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kpug이라면 제목에 언급한 책을 읽은 분들이 많겠죠. 학부 때 읽었는지 석사 때였는지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했던 기억이 나요. 요약하면, 러시아 생물학자인 알렉산드르 류비셰프가 평생 자신이 쓴 시간을 기록하고, 통계내고, 최대한 활용하며 살았던 이야기입니다. (링크는 요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isoinlove&logNo=60109942968 )


사실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가능할지, 좋은 건지 회의적이었죠. 그런데 십몇년 씩 공부하다 보니 왠지 제가 노예가 되는 느낌이더라고요. 석사논문, 종합시험, gre, toefl, 박사논문, 구두시험, 논문출판, ... 등등, 남이 나에게 떠안긴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정신없는 삶. 끝없이.


그러다가 올 중순 쯤 류비셰프 책이 생각나서 찾아서 다시 읽고, 한번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두 달은 시행착오가 있었죠. 에버노트로 메모한다거나, 종이에 쓴다거나. 그러다가 전용프로그램을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Time Recording Pro라는 안드로이드 앱으로 시간 사용량을 범주별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기록을 내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더군요.


결과적으로, 깨어있는 동안 쓰는 모든 시간을 적은지 넉달 되었습니다. 다음은 지난 달에 쓴 시간과 그 수치들의 넉달간 변동추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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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트 다 퍼센티지 단위입니다. 더 세부적으로 기록했지만, 차트에는 대분류만 나타내는 게 효율적일 것 같아 여섯 개 카테고리로 뭉뚱그렸습니다. (즉, 예를 들어, Personal에는 운동, 식사, 샤워 등이, Research에는 논문집필, 문헌조사, 문헌분석 등이 포함됩니다.) 


이렇게 일일이 적고 나서 알게 된 것은, 강의를 다니면서 길바닥에서 버리는 시간이 20퍼센트 이상이었다는 거네요. 웹질하면서 버리는 시간도 꽤 많았고요. (이 두 가지가 Miscellaneous를 거의 모두 차지합니다. ㅠ.ㅠ) 그렇지만 뭘 어떻게 효율화하려는 것보다, 내가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훨씬 큽니다. 비교하자면, 똑같은 돈을 써도 잔고에 얼마 있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와 비슷하죠. 철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음미되지 않은 삶은 가치있는 삶이 아니다" (소크라테스) 뭐 이런 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kpug이 팜커뮤니티였을 때에는 pda를 가지고 pims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게 큰 관심사였는데, 이젠 옛날 말인가 싶네요. 그럼 즐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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