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괴감...
2024.05.17 23:11
일하는 곳에서 동료랑 사소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제 이미지는 만만하고 아무나 막해도 되는 그런 이미지고
주로 속으로 삭히고 총대 메고 변명 안하고 그런 성향입니다
업무 태도가 너무 불량하여
제3의 동료와 비꼬는 농담 식으로 한마디 던졌더니
난리를 피우네요
직급도 제가 높고 나이도 더 많은데
원래 이미지가 그래서 그런지 아무 말이나 참 쉽게 던지는군요
저보다 직급 높은 분 앞에선 살랑살랑하고
무슨 쓴 소리를 들어도 굽신굽신 하는 사람이...
자기 컨디션 안 좋고 아프다는게 요지고
배려 없이 아무말이나 막 던진다는게 요지네요
자기한테는 비꼬는 식으로 막말 던져도 되냐고
상관도 없고 해결할 사람도 없고
둘이서 까놓고 얘기했습니다만
본인의 태도나 언행에 대해서 사과할 마음은 없어보였습니다
저는 사과했습니다
컨디션 안 좋은거
말도 한마디 안하고 죽을 상 하고 있고
몰랐고 알 방법도 없었으며
너보다 나이도 훨씬 많지만
더 많은 스케줄 소화하고 체력도 약하지만
안 좋은 상관이어 미안하다고
사과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사과했고
내가 할 필요도 없는 사과했으니
거리낄 것이 없어 속은 후련하고
제가 이겼다는 생각 합니다만
밤새 서글픕니다
전투력, 말빨 약해서
평생 어디가서 이겨본 적 없는 난데
사람을 어떻게 보듬고 이끌고 갈 수 있을까 싶네요
자괴감 오집니다
이런 식으로 억울한 것도
평생 그렇게 살아와서 그냥 익숙해져 버리고
그냥 그렇게 사람들에게
ㅈ밥같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사는게 참 서글프네요
하긴 마누라한테도 그렇게 찍혀서 사는데
내 인생이 어디 가겠습니까
어디 말할 곳도 없고 서글플 때
조용히 케퍽에 한 줄 남겨봅니다
제가 남긴 뻘글 때문에 좋은 하루 망칠 분들께
미안합니다
코멘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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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5.18 09:25
힘내세요! 나쁜일이 있으면 또한 좋은 일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모든 건 자기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
엘레벨
05.19 13:20
그러게요. 마음 먹기에 달려 있죠.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또 가라앉으니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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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1
05.18 13:32
여기에서 뻘글이라도 남기면서 어느 정도 감정 해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뭐 인생 별거 있나요... 지네들이 그리 생각하든 말든 내가 바라는대로 살아가는 삶이면 충분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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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벨
05.19 13:21
맞는 것 같습니다. 다들 그렇게들 살아가던데 저도 저처럼 살아가려고요.
적어도 남에게 해 끼치는 삶은 아니니 아쉬움은 많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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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5.18 17:49
이런 곳에 글 남기는 거죠. 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다. 예전에 제가 중간 관리자할 때 매일 스트레스 받아서 병원 다닐 정도였는데, 이 글을 보니까 갑자기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예전 동료들 가끔 보는데 사람들 잘 변하지 않더라구요. :) 좋으면 좋은데로 나쁘면 나쁜데로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인연을 만들어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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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벨
05.19 13:22
사람 안 변한다는 말
정말 안하고 살려고 애씁니다
나에게나 남에게나 그렇게 낙인 찍는 거
사람이 할 일이 아닌 거 같아서요
그런데
정말 사람 안 변하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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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05.19 00:00
힘 내세요.... !
저도 사과도 없고 제대로 과오나 실수도 인정하지 않는 주변 사람들 보면서...
기관 특성인가... 합니다만...
우리나라 다른 기관에서 일해 본 경력이 길지 않아 비교를 못하겠더라고요.
위로도 치이고 아래로도 치이고 옆에서도 치이고 하는 게...
할저씨 월급쟁이의 비애가 아닐까 합니다만...
이런 이야기하면 자영업 하는 친구들은 배부른 소리한다며 쫑코를...
사는 게 힘드네요.
그래도 이 말을 온라인에서라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케퍽이 있음에 힘을 얻으시고
또 곧 힘을 나눠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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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벨
05.19 13:23
다들 나름의 고충이 있겠죠
결국 어디가나 사람이 문제인데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사람 때문에 하루 더 살아가고
참 아이러니한 세상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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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바스코
05.19 07:42
저는 제가 잘못을 안했어도 아주 가끔 사과할때가 있습니다. 진짜 미운놈의 케이스인데 평생 그렇게 살라고 착각 속에 밀어 넣고 싶을때죠. 내가 독하게 싸워줘서 그버릇이? 고쳐진다면 그 미운놈 이득이니 잘하신겁니다 -
엘레벨
05.19 13:25
ㅎㅎ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는 잘못을 안했는데 말빨에 밀려서 사과를 아주 자주 하고 산다는 ㅎㅎ
어쩌면 이런 나를 쌈닭으로 개조시키는 게 불가능해서
이런 내 모습에 순응하고 합리화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서글프기는 해도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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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印
05.20 14:59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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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벨
05.22 00:17
감사합니다 ^^ -
포로리
05.20 20:46
점
- 도종환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신만 못보는 아름다운 구석 있지요.
뒷덜미의 잔잔한 물결털같은.
귀 뒤에 숨겨진 까만 점같은.
많은 것을 용서하고 돌아서는 뒷모습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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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벨
05.22 00:16
그러게요
내 뒤통수 내가 볼 수 없으니
제가 잘못한 면이 있겠지요
자아 성찰
자기 객관화
늘 되뇌이며 사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투정을 부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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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리
05.22 08:36
^^ 엘레벨님이 잘못한 면이 있다는 의미의 시는 아니었어요.
이미 털어버리셨겠지만 엘레벨님이 자책하실 필요는 없고, 다른 사람들은 엘레벨님이 스스로 보지 못하는 '점'(긍정적인)을 보고 있다는 의미의 시였습니다.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고, 나의 상식과 타인의 상식, 모두의 상식이 같지 않음을 인정하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함께 나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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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벨
05.24 05:59
감사해요... ㅎㅎ
남탓하는 것보다 자책하는게 낫다 생각하고 살자
하는 버릇이 오래 되어서요 ^^
그래도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늘 말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