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할아버지들은 다 옳은가? (부제: 불쌍한 논문 편집장들의 이야기)
2013.02.26 08:08
아래 논문 편집 언급이 나와서 이어씁니다.
저는 요즘 자랑스럽게 (ㅠ.ㅠ) 무료봉사로 논문 assistant 편집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워드에서 스타일 고르게 맞춰주고 페이지 번호 삽입하는 (쉬워보이지만 어려운) 일을 하고 있어요. >.< 일감이 너무 많아서 (혹은 저희들이 게을러서) 맨날 마감때문에 고생하는데요. 작년 12월 이슈는 노르웨이에 사는 아일랜드 출신 할아버지가 초빙 편집장으로 대신 일해준다고 해서 얼씨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12월 다 끝나가는데 원고를 안 주는 겁니다. 최종 탈고는 불쌍한 저랑 편집장인 동료 둘이 (라고 쓰고 거의 제가) 다 시간 걸려서 수작업으로 하거든요. 그러다가 크리스마스 케잌을 굽기 시작할 때쯤 원고를 무려 10개나 던져주는 겁니다. 보통보다 2배나 많은 양인데, 보통보다 2배나 몹쓸 수준이었어요. 나름 regular expression을 구사한다는 저도 고쳐도 고쳐도 이건 끝이 없는 겁니다. 그러다가 수준 미달인 3개를 짤라내자고 회의로 합의보고, 초빙 편집장에게는 제가 회의 결과 보고 메일 보냈는데 답이 없네요. ??
그리고 또 나머지 7편을 저 혼자 지지고 볶고 있다가 이번에 새로 나온 컨닝방지 온라인 시스템(plagairism detection solution)을 넣어서 하나씩 돌려봤는데, 허걱! 7개중 하나가 그냥 날로 먹고 있네요. 서너개 논문을 짜집기 해서 보낸걸 우리가 그냥 승락한 것입니다. '독일 교육부 장관도 박사학위 논문 짜집기 걸려서 자리를 내놓는 마당에 이런건 안되!' 라고 생각하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참고로 요즘 이런 시스템이 잘 나와서 함부로 도용하면 안됩니다. 카피된곳은 색칠까지 해줘요. 그 논문 61% 싱크로율을 보였지만 실제로 보면 거의다 배낀 거더라고요.
이제, 자야지.. 그랬는데 그 초빙 편집장이 그 먼 노르웨이 먼거리에서 수신자를 무려 5명이나 포함시켜 힘들게 메일을 보낸 거에요. '밤 늦게 까지 수고했다.' 이런말을 들을 줄 알았는데, 자길 무시하냐며 막 화를 내네요. -_-;;; 속으로는 이 사람 이러니 아직도 교수 못하고 있지.. 라고 생각했지만. 최대한 공손하게 사과하면서, "편집일이 너무 힘들어서 편수를 줄이다 보니 일이 이렇게 된걸 이해해주세요." 라는 식으로 답장 써서 보냈습니다. 대부분 쉽게 화내는 사람이 쉽게 화도 풀리지 않을까요? 그 할아버지 아마 자기가 이긴줄 알고 웃으며 자러 가지 않을까라고 생생해 봤습니다.
암튼 요약하면, 외국인들 대할 때는 언제나 마음을 놓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피부색 다른 사람이 성가시게 하면 무척 무시하고 성내네요. 그리고 백인에 금발에 수염 멋있게 난 나이먹은 교직원 이라고 다 똑똑한거는 아닌것 같아요.
코멘트 4
-
유태신
02.26 12:43
-
반대로 여자분들 중에는 엄청 매력적인 눈도 있어요. 파란색이랑 오렌지색 눈 갖고 계신 여자분들 각각 만나본적 있는데 정말 빨려들어갈 것 같더라고요. 하도 시선이 마주치니까 본인들도 웃으면서 그래요. 사람들이 잘 쳐다본다고요. ㅎㅎ
-
purity
02.26 20:10
제가 외국인들 대하는 자세는... '저것들이 언제 뭘 또 요구할까? 뭘 만들어달라고 할까? 무슨 불평을 온 사방에 C.C. 달아서 보낼까?' 입니다. 한국인이나 외국인이나 국적과 인종이 뭐가 되었건 믿음은 의심과 증오 다음에~@@;; -
믿음은 의심과 증오 다음이라는 말씀이 참 맞는 것 같습니다. 같은 이웃 나라끼리도 애증의 감정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으니 어쩌겠어요. 이 나라들 끼리 축구 시합하면 양쪽이 장난 아니죠.
영국~프랑스~독일, 스웨덴~핀란드, 핀란드~에스토니아, 핀란드~러시아, 에스토니아~러시아, 일본~한국~중국
전 외국인들(특히 백인) 눈을 보면, 멍청해보인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말이죠... 쩝.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