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일까.
2013.07.08 14:08
에, 예전에 꾸준하던 유령상어입니다.
이제 또 꾸준히 와볼 생각으로 글 또 써봅니다.
저는 굉장히 고민이 많은 타입입니다.
특히나 아이가 생기고나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고민을 하는듯 싶습니다.
물론, 아이랑 놀때는 진짜 좋아요. 이젠 제법 잘 걸어다녀서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는 재미도 있고요,
아이도 아빠랑 놀면 이리저리 던지기도 하고.. 한시간씩 안-_-고 다니기도 해서 좋아하는것 같아요.
얼마전에 아이를 데리고 이런저런 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 아이는, 적어도 인간을 인간으로 대우해 주는 곳에서 살게 하고 싶다.
제가 아이와 계속 같이 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희생해야 할 것들이 있죠.
칼퇴.
칼퇴라는 말에는 사실 많은 것들이 숨어 있습니다.
직장내 평가를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야근은 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고,
이직이나 창업을 위해서 준비해야할 것은 업무 시간 이외에 해야 하기도 하고..
암튼, 원활한 직장생활, 혹은 다음 스텝으로의 준비를 할 시간은 어느정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내 아이가 아빠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좋겠지만,
혹시나 이 아이가 음악이나, 운동이나 이런 것에 재능이 있다면 어떻게 하지.
이런 고민이 드는 겁니다.
굉장히 이른 시간에 결정을 해야 하고,
많은 노력과 뒷받침(이라고 쓰고 사실은 돈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 필요한 그런것들요.
이런걸 내가 밀어줄 수 있을까...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대충 아시겠습니다마는..
아이의 덩치가 저를 닮았어요. 솔직히 운동을 시켜볼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열심히 벌어놔야겠죠. 근데 아이는 아빠랑 노는걸 좋아해요.
글을 쓰다보니 신세한탄처럼 됐네요.
저는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가서 아이랑 한시간 놀고 재우고 집에서 야근 || 다른것 준비를 할까 합니다.
ps.
인탐 하려고 봤는데 15,000 케퍽 달성해야되더라고요.
열심히 활동하고 인탐 달릴게요. 좀만 기다리세요. ㅋ
코멘트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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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7.08 14:48
부모의 가치관과 아이의 적성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나라의 교육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많이 다를 거 같구요. 오히려 주입식 교육이 입시경쟁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고, 저 역시도 그런 교육 환경이라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데 동의합니다.
그런데 자녀 교육이 예체능이라고 한다면 참 난감하네요. 한국의 예체능 교육이 어떠한지 상술하지 않으셔도 아실 것 같구요. 예체능하면 부모의 경제력이 없으시는 어렵고, 예체능하다가 뜻대로 안되면 퇴로 역시 없어요. 그리고 예체능에서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해도 한국 사회에는 정말 스타급이 아니고서는 색안경 끼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야근은 공무원도 이제 많이 합니다. 공사, 기업은 말할 것도 없구요. 야근은 기본이고, 철야도 기본처럼 받아들이는 곳도 많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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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44
저는 그 입시제도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어떻게 해야할지를 당췌 모르겠습니다.
예체능도 사실 재능의 한 종류이고, 할데까지 해보고 못하겠으면 치워버리는게 맞는것 같은데요,
퇴로도 없고, 그야말로 월드클래스의 재능이 아니면 꽃피우기도 어려우니...
사실 야근은, 아무도 안하는게 제일 좋은거죠.
공무원도 야근한다....는데 그게 왜요. 일 많으면 하겠죠.
저야 태생이 천출인 IT 노동자다보니 야근이 많은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만,
이게 어느 정도는 '사람을 부품으로 봐서 그렇다'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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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7.08 15:32
허걱!
유령상어님이 출몰하셨군요!!!!!!!
벌써 아이의 아버지가 되셨다니 ㅠ_ㅠ
세월의 흐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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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15
그러게말입니다.
언제 밥이나 한끼 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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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7.08 15:33
평범한 소시민의 딜레마죠...
아이의 어린시절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같이 있어주려면, 아이의 미래를 대비해 준비할 수가 없다는....
미국 영화를 보면 대개 아이의 어린시절 추억이 더 중요하다는 식으로 그림을 그립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욕심만 없으면 실업수당만으로도 먹고사는 데는 큰 지장이 없는 나라들 얘기고...
우리나라는 물려받은 유산이나 복권당첨이 없는 한 당장 먹고살기 위해 밤낮 없이 일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결국 자손들의 미래를 위해 내가 준비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습니까?
뭐,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실업수당으로 죽을 때까지 먹고 사는 걱정 없는 나라가 될지도 모르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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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7.08 16:10
음 저는 아이를 한국에서 키울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뭐 또 유색인종으로 해외 생활 하는것도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제가 겪어본 학창 생활만 생각해도 아이에게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면 한국 교육을 받게 하고 싶지는 않네요..
저도 부모님등 가족이 없었으면 한국을 벌써 떳을수도 있겟지요...
나중에 한국에서 굳이 교육한다면 대안 교육도 괜찮을것 같네요.. 애 성적에 욕심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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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22
저도 요새 슬슬 나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입시 환경이 이렇다면, 대안교육도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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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7.08 16:19
IT만 안하면 된다고 봅니다...
좀 더 여유로운 삶을 바라신다면 한국은 아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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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45
한국도 IT만 안하면 진짜 괜찮나요?
뭐 저야 태생이 천출이라... IT를 포기하기 보다 한국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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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7.08 16:42
오죽하면 제가 이 텍사스 엘파소 촌구석에 있겠습니까? -
으윽, 아픔이, 아픔이 느껴지네요...
저도 한 20년 전쯤 공부하러 유럽으로 가는 후배에게,
"아예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그때 부연한 말이, "너는 공부하러 가니 그렇게 해라. 난 아이가 한국인으로 자라길 바라기 때문에 못 가겠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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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7.09 14:35
감사합니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보니 국적이라든 지 애국심이라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그냥 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있게 성장하기만 바랍니다. -
유령상어
07.09 15:45
전 한국에서만 살았어도... 국적이고 애국심이고 잘 모르겠네요.
저도 비슷한 바람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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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07.08 19:16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별다른 재능이 있지 않고, 모든 면에서 보통보다 좀 못하게 태어난 사람.
그러한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의,식,주를 인간답게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사람 살만한 곳이라고요.
우리는 어떻습니까?
뛰어나지 못하면, 사람간의 경쟁에서 타인을 밟고 일어설 수 있어야만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 있습니다.
수능 등급과 내신 등급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상대평가이며, 사람간의 상대평가 경쟁으로 되어 있지요.
대학에서도 상대평가로 성적을 매깁니다. 딴 사람을 눌러야 내가 올라가는 구조...
이미 이러한 사회풍조에 물들어 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일등 한 사람이 맞는 것이고 이 외에는 일등에 비해 뭔가 더 틀린 사람인거지요.
이 험한 나라에서, 그나마 아이가 있어서, 그래서 가정에서는 행복하다는 것이 아이러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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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46
네... 마지막 문장이 와닿네요.
아이가 있어서 행복합니다만, 아이에게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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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7.08 20:47
공감100배네요ㅜㅜ
회식땡땡이 한두번도 아니고
그때 다른 한분이 날리는 맨트
"애는 혼자만 키웠나"
나도 키웠지만 그렇게 하지않았다는 멘트에 화가 나더라고요
키워봐놓고 이해를 못해주니까요
참고로 10시쯤 직장이 끝나는데 회시까지하면 1시가 넘으니 어린아이둘 키우는 입장에선 부담 백만배 -
유령상어
07.09 15:47
그럴때 쿨하게 악담 날리세요.
"전 나중에 아이에게 존경받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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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7.09 19:15
그러게요 담에 또 그러면 그래야겠어요 -
토토사랑
07.09 00:07
저는 한국 사회를 감히 저주받은 사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내나라가 싫어서 그러는건 아닙니다.
단지 내가 꿈꾸고 기대했던것과는 정반대로가는 사회모습에 실망했을 뿐입니다.
제가꿈꾸는 사회는 누구든 열심히 일한만큼 사람답게 살수있는 사회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가면 갈수록 승자가 모든걸가지고 나머지는 노예로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어요.
노예들에게 일 시켜놓고 자기들은 골프치러 다니고 해외 여행에, 룸싸롱에...
요즘 주변에 노총각, 노처녀들이 왜이렇게 많은지.. 그것도 40대.... 죽어라 일만하는 노총각, 노처녀들...
네델란드 교과서에 한국이 이제 선진국이라고 했다는데...
한국사회는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왕따시키고 짓밟고...절대 다름을 임정하지 않죠.
특이한놈은 밟아야 직성이 풀리는 기성세대.... 그리고 그걸 빼닮은 자식놈들...
그러면서도 박xx 욕하면 너는 에ㅁ ㅣ도 없냐고 그러고... 언제부터 대통령이 국민의 어머니였는지...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나라의 경제, 문화, 교육, 언론, 정치, 부동산을 장악하고 있으니...
게다가 일찍 죽지도 않아요....
앞으로 50년은 미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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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47
50년이면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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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아빠
07.09 03:22
혹시 캐나다에 사시느 분 있으신가요?
전 캐나다 위니펙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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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47
거긴 좀 살만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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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7.09 10:53
토닥토닥. 별 생각없이 5년 생각하고 미국 취업했다가, 나이 많다고 국내 취업이 안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세금 많이 축내면서 공부한 지라, 들어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정말 5년만에 돌아갔었어야 하는.. 그냥 즐기며 살렵니다. 며칠전 아시아나 사고 이후에야 알게된.. 샌프란 공항이 미국서 네번째로 위험한 곳이라는 건 함정. ㄸㄷ -
onthetoilet
07.09 13:53
왠지 슬프네요 -_- -
유령상어
07.09 15:48
아........
오지 마세요. 대신 절 불러주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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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7.09 12:26
아직 애들 초등학교에 보내기 전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만,
말씀하신 내용에 백배 공감입니다.
글쎄 저는 요즘 아예 포기하고 산다랄까... 쩝..
조금만 더 크면 같이 놀려고 하지도 않을 것 같아 주말에는 빡씨게 같이 놀아줍니다만... 여전히 걱정입니다.
직장의 나이 좀 되시는 분들과 제 나이 세대는 많이 다른 세상을 살고 있죠. 그러니 '나 때는 안그랬다', '애는 혼자만 키웠나?' 라는 말이 나오는게 어찌보면 당연할지도요.
보편적인 일은 아니지만, 저 처럼 그래도 좀 규모가 있는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기준으로보자면,
과거에는 아빠는 회사가서 돈 벌어오고, 엄마는 집에서 가사일하고, 애들은 공부 열심히...
뭐 이런게 사회의 보편 타당한 일반 개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회사에 몸바쳐 충성하면 한창 경제적으로 커가는 시기였으니, 진급도 쭉쭉하고, 월급도 쭉쭉 오르고....
회사가 팽창하는 시기에는 항상 사람이 모자르니 이것저것 기획해서 빵빵 터뜨리는게 가능하고
맨날 야근하고.... 성과도 인정 받고.... 또 그렇게 희생하는 것이 미덕인 시절.
요즘 세상은 그게 아니죠. Work and Life Balance 이런 이상한 입바른 소리하면서도
뒤로는 '왜 너는 희생하지 않느냐?'라고 하죠.
옛날에 그렇게해서 윗분들이 되신 분들은 저 같은 사람이 이해가 되겠습니까....
차마 다른 사람이 피해 입을까 미안해서나마 겨우 미니멈 맞추는 수준입니다.
저도 생각은 '아... 인제는 무언가 나만의 것을 준비해야겠구나...'
라고 굴뚝같은 생각이지만,
인제는 나를 위해 뭘해야할지 막막하기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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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7.09 15:50
네, 저도 비슷한 고민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어느 정도는 개념이 박힌 회사에 다니는지라, 야근을 강요하진 않네요.
대신 일이 많아서 그렇지...
전 아침에 열심히 놀아주고, 저녁에 일찍와서 놀다가 집에서 야근하고.. 이러고 살고 있는데요,
이게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지도 모르겠고....
그러고보면 저는 아무것도 남는게 없기도 하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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