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 것 좀 재미없는 얘기입니다.

지금 후지테레비에서 방영하는 3분기 드라마중에 "ぼくの夏休み"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夏休み는 여름방학이나 휴가를 뜻하는데, 아이들이 주인공이니 우리말로 제명은 "나의 여름방학" 정도가 되겠습니다.


설정은 2012년 여름, 부모의 이혼에 의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보내지는 남매가

어느 기차역에서 타임스립을 해서 과거로 간다는 설정입니다.

문제는 과거가 쇼와19년(1944년) 여름입니다. 패망직전으로 일본의전쟁광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죠.

이해 여름 미군은 사이판/티니안을 함락시켰습니다. 전쟁의 커다란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었는데요, 

결국 미국은 이를 발판으로 삼아서 사이판을 태평양 횡단의 보급창으로 활용하고, 티니안은 빅보이를 위한 기지로 활용합니다.

빅보이가 사실 히로시마에 떨궈진게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끌어냈으니 44년 여름은 정말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이 44년 여름은 일본 입장에서는 정말 전쟁의 광기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를 보여준 형상이었습니다.

일본 본토에서는 "명예"와 "충성"이라는 이름으로 젊은 이들을 계속해서 전장으로 보내고 있던 시기고요.

(얘들도 자랑스럽게 가던 시기입니다. 지금도 일본을 보면 당시 젊은이던 사람이 나이 먹어서 그당시의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랑스럽게 느끼던 시기니가요 =_=)

반면 전선에서는 어디하나 이기는 곳이 없는 시기였습니다. 문제는 이기는게 없으면 항복을 해야 하는데

머리속에 이상한 생각만 들어있는 일본애들은 전장에서 질 상황이 오면 징용해온 노동자과 위안부는 사살하고

자기들은 군종들을 포함해서 집단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이판/티니안에서도 이런 경우가 나와서 수백만에 달하는 징용노동자와 위안부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위에 언급한 이 드라마를 보면 나름 "리얼리티"를 살린다고 하면서 이 전쟁의 광기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포스터 같은 소품들이나 행동들, 언사들 같은 것으로 말이죠.

문제는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참 일본애들이 자신들을 얼마나 시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지가 보입니다.

무슨 말이냐하면 

전쟁 나쁜 것->왜?->누구도 행복해지지 않으니까->진짜?->그럼 전쟁이라는 광기에 휩쓸려서 인간성이 상실되고 

공습 등을 통해서 수십만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으니까

이렇게 논지가 흘러갑니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죠.

공습 등을 통해서 수십만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답니다.

그럼 지들한테 당한 우리들은요? 역사적으로 수집된 점령국들에서 강제로 착출된 천만이 넘는 징용사망자들은요?

우리나라만 국한해도 여전히 사과한마디 안하고 있는 할머니들에 대한 문제는요?


이 드라마가 좀 심각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낮드라마입니다. 오후1시30분 정도부터 2시까지 방영합니다.

이 낮드라마는 주부들이 오전 일상을 끝내고 오후일상을 시작하기 전 휴식시간에 시청할 목적의 드라마로

보통 우리나라 아침드라마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이 낮드라마를 보면 한국 아침드라마의 인물관계도 같은 건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릴 만큼 복잡한 것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방학땐 애들이 집에 있기 때문에 이게 좀 갈립니다. 몇몇 테레비 방속국들은 여전히 애증물을 내보내지만

몇몇 테레비 방송국은 방학때(여름과 겨울철)의 낮드라마는 어른과 함께 시청이 가능한 가족드라마를 내보냅니다.

후지TV에서 방영하는 요 드라마도 어른과 함께 시청이 가능한 "가족드라마" 입니다.

집에있는 애들보라 이거죠. =_=

애들이 이걸 보고 뭘 알고 느끼게 될까요? 현재 3화까지 방영된 시점에서 심심해서 한번 훑어봤더니만 애들 반응은 뭐

"책에서나 봤던 전쟁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 "쇼와19년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뭐 이런 겁니다.

어딜 봐서 "잘" 알 수 있게 되었을까요. "잘" 알아야 하는 것들은 이 드라마에 1g도 안나옵니다.

"지들도 피해자"라는 인식을 이 드라마에서 걷어내버리고 나면 그냥 보편적 전쟁의 시대상만 보이거든요.


전쟁에 대해서 "잘" 알길 원한다면 교과서 문제 등으로 그런 짓을 하면 안되죠. 전쟁에 대해서 피해자라는 의식을

 -물론 일반 국민은 피해자일 수도 있겠죠. 100번 양보해서 말이죠 -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표출하면 안되죠.

사과도 못받은 더큰 피해자들은 그럼 어쩌라고요?

여튼 우연찮게 남의 블로그 들어가서 걸어놓은 드라마 제목만 보고 시청했다가 완전 아침부터 기분 잡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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