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중국에 사는거 같아요.
2013.08.11 00:32
현재 서울 연희동에 거주하고 있는데, 여기가 몇년 전부터 중국인 유학생들이 엄청 유입되고 있는 걸로 유명하죠. 원래 화교들이 많이 사는 거리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확실히 1-2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길거리에도 중국말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졌고, 심지어 같은 층에도 중국어가 엄청 자주 들립니다. 거의 하루에 몇명씩은 중국인들을 만나니깐요.
거기에, 오피스텔을 레지던스처럼 관광객들에게 빌려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게 아닌가 싶어요. 여행가방을 메고 오가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엄청 자주 보입니다. 얼굴들도 다들 낯설구요. 농담 아니고, 최근 1주일간 그런 젊은이들을 거의 20여명을 봤어요.
오늘도 몸이 안좋아서 집에서 쉬면서 집 근처만 오다녔는데, 만난 사람들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네요. 이 근처 주소로 공식 등록된 유학생만 이미 작년에 1만여명이 넘었다고 하니, 실제로는 훨씬 많겠죠. 북경 왕징에 거주지 등록된 한국인이 5-6만명이라고 하는데, 왕징보다 훨씬 좁은 주거지역에 1-2만명이 있다는건, 그 밀도가 엄청난거죠.
제가 한국의 중국인 거리에 사는게 아니라, 점차 중국의 한국인 거리에 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가 되어가고 있어요. 이번달 말에 북경으로 출장을 가는데, 간만에 가는건데도 전혀 다른걸 못느끼고 오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_-;;;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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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8.11 05:58
음 제가 예전에 살던 외국인 기숙사는...
저 빼고 다 중국사람들이라... 정말 차이나 타운 같았어요 -_-
담당자가 아마 동양이니니까 중국인이겠지 하고 글로 보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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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관광지에가면.. 마치 중국에 여행간것 같습니다....
한국말이 거의 안들리고 중국어만...
근데.. 무지 시끄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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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8.11 17:55
제주도는 얼마전에 보니까, 3억인가 5억인상인가 제주도 부동산을 소유하면, (제주도만 들어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영주권이 나오는 관계로, 중국 사람들이 소유한 부동산이 어마어마하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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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8.11 17:22
뭐... 나쁠 것 없는 것 아닌가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는 것은 외화가 벌린다는 얘기고. 어차피 지금 북한으로 가로막혀 있어서 그렇지, 중국은 원래 접경국입니다. 언젠가 통일되면 지금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밀려들어올 겁니다. 이걸 투덜댈 게 아니라, 우리도 중국으로, 만주로, 연해주로 진출해서 그쪽 사람들이 "마치 한국에 사는 것 같아요"라는 식을 만들면, 피차 문화적 다양성을 이루고 사는 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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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죠~~
본문 마지막에 쓴것처럼, 힘들게 중국 출장 가는데 외국에 있다는 느낌마저 못느끼면, 부산 출장과 다를게 뭐겠어요 ㅠㅠ -
유령상어
08.12 10:26
예전에 태국에 가서 2주동안 거의 밤샘 업무하고 온적 있는데.....
'면세점 쇼핑할 수 있는 창원 출장' 이라고 불렀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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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제 글에 중국인이 많아서 나쁘다는 뉘앙스가 있나요? 왜 다른데서도 그렇고 나쁠게 뭐 있냐는 답글들이 달릴까요??? 전 중국인 친구들도 많고 중국인 친척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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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8.12 05:31
midday님께서 중국인이 많아서 나쁘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는 주장은 안 했습니다 ^^ 다만 읽는 분들 가운데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분들은 있을 것 같아 독자님들을 보고 쓴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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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8.12 10:25
연희동이면 제 본가랑 가까운데 계시네요....
거기서 홍제동쪽으로 쭉 가면 화교소학교가 있습니다. 그쪽으로 온지 벌써 10년도 넘었겠네요.
그러면서 동교동삼거리 (아직도 이 이름이려나;;; 하튼 그 린나이 앞 사거리요;;) 에서 홍제동 쪽으로 화교들이 많이 들어왔죠.
그게 벌써 10년도 전 이야기인걸 보면 그쪽에 제법 많은 숫자의 중국인들이 들어왔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90년대 초반에 벌써 화교들이 500가구 넘게 살고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오히려 지금 유학생 1-2만명은 크게 놀랍지도 않습니다.
같이 들어온건 역시 중국음식이죠.
옛날 중앙우체국 옆 길에 있던 중국집들이 상권의 변화를 타서 그쪽으로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서울 3대 만두집이고 뭐고.... 그동네 중국음식 참 좋아합니다.
네임드 중국음식점보다 오히려 좋더라고요.
맛난 음식 많이 드시고... 그냥 즐기세요.
관광객들은 시끄러워서 그렇지... 유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친절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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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중국 국가대표들 오면 연희동에서 밥먹고 가죠. ^^ 저도 연희동에 처음 들어온게 13년쯤 된거 같은데, 확실히 최근 1-2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더라구요. 근데 중국의 대학교에 가는 우리나라 학생들도 만만치 않게 늘어나고 있으니, 쌤쌤..인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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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8.13 17:01
오.... 13년이시면 대충 저랑 시점이 겹치시겠네요.
제가 5년전까지는 동교동에 살았거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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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8.13 11:14
스키장 가도 그렇더라구요.. 으 무협영화보다 더 시끄런..
그리고 중국인 유학생들 등록금이 국내 학생보다 싼곳이 많더라구요???
이유를 보니 해외 학생들 유치해야.. 정부 자금을 많이 받는다나 -_-;
저는 시화공단 쪽에 사는데 여기도 중국어가 많이 들리는 편이에요 대부분이 조선족 이고 유학생은 없는것 같지만요;;
꼭.... 중국에 있는 한인촌같기도 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