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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접니다.

 

특히 전자기기란 쓰다보면 시대에 뒤쳐지고, 보통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더이상 쓰지 않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한떄 다큐멘터리 가운데 화성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에 구형 CPU가 탑재된 이유가 안정성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이런거야특수한 경우고 보통은 떄가 되면 갈아야 하죠.

 

그런데 새걸로 바꾸든 안바꾸든간에 오랬동안 사용한 물건을 잘 못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비단 아이폰 뿐 아니라도 전역 후 아버지께서 노트북을 사주신다길래 고른 50만원짜리 LG X-note 랩탑, 현재 사용하는 아이폰4s 전에 쓰던 LG싸이언 오렌지폰, 대학 입학 기념으로 사촌 누나가 선물해줬는데 작년에 결국 줄이 끊어져버린 스와치 시계... 더 길게는 초등학생 때 어머니가 사주신 벅스버니 토끼인형, 어렸을때 가지고 놀던 새 총까지....

 

쓸 수 있든 없든, 지금 쓰고있든 안쓰든 간에 오랬동안 정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하지 않는 옛 물건들은 상자에 정리해서 모아두곤 합니다. 중고로도 안 팝니다.

 

잘 버리는게 하나 있긴 합니다, 냉장고 정리할 때 식재료들. 같이 살던 룸메형도 "버릴 땐 화끈하게 버리는구먼"했습니다. 사실 잘 버리는건 식재료 뿐인데 ㅋㅋㅋ. 그나마도 최후의 최후에만...

 

여튼 아이폰 4s를 쓰면서, 솔직히 처음 받았을때부터 뭔가 "오 이건 왠지 기스나면 가슴아프겠는데"싶었습니다.

 

갤투를 개통했다가 영 마음에 만들어서 바로 개통철회해버릴떄까지도 케이스고 필름이고 아무 생각 없었는데, 아이폰은 왠지 너무 이쁘게 생겨서 개통하자마자 케이스 구하고, 케이스 도착할 떄 까지 제품 필름(처음에 붙어있는)도 안떼고 애지중지했네요.

 

그 뒤로 지금까지 꽤나 애지중지 써온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3gs랑 베가레이서를 중고로 사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습니다(이래저래 분해조립하고 프로그램도 이것저것 해보는게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어느덧 아이폰4s 쓴지도 1년 4개월...

 

문득 막 굴러다니는 삼쥐스를 맘편하게 쓰다가 범퍼에 필름에 덕지덕지 붙은 포에스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행여나 상처날까 애지중지 불편함 감수하고 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었어요.

 

제 아이폰은 블랙 범퍼, 액정에는 하이폴라앱스 아크릴 보호필름, 이어폰세이버/독세이버 장착, 뒷면엔 보호필름+자체제작(디자인은 정품케이스 구매해서 그림 딴 신과함께 무늬)한 뒷판스킨, 거기에 플라스틱 투명판까지. 옆면에는 헨드릭스 측면보호필름도 붙였네요, 범퍼 씌움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렇게 하면 "떨어뜨려도 걱정엄성!"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 외에 따라오는 불편함도 많습니다.

 

디자인이야 둘째칩니다. 디자인 이쁜건 저도 좋지만... 정든 제품이란 입장에서 못생겼든 잘생겼든 다 오랜 친구니까요.

 

1.간혹 크기가 안맞는 사제 충전잭을 쓸 땐 범퍼에 걸려서 안들어갑니다. 그래서 독커넥터(충전단자부분이 정품처럼 얇고, 암30핀 부분이랑 수30핀부분이랑 높이차이가 있어서 범퍼착용때문에 사운드독이나 키보드독 이용에 문제있는 분들을 위한 제품)까지 사서 혹여 그런 케이블 있으면 씁니다.

 

2.묵직합니다. 제가 손이 그리 크지 않고 보통사이즈인데, 범퍼 끼우면 그 미세한 차이가 은근 불편하더라고요. 한손으로 쓰기가 약간 불편합니다. 삼쥐스가 그립감이 쩔긴 하는데 아이폰4s도 생으로 쓰면 전 그립감 충분히 좋더라고요. 근데 범퍼때문에 묵직해져서 다소 불편합니다.

 

3.보조배터리케이스 사용이 불편합니다. 특히 제가 사용하는 보조배터리가 아이배츠 보조배터리인데 신박하게도 케이스처럼 끼울 수 있는 보조배터리인데 그 보조배터리 안에 갤럭시s2 배터리가 들어가는 형태라서 활용도가 엄청합니다. 한국에선 주변에 널린게 갤투니 여차하면 그친구들한테 배터리 빌려서 충전하고, 갤투인 친구가 배터리가 없으면 제가 뺴서 주곤 했습니다. 근데 범퍼를 끼면.... 케이스형 배터리는 장착이 안되죠. 그래서 보조배터리를 쓸 떄마다 꼈다뺐다꼈다뺐다...... 위에 1에서 언급한 독커넥터를 끼면 어설프게나가 장착이 되긴 됩니다. 독커넥터로 인해 단자가 살짝 올라가서요. 하지만 제대로 장착된게 아니라 언제 빠질지 아슬아슬하죠.

 

 

 

이럼에도 불구하고 쓰고있는 와중에, 오늘 문득 삼쥐스와 다른 전자기기들을 보면서 왜 이래야하나 싶더라고요.

 

 

잠시 고민하다가 범퍼 벗기고 이어폰세이버/독세이버 빼버리고 뒷판 투명플라스틱 판도 뺐습니다.

 

아이폰에 붙어있는건 하이폴라앱스 아크릴 보호필름, 뒷판보호필름, 그 위에 자체제작한 스킨, 옆면에 측면보호필름, 그리고 홈버튼 스티커 뿐이네요.(사실 이것도 많긴 합니다만, 전에 비해선 많이 편합니다. 이 상태로 보조배터리에 창작도 되고요 ㅋ)

 

 

언젠가 기스나거나 떨궈서 상처나면.... 솔직히 가슴 많이아플겁니다. 으이구 아깝기도 할거고요.

 

하지만 제 성격상 어차피 이걸 아무리 예쁘게 쓴다한들 중고로 팔 일은 없을테니......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바로 생폰만들어버렸습니다.

 

며칠 써봐야 알겠지만 뭔가 좀 더 제 폰이 된 기분이네요.

 

아무런 스트레스나 불편함 안주고 최고의 기능 뽑아주는 삼쥐스, 엑스노트처럼요. 비록 외형은 낡고 기스나고 심지어 찍힌 곳도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내가 오래 손때묻히며 써 온 오랜 친구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1년 4개월만에 생 폰이 된 4s. 솔직히 며칠 쓰다가 덜덜 떨면서 다시 범퍼를 씌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뭔가... 연애 초기에 잘보이려고 애쓰고 실수 하나에도 벌벌 떨던 초보 연인에서 한 단계 발전한 느낌이 드네요.

 

엑스노트 랩탑도, LG싸이언 오렌지 폰도 모두 그랬는데 유독 아이폰4s는 좀 오래걸렸네요.

 

앞으로도 잘 써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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