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 싶은 기억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면(부제 : 뇌수술 이후 후유증이 무서버요)
2010.02.26 11:55
교통사고 후 병원에서 어렵다고 했던 아버지께서 지금은 잘 걸어다니시고
아직 분명치는 않지만 말씀도 조금씩 하십니다. 참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어제 아버지를 뵙고 왔는데 가슴이 아팠습니다.
과거 어떤 일들에 대한 기억이 없으시거나 전혀 엉뚱한 것을 기억하고 계시네요.
CT 촬영 결과 줄고는 있지만 아직 뇌 속에 피멍이 남아 있다니 그것 때문에 일시적으로 그러신 건지...
"대구에 세워둔 내 차(화물차) 두 대는 어떻게 했냐? 팔아야 하는데.."
저는 아버지께서 저희 몰래 다른 재산을 가지고 있는눌 알았습니다. ^^
뭐 이런 기억이야 자세하게 알려드리면 되지요. 아니라고 하면 언젠가는 받아들이겠지요.
그런데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여동생을 찾으십니다.
"현주 놀라니까 여기 오지 말라고 해라."
어제는 저를 보시더니..
"현주는 요즘 어디 다니노..(경상도 분이십니다.)"
"현주는 잘 있나?"
다른 기억이야 알려드리고 설명해드리면 되겠지만
아버지 평생 가장 받아들이기 힘드셨을 기억을 또 받아들이시도록 설명하는 것은
정말 못할 짓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대화 주제를 급변경하는 스킬이 늘고 있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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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2.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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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사일
02.26 12:01
에효..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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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26 12:09
마음이 아프네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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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한박스
02.26 12:44
으악. 얼굴이 급격히 굳어지네요. 힘드시겠어요 -_ㅠ
예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비슷하셨거든요.
"우리 OO이 색시 어디갔냐~ 밥 안하고~" (저는 아직까지 미혼입니다만;; 할머니께선 제 색시를 미리 보셨나봐요 +_+)
"OO아 할미가 용돈 주마 " 하시며 환자복 끝으머리를 부여잡고 제게 건내시는 모습은 아직도 제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듭니다.
녀꾸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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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2.26 13:01
가슴이 아픕니다....
녀꾸씨 님은 오죽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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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
02.26 13:09
가장 잊고 싶은 기억이셨을수도 있겠네요.
가슴이 먹먹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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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bell
02.26 13:20
아아.... 슬픈 이야기로군요.....
아버님께 좋은 벗이 되어드리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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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02.26 14:12
음... 힘드시군요.
그게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지만, 간간이 헛갈리시는 거라면 굳이 설명드릴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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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26 14:28
좋은데 시집가서 3년전에 이민 안갔나.. 라고 해두시는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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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han666
02.26 14:49
아... 정말.. =_=;;; 가슴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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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지존
02.26 15:20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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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h
02.26 16:22
저도 가슴 아프네요.
저희 아버지 생일이 다음주에 다가오는데..
아버지 안 계시는 생일이 이제 두번째이군요. 아직도 아버지 생각하면 눈물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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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01 04:05
뇌수술 이후 후유증으로 부분 기억상실(?)이 오신건가 보네요.
저희 할머니도 비슷한 경우셨죠. 옆에서 듣고 있다보면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막막하더라구요. ㅠ_ㅠ
어휴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저두 어머님이 나이가 들어가시니 걱정이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