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젊은데 자유롭지가 못합니다.
2013.08.07 11:21
저는 올해 36입니다. 학교도 1년 일찍 들어갔고, 대학도 재수 안하고 들어가서, 휴학 없이 4년 채우고 졸업하고, 군대 가서, 전역 하자마자 회사 출근 그리고 결혼, 4명의 사내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취직 직전에 인턴 끝날 때 1주일 휴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쉬어 본적이 없습니다. 그 1주일 휴가조차 1주일 내내 잠만 잤습니다.
프로그래밍 분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었는데, 취직하고 회사 적응하고 하느라 관심만 갖고 취미로만 합니다. 이 분야로 일해보고 싶었는데, 좀 비슷한 분야에서 통계 프로그래밍 하니까 비슷한 걸까요. 아직 한참 젊은 나이인데, 생각 하는 것은 참 어르신처럼 점점 늙어가는 것 같습니다. 몇 번 새로운 시작 새로운 기회가 있었는데도, 아내나 가족을 생각하느라 접은 기억도 있구요. 홀몸이면 걍 여행 다니고 하고 싶은대로 다 하면서 살텐데, 아내도 있고 가정도 있는 몸이니 쉽지가 않군요.
그래서 저는 다른 방법을 찾아서, 천천히 제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하나 하나 해보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은 취미로, 영어는 학원으로, 대학원 공부는 야간으로. 이렇게 해서라도 하면서 몸도 축나고 아내도 힘들고 아이들도 힘들고. 과연 이럴 가치가 있을까 이루고 나서 늘 고민하게 되는군요. 뭐든지 할 때에는 신념에 차서 하는데, 하고 나면 회의가 들고는 합니다.
정면돌파~!가 가장 좋은데, 그게 안되어서 그런가 봐요. 뜬금없이 KPUG에 넋두리를 적어 보네요.
코멘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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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07 11:52
화이팅입나다... -
으으 36에 많은것을 이루셨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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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사랑
08.07 12:03
화이팅 -
하뷔
08.07 12:07
아이가 넷이라... 36년 동안에 많은 것을 이루셨군요.
저도 요즘 해색주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고민을 많이합니다.
딱히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는 않지만요.
뭐 어쨌든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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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07 12:11
으으 36에 많은것을 이루셨네요 ㅠㅠ. (2)
으헝헝헝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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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hay
08.07 12:32
으으 36에 많은것을 이루셨네요 ㅠㅠ. (3)
화이팅!!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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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36에 많은것을 이루셨네요 !!
난 왜사는지...뭘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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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40 바라보는데 이제껏 뭐하며 살았나 싶네요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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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8.07 16:39
저랑 꽤 비슷하십니다.
저는 1년 일찍은 아니지만 12월생이라 좀 빠른 편이고, 현역으로 대학입학, 바로 대학원 입학,
병특 (연구특례, 60개월)으로 입사해서 사회생활 개시 (이때가 만 나이로 23세 10개월),
첫직장을 2002년 5월 16일에 그만두고, 5월 18일에 새 직장 출근 (구미 --> 창원)
새직장을 2004년 7월 30일에 그만두고, 8월 2일에 새 직장 출근 (창원 --> 서울)
그작장을 2005년 2월 25일에 그만두고, 2월 28일에 현직장 출근 (서울 --> 대전)
현재 우리나이로 42에 햇수로 18년차 입니다만, 연속으로 5일 이상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 때 방학 제외...사실 방학때도 계절학기/알바/인턴 등등 했죠....5일은...보통의 여름휴가 기간이죠.
회사 옮길 때 조차, 그만두는날 밤에 짐싸서 다음날 이사, 그리고 그다음날 출근의 패턴이었습니다.)
첫 직장 6년 반은 대기업이라 뭐 정기 휴가 정도는 있었지만, 나머지는 휴가고 뭐고
닥치고 일하는 분위기...할 수 있는 건 지금 하고 있는 일 밖에 없죠.
예전에는 밤에, 주말에 뭔가 끄적거려 보기도 했지만 요즘은 힘들어서 퍼져자기 바쁘고,
지금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것 말고 잡기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취미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고, 이 일 그만두면 먹고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할 수 있는 재주도 없습니다...
하긴 예전에도 밤이나 주말에 하던 것도 다음에 개발할 chip 공부하고 미리 기본 설계 하는 짓이니,
그것도 그냥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03년도에 집에서 개인적으로 Chip 선행 설계
한답시고, 개인이 집에서 Sparc Ultra 60을 돌린 넘이 접니다....)
참.....그렇지요...
관심을 두고 있었거나, 나름 해 와서 좀 익숙한 것들이 있으면 좋은데, 아무 것도 없어요....T_T;;
이러다가 내일이라도 덜컥 잘리면......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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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8.07 17:40
공감 만빵입니다요. 동갑이지만 저는 14년차 밖에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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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07 19:11
이렇게 나이가 인증이 되는...
ㅋㅋㅋㅋㅋ... -
저도 비슷한 삶을 살았어요. 남들 다 하는 휴학 한번 못 해보고...
각설하고, 자유에 대해 제가 내린 결론은, 자유는 없다는 겁니다. 자유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에 사람이 만들어 낸 형이상학적인 존재라는 것.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자유를 원하지만, 반대로 절대자 또는 강한자의 옆에 기생(?)하며 그들의 명령을 받음과 동시에 안전한 삶을 영위하길 바라죠. 참으로 위선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유를 갈구하기엔 너무 약할 뿐 아니라 외부 세계가 위험과 불확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군가 결정 해 주면 그걸 따르는 방법이 가장 안전한 것이기에. 재미있는 것은 규칙이나 계획을 세워 놓고 그걸 철저하게 지키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는것이죠. 저는 이 현상을 발견한 것을 의미 있게 생각 합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이 시대의 아버지/남편 화이팅 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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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08 03:24
제가 제일 많이 논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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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시간들중에 케퍽 댓글 다신 시간을 빼면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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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꾸루
09.01 17:59
저도 아직젊은데...
저는 미래걱정에....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