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박2일을 보시나요?
2010.02.10 11:11
작년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 때 아마도 케이블 방송으로 가장 많이 봤던게 1박2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거의 4년동안 보지 않았던 저로서는 참 재미있게 느껴졌었지요.
1박2일에서 백미라 일컬어지는게 복불복게임이었지요. 그런데 몇 편 보다 보니 조금 거슬리는 말이 있었습니다.
" 나만 아니면 돼"
서로 서로 챙겨주는 팀이 아니었던가? 나만 아니면 된다니...
그리고 거기서 벌칙을 피하기 위해 난무하는 속임수들.... 물론 예능 프로그램(예능이라는 의미가 그런건지는 처음 알았습니다)이라서 재미를 주기 위해 그런다고 하더라도 아이들도 참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은데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몇 편 아이들하고 그 프로그램을 함께 본 후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큰 아이는 속임수에 속는 사람이 바보같다고 했습니다. 속이는 사람은 편하게 지내거나 혹은 상품을 더 받으니까 거짓말 자체는 좋지 않지만 속이는 행위가 때로는 옳다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작은 아이는 무조건 이기는 사람이 좋다고 하더군요. 상대방을 속였는데도 괜찮냐고 했더니 이겼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아차 싶더군요. 그래서 당분간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기 전까지는 그런 예능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않기로 와이프와 결론을 내렸습니다. 뭐 4년을 안봤는데 안봐도 문제는 없겠죠.
예능 프로그램에서 교훈이나 감동 뭐 이런 걸 기대하지는 않습니다만 속이는 게 정당하게 느껴지게 하거나 혹은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런 류로 재미를 유발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 만들어지는 하나 하나가 미래의 우리 아이들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 그냥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코멘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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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bell
02.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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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10 11:18
아 그런 컨셉도 가능하군요. 약간 모자란 사람들의 리얼 이기주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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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이들에게 위험한 거였군요. 아이들의 가치관은 한번 박히면 바뀌기 쉽지 않은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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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2.10 11:17
흠... 제가 볼때는 어짜피 다 짜고 치는 고스톱 그냥 시간때우기로 보는건데...
아이들 에게는 좋지않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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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일하게 본방 사수해서 보고
스카이X이프에서 재방송도 해주는데 티비만 켜면 나오니까 ㅎㅎ 티비는 뉴스아니면
1박2일만 봅니다. 리얼이라는게 없는건 맞지만 복불복 게임할때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너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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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02.10 11:19
아이들과 대화해서 그런 부분을 고민하시다니 저도 배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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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해피선데이 15세 이상인지는 뚜렷하지 않지만 분명 전연령가는 아닌 프로그램으로 기억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도 15세 이상이 아니던가요?
시청 연령이 안 지켜지는 현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볼 때는 가급적 지키도록 하고, 아니면 Dr. Asprin님처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할 거 같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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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02.10 11:23
"개그는 개그일뿐.." 이런 생각으로 예능프로 봅니다.
무도는 거의 챙겨 보구요.. (거의 IPTV로..)
남자의 자격도 가끔 봅니다만.. 1박2일은 거의 안봅니다.
강호동 나오는 프로는 시끄러워서.
그러고 보니 무도에도 "나만아니면 되" 무한 이기주의 는 있지만 , 종국엔 모든 멤버가 다 같이 하더군요.
역시 저는 무도 빠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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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고민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아스피린님 좋은점 배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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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커플^^*
02.10 13:02
정말 생각해 본적 없는 일이었네요.
하지만 의견이 정말 동감되네요. 나쁜거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걸 의식 못하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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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tery
02.10 13:03
요즘은 TV를 볼 시간이 잘 없기도 하지만, 혹여 보게 되더라도...1박2일은 잘 안보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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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람
02.10 16:50
그나마 1박 2일은 자연이라도 아름답게 나와서 좋습니다.
패밀리는.. 지겨울만 하니 끝나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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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02.10 17:15
간혹 본방이나 재방 보면서 느꼈던 부분입니다.
공영방송에서 "나만 아니면 돼" 라고 공공연하게 외치다니요.
아무리 12금 또는 15금이라고 해도 온 가족이 같이 보는 시간대에 편성하고선,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는 것은 어불성설 입니다.
방영 시간대를 밤 11이후로 하던지.
예전에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수 많은 초등학생들이 침대를 가구로 생각안해서 틀렸다는 기사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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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2.10 23:15
음... 1박2일... 이기주의 모습은 웃어넘길 수는 있지만,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겐 정말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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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드클리프
03.10 17:43
이제는 재미가 없어진...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이나... 컨셉은 '약간 모자란 사람들의 리얼 이기주의'라죠.
그 안에서 간혹 동료애 같은 것도 나오곤 하는데요.....
일단은 방송이라는 것 자체가 리얼이라는 게 없고
재미 삼아 진행되는 것이 전부라서 저는 크게 신뢰하지 않습니다만...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 팩트와 연출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교육적으로는 위험한 것 맞습니다 -_-;;;
그래서 '예능'이라고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