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들러는 행복했을까?
2012.10.22 19:22
안녕하세요 비졀입니다.
요즘 조금 우울합니다. 사실은 꽤..
저는 프렌즈를 한 10번 정도 봤습니다. 완결 되기전에도 많이 봤었고 완결되고도 많이 보고 완결을 처음 봤을때
진짜 친구를 잃은것처럼 좀 먹먹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오늘 문득 프렌즈에 나온 챈들러라는 캐릭터가 행복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챈들러의 직업은 회계사( 잘 기억이 안나는데 그랬던 것 같군요 )로 자기의 친구들조차 제대로된 직장명을 모릅니다.
그래서 명대사 Transponster!! 라는 것이 나오게 되죠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라서 기억에 남네요)
(집걸고 자신들의 문제를 맞추는 내용의 에피소드 입니다 레이첼이 Transponster.. 를 외치게 되죠)
각설하고, 챈들러는 고액연봉자로 묘사됩니다. 자기가 뭘 하는지 친구들이 잘 모르지만 그래도 돈은 잘버는 직장인으로
나옵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걸 하고 싶다며 무급여 인턴으로 광고회사로 가버립니다.
와이프도 친구들도 하고 싶은걸 하라고 하긴 하지만.. 과연 정말 인생에서 자신이 뭘 원하는지를 (노는거 말고요)
알수가 있는가 라는 의문이 요즘에 많이 들어서 힘이 많이 드는것 같습니다.
친형님이 심리학센터에서 상담일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 이야기도 많이 들어보니 내가 하고 싶은게 아니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크게 느낌이 온 말은 택시기사님 말이었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하던도중에 하시던 말이 폐지를 주워도 철학이 있는 사람이랑 없는 사람은 다르다 라는 말을 했는데
분명 예전에 한번 들었던 말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들으니 엄청나게 가슴에 박히더라구요. 나는 내 직업에 철학이 있는가..
도대체 뭘 위해서 나는 이렇게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나게 슬퍼져버렸습니다.
챈들러는 행복했을까요?
저의 행복은 어디 있을까요
답이 없는 질문을 계속 자신에게 하니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가 엄청 납니다..
다들 행복한 저녁 되고 계신가요^^?
프렌즈의 힘을 빌어 제 속마음을 살짝 비춰봅니다.
코멘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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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nipple이 3개에 담배피던 모습도 있었군요
한번 정주행 다시 한번 할까봐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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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10.22 20:48
3rd 니플에.. 불임에.. 나름 불행의 아이콘인데 엄청 게그 캐릭이죠..
저도 군대에서 프랜즈를 접하고.. 3번이나 정주행 했을 정도로 프랜즈 팬입니다.
아직도 어디서 조이가 살아 있을것 같아요 -_-;
아참 첸들러의 직업은 데이터 프로세서 였습니다. 정보 처리 기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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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도 하나 없어요. 혼자 흡연자죠. 아쉽게도 그 드라마 끝나고 크게 성공한 출연은 없었던 것 같아요.
조이가 사망했나요? 아직도 잘 지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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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10.22 21:02
아 현실세계에 정말 조이가 있을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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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있을겝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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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에나와서 좀 성공했던걸로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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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들러의 직업은 IT 계통의 관리직이었던거로 기억합니다.
극중 자기도 자기 직업을 정확히 모른다고 했던 것과 챈들러가 고소득을 보였던 것은 당시의 버블을 상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닷컴버블 시절에 어느정도 크기가 되는 회사들에서는 명확히 뭐라고 정의내리기도 힘든 비전문적인 이도 저도 아닌 관리직들이 많이 생겨났죠. 그리고 실제로는 하는 일 없이 고소득을 올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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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생각은 못했네요.. 그래도 야근도 좀 하는것 같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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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최근에 처음으로 정주행 했습니다.
저도 마지막회에 집 문닫고 나갈때... 진짜 친구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어요~ ㅜㅠ~
처음엔 단순 재미로만 봤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좋은 드라마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친구"라는 관계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조금씩 다룬 드라마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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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기회 있으면 HD로 정주행 해보세요.
요즘 유럽 어딘가에서 HD로 Friends가 방영중이랍니다 ^^
가끔 SD레벨로 보면 좀 뭔가 남아있는 사각형 프레임이 좀 아쉬웠었는데 HD급으로 다시 나오고 있더군요
신납니다. (대신 한글자막은 안맞다고 하네요.. 저는 대사를 다 외워버렸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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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해하고 있는 바로는 이렇습니다. (사실 정확한 답은 내주질 않았으니 각자가 이해하는거 ㅎㅎ)
프렌즈를 제작하게 된 동기로는, 각자가 자신의 삶을 뒤로 하고 뉴욕이라는 대도시에 와서, 뉴욕이라는 땅에서 새로 알게 된 새 친구들과의 만남이 평생을 같이 한 친구처럼 여겨지고 동반자가 되어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거라는 제작진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 점에서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새 삶을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도 상당히 닮아있구요. 자기 고향에 오래 살면서 어릴적 친구를 자주 보아온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거예요.
프렌즈에서 챈들러를 제외한 주인공들은 각자의 꿈을 찾아가고 있죠. 그게 돈이 되던 안되던, 성공을 했건 안했건 말예요.
로스는 그 꿈을 교수라는 소위 사회적 성공을 이룬 캐릭터입니다. 레이첼과의 러브라인을 이끌어 가기 위한 모든 사전준비과정을 갖추었습니다. 로스가 가난하거나 사회적인 성공이 없는 캐릭터라면 러브라인이 심각해져버릴수도 있지만, 로스는 그럴 걱정이 전혀 없는 캐릭터죠. (찌질한게 문제일뿐...)
피비는 애초에 꿈 자체가 모호한 일종의 히피적인 모습을 보이구요. 조이의 꿈인 배우는 소위 사회에서 "정신차려라"라는 이야기를 듣는 꿈중에 하나인지라 피비와는 각별히 가까운 모습을 보이죠. 피비는 단지 성공이라는 측면만으로 볼때는 거의 낙오자에 가까운데,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리며 배우생활을 시작한 조이는 피비에 대해 강한 동질성을 느끼고 있죠.
모니카는 꿈을 가진 젊은이가 보여주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모습인데, 요리사의 꿈을 가지고 어느정도 능력도 보이면서 실천해갑니다. 돈에 대한 관념도 상당히 현실적이죠. (다만 청소에 대한 강박이... 요리사로서 좋은 재능이겠죠.)
레이첼이야 처음부터 철없는 돈많은 집 딸내미로 등장해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별로 중요하게 나오지도 않습니다. 취직도 난데없이, 성공도 난데없이 됐다가 실패도 난데없이 되는, 그냥 일종의 드라마적 캐릭터 정도고, 레이첼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프렌즈 전체에 가장 중요한 메인 스토리인 로스와의 러브라인을 만드는거였으니깐요. 향후에 미혼모로서, 미국의 젊은이들의 한 층을 대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챈들러... 젊을때는 그 누구보다 히피적이며 별짓거리를 다 해왔던 모습을 보이지만, 사회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지위를 이어가는, 결국 현실에 안주한 캐릭터의 대표죠. 사실 대부분이 이렇게 사는거잖아요. 그냥 큰 기업에 들어가서 그냥 시키는 일을 하고, 젊을때의 모습은 한때의 추억이자 치기에 불과하고... 하지만 돈은 나름 잘 벌고 잘 먹고 잘 살아요. 그런다고 그런 현실이 괴롭게 느껴지지도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을 비하하지도 않구요.
바로 지금 그 TV를 보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결국 그렇게 되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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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근데 챈들러도 결국 꿈을 찾아가요 본문에도 적었지만
무급여 인턴으로 광고회사로 들어가버립니다. 그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필력이 좋으셔서 더 궁금합니다 ^^;
아마 챈들러는 직장에선 좋은 친구를 사귀지 못했던게 Friends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자신이 하지 못하고 있는 꿈을 찾아 다니는 녀석들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
댓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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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그 스토리가 없을 경우 챈들러가 자기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즉 챈들러의 "꿈과 현실"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지 않기도 해요. 사실 그 스토리가 없었다면 애초에 Visual님도 챈들러에 대한 생각 자체를 안했을거 같지 않나요? 저는 그렇더라구요.
참고로 챈들러의 직업은, 계산을 주로 하는 작업이지만 소위 사회에서 알아주는 직업인 회계사는 아닙니다. 친구들조차 회계사인줄 알지만, 본인이 "아닌데? 내 직업이 뭔지도 모르냐?" 라고 반문하는 장면이 나와요. 챈들러의 직업은 의도적일 정도로 작가가 감춰버리는 인상을 줍니다. 아마 특정 직업을 정해버리면, 사회가 변해서 그 직업군이 중요해져버릴 경우 챈들러의 캐릭터 자체가 변질되어버리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해놓은 장치가 아닌가도 싶어요.
결국, 젊은 청춘의 노도와 같은 시기를 끝내고 각자의 삶을 시작하게 만드는것도 챈들러와 모니카였죠. 뉴욕 근교에 따로 집을 얻으면서 프렌즈는 끝나니깐요... 그들과 가장 가까웠던 Joey는 결국 외전격인 드라마를 통해 아예 뉴욕을 떠나 LA로 삶을 옮기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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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솔직히 그 스토리는, 궁여지책에서 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스토리가 진행되고 다들 나이가 들다보니 다들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잖아요. 조이도 돈걱정없이 살고 있었구요. 그래서 가장 지금까지 무난하게 사회생활을 한 챈들러를 이용해서 분위기를 좀 다잡으려고 한게 아닌가 해요.
피비는 여전히 어려운 삶을 살지만, 피비가 그 궁곤한 삶을 힘들게 느껴버리면 캐릭터가 무너져버려요. 피비의 캐릭터는 프렌즈가 처음 시작할때, 바로 전 시간에 방송했던 TV 시리즈에 나온 어슬라(같은 배우죠.)를 모델로 하고 있죠. 그런데 같은 배우에 같은 캐릭터가 바로 연결된 방송에 나와버린다면 캐릭터가 희미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클레임에, 어슬라의 쌍동이 동생이라는 아이디어를 냄으로써 허락을 받은거거든요. 피비의 캐릭터는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는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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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답변 달아주실지 몰라 쪽지 보내겠습니다. 혹시나 하고 봤는데 답변이 있어 놀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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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프렌즈를 별로 재미있게 보지 않았는데...
이 글을 보고 처음부터 보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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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보셔요 잼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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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더이상 안달릴줄 알았는데 더 달렸군요. 관심 감사합니다 ^^
제 기억의 챈들러는 그냥... nipple이 3개인.....
항상 즐거운 사람....담배필때 가장 행복해 보였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