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LED 램프와 블루투스 OBD-II 어댑터 & 안드로이드 스캐너 앱에 대한 잡설
2012.06.04 18:27
1. 마트나 차량용품 전문점에 가면 실내등이 아닌 브레이크등이나 후진등, 방향지시등용으로 쓰이는 LED 램프를 팝니다.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 꽤 골치아픈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은 알고 계신지요?(실내등은 법률적으로 알 바 없는 부분입니다.^^)
LED 램프가 일반적인 할로겐/제논 램프나 백열등에 비해 나은 점은 꽤 많습니다. 일단 전력 소비량이 적지 않게 줄어들어 차량의 전장 부분의 부하가 줄어듭니다. 후덥지근한 한여름 심야에 비는 퍼붓고... 이럴 때 차의 전기 계통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경우를 꽤 겪어보셨을 것입니다. 전조등은 LED의 직진성 문제로 쓰기 힘들다 쳐도(전조등은 넓게 퍼져야 합니다. 직진성이 너무 강하면 뒷차 목숨을 위협합니다.) 후면의 각종 램프나 안개등용으로 LED는 에너지 부담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우리나라 법률에서는 불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파는 것도, 사는 것도 죄는 아닌데 다는 순간 불법이다'는 웃길 수 있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파는 것이 불법은 아니기에 자동차 용품점에서 LED로 된 램프를 팔고 사는 것도 됩니다. 하지만 다는 순간 법률 위반이 되어 이대로 운행을 하면 과태료를 두들겨 맞습니다.
교통안전공단(LED와 관련된 단속은 교통안전공단의 관할이며, 구청이나 경찰은 그걸 대행합니다.)이 이 부분에 대해 내세우는 논리는 이렇습니다.
- 서드파티 LED 램프에 대한 인증 및 법률 관련 규정이 전무함. 억울하면 새누리당에 로비하세요.
- 규정이 없기에 LED 램프가 차량 운행에 안전한지 어떤지 알지 못하는 만큼 일단 불법.
- 단, 차량 설계시 LED 램프를 달도록 하는 '순정' 부품만은 허용함. 나머지는 규정이 없으니 불법.
- 또한 LED 램프를 차량에만 쓰라는 법은 없기에 사는 것과 파는 것에 대해서는 No Touch.
자신들이 시대에 뒤쳐졌다는 점은 인정을 하면서도 법률의 미비를 들어 훨씬 친환경적인 부품의 이용을 자랑스럽게 막고 계신 것이 우리나라 교통 시스템의 현실입니다. LED 램프를 몇 개 얻어왔는데(돈으로는 꽤 됩니다.) 이걸 어찌할까 참으로 고민스럽습니다. 우리나라의 친환경은 땅과 건축물이 관련이 없으면 친환경이 되지 않고, 친환경도 불법으로 몰아가는 멋진 곳입니다.
2. LED 램프와 함께 OBD-II 블루투스 어댑터를 하나 받아 왔습니다. 이건 차를 바꾼 기념(?)으로 하나 받아왔는데, 일종의 테스트 목적도 있습니다.
웬만한 요즘 나오는 차에는 다 달린 OBD-II 커넥터에 다는 넘인데, 이걸 달면 PC나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로 차량의 여러 정보를 보내줍니다. 오픈소스나 상용 PC용 스캐닝 툴 또는 안드로이드 스캐너 앱을 설치하면 엔진의 여러 정보를 볼 수 있어 차에 여러 게이지를 단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속도, 가속 수준, 액셀을 연 정도, 엔진 회전수, 전압, 냉각수 온도 등)
덤으로 레이싱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토크 그래프나 여러 주행 데이터를 그래프 형태로 뽑을 수도 있고, 많은 운전자들이 두려워하는 '엔진 이상 램프'가 뜨는 상태에서도 그것이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런 것인지 표시해줍니다. 툴만 좋으면 자동차 정비소에서 볼법한 '오류 지우기 신공'도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사용권을 넘겨받은 상용 PC용 스캐닝 툴이 있어 이러한 것은 이제 무선으로 쉽게 할 수 있게 된 것은 좋은데... 정작 제 차의 OBD-II 커넥터는 트립컴퓨터가 장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이쪽이 보기 편한데, 두 장치를 모두 달려면 OBD-II Y 케이블이라는 3만원짜리 케이블을 사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몇 곳에서만 비싸게 팔고 아니면 이베이를 뒤져야 하는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3.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류 제품은 자동차 정비나 모니터링에서도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앞에서 적은 블루투스 OBD-II 어댑터가 나오면서 커다랗고 불편한 스캐너를 지고 다닐 필요 없이 쉽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이 정보를 확인하고 자동차를 튜닝 및 정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도 이 점은 마찬가지인데, 복잡하게 아날로그 방식 게이지를 주렁주렁 매달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패드만 거치해 놓으면 훌륭한 튜닝카로 변신하기 때문입니다. 내 차가 도대체 속에서 뭔 생각을 하면서 돌아가는지는 '엔지니어' 성향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씩 갖고 있으니까요.
안드로이드용 스캐너 앱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Torque라는 넘인데, 외국에서 만든 것이지만 어느 정도 한글화도 이뤄져 있습니다. 상용 버전이고 기능 제한용 무료 Lite 버전도 있는데, 정품도 4.99$밖에 하지 않아 은근히 많이 사는 편입니다. 기능은 상용 PC용 스캐닝 툴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그래도 꽤 전문적인 기능을 갖고 있어 블루투스 기능을 가진 7인치나 10인치 패드를 유리창에 달아놓으면 그야말로 차에 게이지를 주렁주렁 달아놓은 것 같은 폼이 납니다. 꽤 유명한 툴이지만 사본김에 리뷰를 한번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코멘트 6
-
뮤리찌
06.04 18:32
-
라즈곤
06.04 18:52
오우~~!! 바로 OSD에 대한 궁금증이 나던 찰라에 설명해 주시는 센스~!!!
-
iris
06.04 19:46
OSD라뇨... On-Board Diagnostics는 레벨이 다릅니다. 레벨이.
OBD는 자동차의 엔진 및 중앙 제어 컴퓨터(ECU)와 연결하여 차량 상태와 ECU가 감지한 오류를 확인하여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그리고 그 연결 인터페이스를 말합니다. 지금의 자동차는 과거의 자동차처럼 그저 기계적으로 굴러가는게 아니라 ECU를 비롯한 컴퓨터와 각종 센서의 정확한 피드백과 제어를 바탕으로 최적의 효율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급발진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건도 일어나지만, 차량의 연비가 좋아지고 안전 개선이 이뤄진 것도 이러한 기술 때문입니다.
OBD도 여러 규격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OBD-II 규격을 씁니다.(옛날 차들은 OBD-I을 쓰는데, OBD-II와 완전히 호환은 안됩니다.) 2005년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 파는 모든 차는 이 인터페이스 커넥터를 달고 나와야 합니다.(이 이후 나온 차는 대충 운전석 왼쪽이나 오른쪽 바로 밑에 커넥터가 달려 나옵니다.) 여기에 ECU의 신호를 해석해주는 장치인 스캐너를 달면 바디 랭귀지로만 대화하던 차와의 관계가 조금 달라집니다. 저 넘이 말하고 싶은게 뭔지 이제 조금 알아듣기 쉽게 됩니다.
예전에는 OBD-II 스캐너가 수십만원씩이나 하는 거대한 넘들이라서 카센터나 차량 정비 마니아들이나 사서 썼는데, 지금은 스캐너 하드웨어 값도 수십$ 이하, 스캐너 소프트웨어는 오픈소스부터 싼건 몇 $ 안하는 것까지 나와서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무언가 화려한 게이지(계기판)를 달고 폼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삽니다. 튜닝 업체에서 달려면 게이지 하드웨어는 빼더라도공임비만 하나에 몇 만원씩 달라고 하는 타코미터, 공연비계, 가속/감속계, 전압계, 수온계같은 것이 단 몇 만원에 싸그리 해결이 되니까요.
KPUG와도 관련이 있는 분야인 것이 OBD-II 블루투스 어댑터를 활용한 스캐닝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이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카센터와 좀 한다는 마니아들이 스캐너를 쓰려고 태블릿을 산다고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 깔린 차 수, 그리고 카센타 수를 생각하면 시장이 좀 됩니다.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도 그 점은 마찬가지로 생각을 합니다.
-
OBD 인터넷에서 2~5만원이면 구입 가능해서 구입할까 말까 고민인데..
혹시 Torque앱에서 브레이크나 엑셀레이터 동작도 기록이 될까요?
-
iris
06.04 19:11
브레이크는 모르겠는데 액셀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합니다. 뭐 테스트해보면 정확히 무엇이 모니터링 되는지 알 수 있겠죠.
-
윤신영
06.05 07:12
이건 또 신세계군요. OBD-II 찾아보니 상품 설명에 torque 앱 캡쳐도 나오는군요^^
그나저나 제 차는 무려 1999년식인데.... 나중에 차를 바꾸면 함 고려해봐야겠네요.
차량쪽 관련으로 관심이 많이요.. 한번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