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제 1 원칙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2012.11.07 23:50
순진할 때 자주 하는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그 사람은 변할꺼야'라는 기대감이죠.
사회생활 하다 보면 뼈저리게 느끼는게 하나 있죠. 바로 사람은 절대로 안 변한다는 겁니다. 거의 절대적인 법칙 (아니 현상)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좀 순진한 편이라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종종 '그 사람은 더 나아질꺼야'라고 기대 했다가 된통 당하곤 합니다.
꽤 오래전 군복무 시절 바로 밑 후임이 두명이 들어왔었어요. 한명은 매우 비상한 편이고 나머지 한명은 매우 부족했습니다.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어 보였어요. 눈치는 거의 바닥 수준이고, 암기력도 없고, 운동도 못하고, 느려 터졌고, 게으르고......그 땐 왜 그랬는지 그 친구 사람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 했었죠. 결론은? 사이만 나빠졌지요. ㅎ
사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그들 시각에서 봤을 땐 나야말로 절대로 변하지 않는 사람일껍니다. 시간이 갈 수록 더욱 강해지는 그 알 수 없는 고집불통...
사실 방법이 있긴 합디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면 거의 마법처럼 사람이 움직이는 그런... 하지만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에는 나의 기준이 너무 높다면? 결국 깨는 수 밖에 없죠. 저는 포기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만. 그런 방법이 결국 관계의 승자로 남더군요.
위와 같은 생각들을 한건 사실 이유가 있어요. 밑에 있는 직원 중 한명(여자)이 요즘 실수 투성이 입니다. 제대로 하는게 없어요. 뭐 하나 지시하면 자기 맘대로 보고도 안하고 수정하고, 일주일 짜리 해외출장 보내줬더니 출장 다음날 휴가 기안을 올리고(이건 그럴 수 있음. 다만 사전에 보고하지 않아서 그렇지), 팀 회의중에는 대안 없이 반대 의견을 보이는가 하면, 자주 실수하는 부분을 수정하라고 지시 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고. 거의 인내력의 한계를 느껴 따끔하게 혼 냈더니 이젠 나만 보면 슬슬 피하네요. 어찌하여 팀장이 팀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그런 상황 입니다.
오늘 하루 생각을 하며 내린 결론은 그냥 그대로 인정 해 버리자는 겁니다. 혼 내봤자 바뀔 것도 아니고요. 쉽게 말하면 내가 감수할 부분은 감수하고 가는 그런.
혹시 사람 따끔하게 혼내서 내 편으로 만드는 노하우라도 있음 좀 알려주세요. 이런 것에 약하다 보니 힘이 모자라는군요.ㅎ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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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다메
11.08 00:21
요즘 저도 그런걸 많이 보는데, 정말 화나죠. 이제는 싫은소리 안합니다. 제가 굳이 나쁜남자가 될 필요가 없어요. -
방치해두면 혼자 분기탱천?하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지죠;; 저는 철저히 모른척합니다 안그러면 또 사고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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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1.08 01:30
ㅋㅋ
고생이 많으십니다.
잘 이해...합니다.
토닥~ 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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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11.08 02:20
그렇죠...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더라구요.
바뀐 것처럼 보이던 사람도 한순간 뿐이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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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11.08 02:40
몇십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바꾼다고 바꾸어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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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레이너
11.08 02:46
사람이 변할때는 두가지 입니다.
죽을만큼 어떠한 충격이 왔을때
그동안 알던 성격이 사실이 아닐때
이 두가지 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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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eraesthetic
11.08 03:04
'모든게' 그렇지만 변화될 필요가 없으면 변화되지 않습니다. 우리모두가 철저히 이기적인 사람들이라 눈치빠르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이라면 '알아서' 변화되지만 그런 스펙이 안되면 주변사람들과의 마찰과 실수속에서 마모되면서 변화되기도 하죠. 그런 스펙도 안되면 도태되는 거구요. 전 사람들은 다 쓸모가 있다 생각하며 그 사람들 수준에 맞게 일거리를 나눠줍니다. 그래야지 팀의 평화와 질서가 유지 되지 그렇지 않으면 배가 산으로 가죠. 능력대로 일거리를 나눠주면 깨닮음을 얻는 직원은 분발하기도 하고 아니면 점점 입지가 좁아지면서 빈자리가 생기겠죠. 전 이게 정글의 법칙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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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될 필요가 없다면 변하지 않는다' 는 말이 진리인 듯 합니다. 필요에 따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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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11.08 06:15
오늘 하루 생각을 하며 내린 결론은 그냥 그대로 인정 해 버리자는 겁니다.
--> 그만큼은 약간 변한 거네요.
포장은 잘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오늘 하루 생각을 하며 내린 결론은 그냥 그대로 인정 해 버리자는 겁니다"라고 하는 것처럼
나이들면서 포기하는 게 생기는 것 같습니다.
좀 부드러워지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해도 안 되니.... 포기하지요. 순응하고.....
어쩌면 그런 게 더 좋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쁘든 나쁘지 않든 좋든 남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니, 관계는 좀 더 부드러워지죠.
다만, 그 사람의 모습이 반복되는 것을 가끔 지켜보는 답답함은 있지만, 화는 덜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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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여(타협이라고 쓰고 포기 혹은 인정이라고 해석함) 사는게 나와 그들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거라는걸 머리로는 이해 하는데 가슴으로는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는걸 보니, 젊은거 맞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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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가 있긴 합니다. "한계를 넘어간 경험"을 하면 바뀝니다. (물리적 언어적 타격이 포함되나, 그걸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그 경험이 대개는 법적 제약에 걸리지요.............ㅋㅋ
그래서 아이 때 말고는 변할 리가 없습니다. 아이 때는 작은 외부 요인에도 영향받는 약한 존재니깐요.
그래서 교육이 중요합니다. 끈질긴 교육이든... 따뜻한 교육이든...
다만 요즘 세상은 너무 자극적인 게 많아서... 점점 변화가 가능한 교육이 가능한 나이가 점점 어려지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부모 잘 만나야 하는 걸까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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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11.08 10:15
짧은 생각이지만 보고 정신이 투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어찌보면 포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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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
11.08 11:24
그런데 직장에서 선임에게 보고 제대로 하지 않고도 괜찮나요? 제 성격이 좀 무르긴 합니다만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 부하라면 이건 조금 위험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동감이요. 결혼도 비슷한것 같아요.
연인들도 오래 사귄 다음에 결혼하거나 아니면 동거해보거나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딸가진 부모 중에서 동거 찬성하신 분도 2명 봤습니다. (단, 외국거주 한국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