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본 터키 여대생의 답답한 갤럭시 S3 사용기
2013.05.21 21:31
얼마전 한국에서 터키로 돌아온 친구가 만나자고 해서 나가서 놀다 왔습니다. 터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화이트 리스트 제도가 아직 남아 있는 곳으로 세금때문에 휴대폰 가격이 하늘을 치솟죠.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외국에서 들어올 때 많이들 휴대폰을 사갖고 옵니다. 이 학생도 갤럭시 S3를 사왔더라고요. 때 마침 저도 지난 달에 한 대 사서 정작 저는 못 만져보고 친척에게 바로 선물을 했기 때문에 궁금해서 이것저것 만져봤습니다.
참고로 이 처자는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이쪽으로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병아리 회계사 입니다. 제가 알던 여자들 중에 vlookup 함수도 사용할 줄 아는 2명중에 한명입니다. 그런데 S3에서 엑셀은 어떻게 여냐고 묻더군요. -_-;; 역시나 비싼 돈 주고 휴대폰 사 놓고 주구장창 카톡이랑 페이스북만 해왔더라고요. 한국에서 이걸 현금 일시불로 샀을테니 엄청 비쌌을 것 같네요. 지금도 한국에서 S2는 현금 일시불로 사면 80만원이 넘는데 말이죠.
우선 둘이 동내 바닷가에 있는 배 위에 있을 때 우리 지금 어디가는 거냐고 구글 지도를 켜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도가 뭐냐고 되묻더군요. -_-;;;
그렇게 둘의 핸드폰 놀이는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좀 봐준다고 하니 왜 여기 이상한 앱들이 있는데 지워지지도 않냐고 하네요. KT 통신사 앱들이라서 못 지운다고 했습니다. 자기는 Vodafone을 쓴다고 지워달라고 하는데, 못지운다고 했습니다. -_-;;
또 DMB라고 씌여진 아이콘이 뭐냐고 묻길래 터키에서는 못 보는 TV라고 했습니다. 이 기능때문에 가격이 조금 더 나갔을 텐데 자기는 한국에 있을 때 뭔지도 몰랐다내요.
그리고 이 휴대폰에 엄청난 버그가 있다고 하면서 왜 진동으로 해 놓아도 사진 촬열 할 때 찰카닥 하는 소리가 나냐고 묻더군요. 이 여학생이 누굴 도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카메라 셔터음이 나서 매우 불편(?) 하다고 합니다. -_-??? 이건 한국 제품은 법으로 다 소리나게 했다고 설명해 줬습니다.
그 외에 S3의 수퍼 기능인 메시지 읽다가 귀에 대면 전화 걸리는 거라던가 전화올 때 화면 뒤집으면 잠잠해 지는 기능이라던가 알려주니 잘 안 쓸 것 같지만 신기해 하더군요.
앞으로는 S3로 업무도 보게 하려고 Evernote랑 Google Drive를 깔아줬습니다. 반년 동안 쓰면서 이런게 있는 지 처음 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
둘이 앉아서 맥주 마시다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 지 말이 오고 갔습니다. 저는 Taylor Swift의 노래들은 다 좋아 한다고 하니 바로 그자리에서 Simple MP3 Downloader 라는 앱을 켜더니 다운 받아 주네요. 이 노래 듣기 기능은 아이폰에는 없고 안드로이드 폰에서만 있어서 자기는 이 폰으로 골랐다고 합니다. -_-;;
안드로이드나 이걸 채용한 스마트폰 제조 회사들이 겉으로는 자신들 제품으로 사용자들은 업무 향상에 큰 도움을 받을 것이며 게임/음악/영화/도서 관련 종사자들은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개척할 수 있을 꺼라고 광고하지 않았나요? 이 여학생이 유일하게 지출하는 것은 매달 통신비이고 집 인터넷-wifi를 구축할 상황이 안되니 한달 500M로 빠듯하게 노래 다운받고 페이스북에 사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걸 한국에서 들고 올 때 10만원 정도 추가 세금도 냈을 텐데, 휴대폰 값이 너무 아까워요. -_-;;
한국에 계신분들은 더 스마트한 스마트폰 사용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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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onse
05.2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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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향
05.22 01:08
..... 스마트폰을 피쳐폰으로 쓰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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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05.22 05:33
그래도 불법으로 MP3 다운 받는 것은 아주 기본으로 잘 알고 있더라고요. 안드로이드 이렇게 가면 안 될텐데요. -
터키사랑
05.22 16:53
비단 터키만 그렇겠습니까?
우리나라도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카톡이랑, 인터넷 서핑정도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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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han666
05.22 17:24
뭐 컨텐츠에 대한 의식은 그나라의 국격이라고 봅니다.
저도 동영상 제작을 하는데 들어가는 백그라운드 음악들은 직접 제작하거나, 저작권 무료의 음악을 골라넣는데...
예전같으면 귀찮아서 아무 음악이나 넣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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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행불량
05.22 21:54
그래도 전 Jorte와 Evernote 없으면 업무가 무지 불편해집니다. 아참..Camcard도 돈 값 확실히 합니다. ^^ -
MakeItBetter
05.23 11:08
갤삼쥐 유심기변용 중고로 사면 그닥 비싸진 않았을텐데.. 과연 그 ㅊㅈ가 그걸 알고 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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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ItBetter
05.23 11:10
근데 DMB가 있다는걸로 봐서는 갤삼티 같은데, 터키의 사업자가 SK LTE 주파수와 호환될까요?
그게 안된다면 비싸게 갤삼티 사서 갤삼쥐로 쓰는꼴...
(물론 갤삼티가 사양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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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5.27 23:20
더 스마트하게 써야할텐데....음 음 -
FFK953
05.29 22:57
휴대폰 OS와 음원 다운로드를 결부시키는 건 성급해 보입니다.
아이폰 빠돌이인 제 학교 후배는 토렌트로 왕창 다운 받아서 앨범 아트 입히는 등의 작업을 해준 후 아이폰으로 옮겨서 듣고 다니더군요.
안드로이드는 폰 자체에서 될 뿐이고, 그거 안된다고 불법다운로드 할 사람이 안하는 건 아니죠.
그리고 안드로이드 유저 = 불법다운로드 뭐 이런 시각을 가지신 건 아니시겠죠?
제 주변에 iOS쓰는 사람들 있지만, 그 사람들이라고 불법 다운로드 안하는 건 절대 아니더군요.
다만, iOS기기로 옮기는 게 서툴어서 주변사람의 도움을 구한다는 게 차이점? ㅎ
제가 보기에 iOS는 인터페이스 등에서 유저가 자기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 보다 좁아서
"(개발자인) 내가 고안한 내 방식이 최고다" "나를 따르라" 는 독선적인 면이 있어서 이대로 가면 안된다고 봅니다.
자기랑 닮은 단점을 가진 사람을 보면 싫어한다고, 제가 독선적이라 그런지 독선적인 면을 가진 iOS가 저는 참 싫더라구요.
저는 잡스 지가 아무리 잘났어도 너는 너, 나는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같은 맥락에서 커스터마징 범위가 좁은 콘솔게임기기도 별로 안좋아합니다.
엑박, 플삼 둘 다있지만, 세세한 셋팅은 역시 PC에서 잘 지원해 주죠.
iOS나 아이폰같은 기기들을 보면, 플삼 진영의 그란투리스모같은 게임이 연상됩니다.
그란때문에 플삼을 샀지만, 저는 제가 하는 게임, 제가 가진 기기라고 무조건 감싸는 체질이 아니라 그런지
단점을 호되게 얘기하는 바람에 그란빠돌이들로 부터 욕 좀 먹곤 했었죠. 하지만, 저는 제가 정상이라고 봅니다 ㅎ
광신자들의 작태를 쏙 빼닮은 빠돌이들이 비정상이죠 ㅋ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쓰는 사람이 대부분일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