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래 유령상어님 글 보고 씁니다.

초등1학년 아들 키웁니다. 제 아들, 제가 볼땐 호기심 매우 풍부하고, 유머감각 있고, 감수성 풍부하고, 규칙을 잘 지키고, 자존심이 세고, 승부욕 있습니다. . 증거요? 시속200km로 4만km 가려면 며칠 걸리는지 궁금해 하고, 해가 지는 저녁노을 보고 눈물을 줄줄 흘리고, 아빠와 약속한 할당 시간 이상 아이패드 게임 안하고, 시 주최 웅변대회 유치부 최우수상도 받았어요. 엄마랑 바둑 두면 엄마도 이겨요. 제 눈엔 새끼가 이뻐보인다지만, 지극히 정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다니는 학교에서 인증제라는걸 해요. 줄넘기 인증, 한자 인증...인증 받으면 넌 통과한 애, 넌 실패한 애 하고 나눠 버립니다. 미친거죠. 못 넘는 애들은 '난 인증 못 받았어' 하고 느끼게 되겠죠.

얼마전 담임선생님이 알림장에 '줄넘기 연습이 매우 필요합니다' 라고 며칠 연속 썼다는걸 알았어요. 물어보니 3개 했고 어떤 여자애랑 같이 반에서 꼴찌래요. 몇개 넘어야 인증 되냐고 했더니 60개 랍니다. 세상에 이런.... 어른도 60개 넘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요??? 어쨌든 애 엄마가 하두 속상해 하길래 며칠 집중과외 시켜서 결국 인증된 인간 만들었어요. ㅡㅡ;; 어쩼든 인증제도 안에서 제 아들은 패배자로 분류 됐겠죠.

그런데 과연 이런 교육이 아이에게 나쁜지 좋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주변에 보면 영미국가로 중학교때 부터 보내는 부모 종종 있죠. 과연 그들이 커서 사회에 합류했을 때 행복해 할까요. 사실 인생은 이상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현실적입니다. 나 이외엔 아무도 날 도와주는 이 없고, 나에게 유리한 것이 공평한 것이고, 힘 센 놈이 다 먹어 치우고, 윗 사람 도움 없이 가능한 것은 거의 없고...그게 현실이라, 그것과 동떨어진 것을 현실인양 애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결국 한국은 이상과 먼, 지극히 현실적인, 그러나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환경이기에 애증의 대상인...뭔가 그런 존재라는 거죠.

어느 나라, 어느 사회를 가도 기득권은 신생 군소집단이 힘을 얻지 못하게 가진 수를 다 쓰고, '공평한 기회'라는 장치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밖에요. 가령 '거 봐라, 니넨 애초에 안되는 애들이잖아' 이 한마디를 날리기 위해 기회를 주는 모양새를 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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