 안난다.
- 작아진 크기로 인해 조작감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요즘엔 아예 렌즈까지 바디에 붙박이 시켜서 무시무시한 화질을 내면서도
크기는 미러레스보다 더 작은 카메라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인이 '디지털 카메라' 하면 단박에 떠올리는 그것, 똑딱이 입니다.
요즘엔 핸드폰 카메라도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해서 무시 못하게 되었죠.
다만 아직 화질면에선 DSLR 에 비해 뚜렷하게 좋다곤 말할 수 없고 어느 정도 격차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주광=낮에서 사진 찍기에 부담이 없고, 특히 휴대성 면에서 엄청난 이점이 있기 때문에
저도 평상시에 스냅용으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출사 나갈 때 이거 들고가면 두들겨 맞고요.
하지만 일상생활에선 경차만큼이나 거부감이 없고 깜찍해서 사진찍기 좋은 카메라 입니다.
대형차 마이바흐 몰고가면 시선이 집중되서 부담되거든요.
실속있는 사진생활을 원하는 그대에게 최고의 선택입니다.
뽀대 안따지는 외국인들은 특히 많이 쓰고요.
마지막으로, 포크레인이나 지게차 같은 특수 목적용 카메라, 즉 중형 카메라, 수중 카메라 등은
특수목적차량 만큼이나 비싸거나 특정 사진만 찍을 수 있으므로 여러분과는 관계 없습니다.
그냥 신기한게 있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거듭 말하는데, 이 글은 사진과는 관계 없습니다.
허걱 저 소나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