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9RA청이 맞습니다.
2013.07.08 10:35
토요일은 오전에는 썬팅에 블랙박스를 달고 오후에는 아버지 등산화 쇼핑을 갔다온 뒤 저녁에 버스와 기차(싸무궁화)를 이용하여 대전에 저녁밥을 얻어먹으러 갔다 왔습니다. 이날 점심때 비가 좀 온다는 것이 위대하신 9RA청의 '초단기' 예보였습니다. 무슨 며칠 뒤 예보도 아닌 단 두시간 뒤의 예보입니다. 그런데... 비는 한 방울도 안오고 흐려지지도 않았습니다. 덕분에 그늘에 있는데도 불타는줄 알았습니다.
어제 9RA청의 예보는 점심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저녁에는 강한비가 내리고 새벽에는 매우 강하게 쏟아진다, 그리고 오늘은 오전까지 비가 꽤 온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서 자료 정리나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초단기 예보조차 하나도 맞지 않는겁니다.
오전 10시 기준 단기 예보로는 12시부터 빗방울이 내렸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비는 한 방울도 안내렸습니다. 12시가 되어서야 단기예보를 바꿨습니다. 그 때보 오후 1시부터는 비가 왔어야 했습니다. 역시 안왔습니다. 2시에 갱신한 초단기 예보에서는 3시부터는 비가 왔어야 했습니다. 역시 안왔습니다. 이런식으로 초 단기 예보를 12시간동안 계속 비->흐림으로 바꿨습니다. 이 예보가 맞은 것은 밤 12시였습니다. 그것도 '밤새 왕창 온다'가 아닌 12시~2시 정도에만 좀 오고 나머지는 오다말다 수준이었습니다. 아침까지 왕창 내렸어야 했던 비는 아침에는 완전히 그쳤습니다.
9RA청은 기상이변이네 예산이 없네 하면서 날씨 예보가 어렵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예산을 별로 안주고 내부에서 해먹는 것도 있으며 확실히 기상이변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달 뒤 예보도, 며칠 뒤 예보도 아닌 한두시간 앞의 초단기 예보조차 전혀 맞지 않을 정도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미용실 원장님보다, 노인정 영감님보다 더 날씨를 못맞출 정도면 이 넘의 정부기관이 왜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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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7.08 11:20
어찌해서 중국의 한반도 일기예보가 더 잘 맞는 건인지... 신기할 정도...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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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7.08 17:34
당연한 거 아닐까요 http://scienceon.hani.co.kr/109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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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울나라는 지형이 독특하니.. 뭐 기상청 직원분들도 더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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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7.08 13:07
진짜 예보가 아니라 오보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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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07.08 14:43
비오면 얼릉 홈페이지 업데이트 하는거 같아요.
오전에 앱을 보니 오후에 비온다는데, 오후에 안와서 앱을 보면 흐림으로 바뀌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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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7.08 16:04
옹호하는 건 아닌데... 동네마다 차이가 큰 것 같네요.
동네 예보로 돌려놓은 게 오히려 더 욕 먹게 된 원인 중 하나일 수도...
성남과 안양, 서로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닌데...
한 쪽은 비 오고, 한 쪽은 비 안오고... 그러나, 둘 다 예보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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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7.08 16:51
어설픈 변명을 하자면... 일기예보 자체가 데이터의 축적 이후에 하는 작업인데 흔히 말하는 그 비싼 슈퍼 컴퓨터 사서 뭐하냐는 이야기에 데이터 축적을 하고 있는 거지요.
이전보다 축적되는 데이터의 양도 많아서 보다 세밀한 지역 예보를 하긴 하지만 그만큼 세밀한 지역에 대한 데이터는 사실 아직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고...
말이야 필요한 지역마다 AWS를 놔두면 된다고 하지만 이놈이 예측에 필요한 데이터를 쌓는 시간 자체가 사실은 30년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대충 설치하고 나서 운용하고 있는 상황인 거 같아요.
게다가 말 그대로 기후가 변화하고 있는 조짐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으니 기존 데이터에 대한 오차는 더 커지는 상황이고....
야구의 타자마냥 50% 정도라도 맞으면 잘 맞추는 상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은 오히려 위의 댓글처럼 관절염 앓으시는 분들의 예보보다 나아봐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니 더 안타까운 일인 것 같네요.
그래서 아예 태풍같은 중형 이상급의 기상현상은 차라리 예보하기가 나은 것 같습니다. 기상청에서도 나름 고생하실 거에요.
물론 어디에나 있는 그런 공무원적 마인드에 참 그런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날씨가 오보이면 그 분들인들 오죽하시겠습니까....
라는 제3자가 하는 어설픈 변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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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hetoilet
07.08 22:36
반도의 날씨는 변덕스러워서 맞추기가 힘들다느니 하는 레파토리를
제가 30년 넘게 듣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오전에 하는 오후 예보도 안믿습니다.
제 생각에는 인재가 부족한 문제인 듯합니다. 아직 모든 가치가 잘 먹고 잘 사는데 집중되어
있고 그래서 의사네 판검사네 그런 쪽으로 머리 좋은 아이들, 사람들이 쏠리는 거겠죠.
항상 이 쏠림이 문젭니다. 가치가 다양하지 못하거든요.
뭔소리냐 세상이 다 그런거다라는 큰 착각을 합니다.
영국은 여름 잠깐 제외하면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합니다.
유럽 날씨가 대개 그렇지요. 근데 그런 날씨를 맞추는 애들은 대체 뭔지 희한합니다.
비가 오다 말다 하다가 해가 잠깐 나오는 시간도 대충 맞추는데 말씀이죠.
반도 날씨는 저기 대서양 날씨에 비하면 매우 지긋하고 얌전한 날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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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7.09 01:43
제 억측으로는 현장에 나가 날씨를 몸소 관찰하며 공부하지 않고 그저 책상머리에서 공식이나 지식만 외워 해결하는 자세의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주요 지역별로 기상학자를 파견해서 각각 10년씩 해당 지역을 날씨를 조사해서 기록해 자료로 삼더라도 슈퍼컴보다 더 나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 기록을 그저 컴퓨터에 넣을 생각만 하지 직접 맨손으로 분석할 생각은 해보기나 했을지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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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연구를 맨손으로 분석하는건 말이 안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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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7.09 12:33
뭐 현상은 잘 모르겠으나,
추측컨데 아무래도 내공부족아닐까요?
원체 변수가 많은 Chaos 시스템인데다가, 뭐 푸른들이님 말씀대로 시작한지 얼마돼지도 않은 상태구요.
영국이야 뭐 2차 세계대전 초유의 사건 D-Day날 오전 날씨가 잠깐 갠다... 뭐 이런걸 총사령관에게 보고할 정도이니...
(그리고 그나라는 워낙이 변덕스런 날씨잖아요. ㅋㅋ)
친구들과 한잔하면서 우스갯소리로 각지역마다 관절염 앓으시는 분들께 날씨정보를 받아서 예보를 하는게 더 정확하겠다는 말들을 한적이 있습니다.
기상청도 여러가지 힘든점이 있겠지만 기상정보가 필요한 업종에서는 일본 예보를 돈주고 받아본다는 얘기를 듣고는 또 한번 기관에 실망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심심하면 한번 가서 보는 정도로만 이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