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친구가 5명이면 이상한 것인가요?
2012.08.31 17:10
이런 문제를 만능문답에 올리기도 그렇고 저보다 연륜이 많이 쌓이신 KPUG 회원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여기 써봅니다.
(진정한 친구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이런 무거운 이야기 보다는 인생 선배님들의 진솔한 생각이 궁금해서 당돌하지만 남겨봅니다 ^^;)
전에 만능문답에도 남겼듯이, 어제 대학원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저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는데는 성공한 것 같은데...
부족한 밑천마저 드러나서 결과는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대략 20분 가량 면접을 봤는데 면접을 마칠 때 쯤
노교수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지원자 학생은 진정한 친구가 몇 명이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자네가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친구 말일세."
생각하다가 문뜩 떠오른 사람 순으로 세어서 5명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계신 면접관 교수님 5분 모두 웃으시면서
"5명이나 된단말인가? 자네는 참 대단한 사람이군!"
이유를 말씀해보라고 하시길래 어버버 하긴 했습니다만...
우정이라는 것이 상당히 보기 나름인 듯 합니다만,
놀이친구, 술친구나 단순한 동기동창 같은 것은 모두 제외하고
정말로 먼저 저를 생각해서 연락해주고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에서의 연락 말고...)
저도 그 친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 발벗고 나섰던 일화가 있는 친구만 생각한건데...
진정한 친구가 5명인게 이상한가요?
면접을 보신 교수님들의 반응은 '많아 봤자 3명?'이라는 것이었는데...
여기 계신 KPUG 회원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코멘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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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8.31 17:16
가족간이라도 요한님 말씀처럼 해줄 수 있을 지...
친구 관계에서 내 생명을 자기 생명처럼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을진 개인적으로 의문인지라,
저는 "새벽 2~3시에 제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당장 급히 달려와서 같이 문제를 해결해줄 친구"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답변을 드렸는데 그 교수님께서 생각하신 기준은 저보다 훨씬 높았나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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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있게 3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불과 4년전....
목표, 꿈을 쫓으면서..
사랑도 우정도 돈도.. 다 포기하니....
그렇게 몇년 지나니 아무도없네요...
친구와 신뢰라는 것도 깨져가고요....
(많이 미안하네요.. 많이 기다려줬는데,)
돌아오니.. 이제 마눌님과.. 초등학교 동창들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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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8.31 17:39
소중한 분들이 많이 남으셨으니, 그분들과 함께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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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08.31 17:23
'진정한 친구'라는 잣대도 계량화 할 수 없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주제를 한 동화도 많지만 현 세대의 특성에 따른 우정 혹은 진정한 우정에 대한 정의를 새로 내릴 필요도 있겠네요.
이런 주제로 글을 쓴다면 길어질 수 있기에 간단히 저의 예를 들겠습니다.
저는 처음 친구를 만들때 제가 먼저 벌거벗고 그 친구 앞으로 갑니다.
즉 나의 약한 점, 못난 점을 먼저 보여준 후에 그 친구의 반응을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약하고 못난 모습을 보듬어 주고 이해해주는 친구를 저는 제일 먼저 리스트에 꼽아 두었고
그런 친구가 저 역시 대여섯 명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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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8.31 17:38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저도 아직은 미숙하지만 푸른솔님과 비슷한 방식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자신의 치부까지도 모두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면
진정한 친구라고 부를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이외에는 지인에 가까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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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서 그냥 문뜩 떠오르는 생각은... 어짜피 영원이라는건 없고, 언젠간 다 떠나 보내줘야 하는 것들...
인것 같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 사람들,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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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8.31 17:38
모두 다 변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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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네명정도.. 친구 둘.. 후배 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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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이
08.31 17:56
저는 남중남고를 나왔고,
고향도 나름 위계질서가 확실한 부산 출신인데다가,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상 남쪽 지방이 북쪽 지방 보단 확실히 남자간의 위계질서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과는 법대인데 08학번인 저를 마지막으로 후배도 없고,
활동했던 동아리는 여자가 대다수인 조직이라서,
정말 친한 후배가 없는게 아쉽네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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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릴 때 좁았단 것 처럼.......
나이를 먹으면 바뀌는 게 있지요.
괜찮은 질문이군요. 써먹어야지... ㅎㅎ -
낙랑이
08.31 18:55
아마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제가 좀 더 철이 들면 알지 않을까 합니다.
자신의 성격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말해보라고도 말씀하셨는데, 제 성격의 단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장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식겁했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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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쓰리유저
08.31 21:50
정말로 괜찮은 질문이네요. 안 괜찮은 점은 제 생각엔 저에겐 그런 진정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죠. 제 자신이 너무나 이기적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 하네요. 사람이 어느 정도 이상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서인지 자꾸 일정한 거리를 두어버리더군요. 믿어버리고 나서 배신을 당한 경우가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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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우에는 진정한 친구란 자신이 죽었을때 자신을 위해 울어주고 자신의 가족이 어려우면 부족하나마 도움이라도 줄수 있는 그런 친구를 의미합니다. (꼭 물질적인게 아닙니다) 저도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이 남한테 진정한 친구가 되면 남도 자신에게 진정한 친구가 될것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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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9.01 10:41
짝짝짝짝짝~
좋은 말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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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변하지 않고 나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친구란 단 한명도 얻는게 쉽지 않아요.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큰 성공입니다. 내 아내, 부모, 형제, 자식도 나를 위해 변하지 않고 희생하지 않거든요. 대신 부담 없는 좋은 친구는 많을 수 있죠. 나이 들 수록 '진정한'이라는 단어가 친구관계에 들어갈 수록 관계가 깨지는 걸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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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9.01 10:39
지난 수십년간 전 없음.
내가 남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자위하는 도움은 몇 번 있음.
줘도 아깝지 않은 친구라도 가지면 큰 위안이 되는 듯. 이건 2명 있음.
아깝지만 주는 친구도 1명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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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9.01 10:43
소울 메이터 급 : 내가 그 친구에게 주지 않아도, 그 친구가 나에게 줄 사람.
친구급 : 내가 10 을 주면, 3 은 자발적으로 돌려주는 사람.
가까운 사람 : 이 사람이 나한테 뭘 안주나 관계.
사기꾼 : 뺏아가기만 하는 사람. 이런 친구도 있긴 하지만, 친구를 가장한 사기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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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09.02 00:02
대게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질문에 5명이라고 대답하면 많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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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9.02 03:36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는 만나고 싶을때 만나자고 했을 때에 만나줄 수 있는 친구이네요...
살아보니 단 한명이라도 내 생명을 자기 생명처럼 생각해주는 사람이 드믈긴 하겠죠;;;
끄응~... 같은 질문에 저는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2~3명 있지만 그 사람들은 절 어떻게 생각할까 싶긴 하네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