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이 듭니다.
2013.08.21 13:04
얼마전, 우연히 들춰본 책에서 이런 내용을 봤습니다.
"아무리 황당하고 신기한 일이라고 해도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그 일이 일어난 이상 그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 글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지거나 그렇지 않거나에 대해 확률을 이야기합니다.
그 확률에 대해 생각해보고 위 글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확률이 1%"그러면 엄청 낮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1/100이니까요.
제가 하는 일은 인터넷 마케팅 분야입니다. 이쪽에서는 구매전환율(쇼핑몰 방문객 대비 구매 비율)을 0.1%로 봅니다.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0.1%가 넘으면 무척 잘 되는 쇼핑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1/1,000인데 말입니다.
보통 특정한 위험이 발생할 확률이 0.01% 이하면 무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10,000입니다.
위의 세 가지 경우를 다시 이야기하면 이렇습니다.
만일 사망확률이 1%라면 백명 중에 한 명은 무조건 죽는다는 말입니다. 0.1%면 천명 중에 한 명, 0.01%면 만 명중에 한 명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대략 오천만명으로 잡고, 0.01%의 사망확률을 도입하면 우리나라 사람 오만명이 죽는다는 이야기입니다.
0.001%라고 해도 오천명이 죽는 겁니다.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 사건이 될 겁니다.
이런데 우리는 단지 영쩜영영... 어쩌구 하는 숫자놀음때문에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희박한 비율의 숫자에 내가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제가 메모장에 정리해둔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보겠습니다.
[확률로만 이야기하자면 세상의 모든 일이 일어날 확률은 적어도 내가 세상에 존재할 확률보다는 엄청나게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흔히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그 가능성이 몇 프로 정도 될까? 백분의 일? 천분의 일, 아니 아예 백만분의 일쯤이라고 해볼까?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할 확률은? 아주 단순하게 정자 숫자만으로 계산해도 억 단위가 넘어간다.
하지만 태아가 수정되는 바로 그 순간 만나는 정자와 난자의 확률은 얼마지? 그것도 바로 그 시간에 딱 맞춰서...
그렇지 않았다면 우린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둘이 바로 그 시간에 관계를 할 확률, 둘이 하필 그 시간에 함께 있었고, 분위기를 잡았고, 관계를 했고,
바로 그 순간 수정이 되어서 임신의 십개월이 무사히 지나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멀쩡하게 있을 수 있는 확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건 확률을 말할 수도 없다.
결국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케한 하나 하나다.
그 기적의 존재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몇 백만분의 일쯤 되는 일이 벌어진다고 해서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란 말인가?]
생각해보니까 내가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이런 글을 쓰고, 제가 쓴 이 글을 회원님들꼐서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이라는 거죠.
태어나기 위한 순간의 경쟁만으로도 일단 1/100,000,000 (일억분의 일)의 확률, 그것도 내 부모가 태어나고, 만나서 결혼하고, 바로 그 순간에 잉태하는 확률을 무시하고 단지 그 순간만의 확률로도 이런 수치가 나옵니다.
단지 우리가 이런 "일상적인 일"에 무감각한 이유는 "일상적"이라는 단어에 있듯이 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아닌 착각) 때문입니다.
어디서나 이런 일은 늘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늘 일어나는 일이 내게 일어날 확률은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글이 더 길어지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쓸데없는 사족이 될테니 이 이야긴 이 정도에서 줄이도록 하고...
결론!!!!
그래서, 저는 또 다른 하나의 가능성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뭐냐!!!!!!
바로 "춤"입니다. ㅎㅎ
제가 아는 분께서는 십년이 훨씬 넘는 세월동안 살사댄스를 추셨고, 국제대회도 유치하는 등 살사계에서는 대단한 분이시더라고요. 얼마전 그 분의 멋진 살사댄스를 직접 두눈으로 보고 "와!" 감탄을 했습니다.
그래서 궁금증을 못 이기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의 지역에서 활발하게 동호회 형태로 운영되고 있더군요.
동호회 형태다 보니 강습료도 말도 안 되게 싸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원도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정모를 통해 두어시간 함께 살사댄스를 추는 모임이 있더군요.^^
얼마전, 용기를 내어 정모에 참석해보았습니다.
스텝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오! 스텝이 꼬이지 않습니다. ㅎㅎ
다음 주부터 6주간 주 1회 강습이 있는데 강습비는 회당 6천원 꼴인 36,000원이랍니다.
살사댄스를 배워서 어느 정도 출 수 있께 되면 말이죠.
중학생 딸아이에게 전수(?)해주려고요.
딸아이는 초등학교 6년동안 밸리댄스를 선수급으로 훈련받고 대회도 나가본 경험이 있어서 저보다 잘 할 것 같아요.
나중에,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대학생, 성인이 된 딸과 흰머리의 아빠가 살사음악에 맞춰 함께 살사댄스를 추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무척 행복할 것 같습니다.
제가 살사댄스를 잘 추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그 확률이 아무리 낮아도, 제가 태어난 확률보다는 높겠죠?
그렇다면 저는 분명 어마어마하게 살사댄스를 잘 출 확률이 꽤 높다는 결론입니다. ㅋ
코멘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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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8.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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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기승전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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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21 15:20
확률은 약간 말장난성이라 생각을 합니다...
1%의 확률이라 해도 나에게 해당이 되면 100%이고, 아니면 0%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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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8.21 16:35
'1%의 확률이라 해도 나에게 해당이 되면 100%이고, 아니면 0%이니...' (2)
빙고...
확률은 그냥 말 그대로 확률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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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우리가 살면서 심각하게 하는 고민 중에 바로 이런 문제에 말려들어가는 게 꽤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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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22 01:24
오옷 슈뢰딩거가 울고갈 이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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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8.21 16:28
와~ 댄스.... 잘 시작하신것 같습니다.
제 후배 녀석의 경험에 의하면 .... 아주 좋은 곳(?)이라더군요. ㅎㅎㅎ
뭐 물론... 유부당에게는 별 혜택이 없을 듯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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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8.21 16:40
제가 해본 느낌으로는 오히려 유부당에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우선 와이프와 같이 할 수 있을 뿐더러,
양지에서 와이프 아닌 여자와 놀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와이프가 함께 하거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건전하게 일탈(?)을 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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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8.21 17:00
보살 같은 마눌님일때 가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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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8.21 17:04
함께하지 않고 허락을 얻어서 혼자 춤추는건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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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21 17:10
함께 하면 마눌이 내가 아닌 다른 남자랑 춤을 추는 것을 보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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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8.21 17:16
ㅎㅎㅎㅎ
역시 인포넷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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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8.21 17:17
춤추는 사람들은 사실 그런거 신경 안씁니다 ㅎㅎㅎ
저보다 잘추는 사람과 추고와서 저랑 출때 지겨워 하는 눈빛을 보일때가 슬프죠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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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8.21 20:17
허락 받고 춤춰도 아내는 남편이 춤추는 내내 표정만 지켜볼 걸요. ㄷㄷㄷ
그냥 안 추는게 오히려 속 편할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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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o
08.22 08:04
아래의 노랑잠수함 님 댓글처럼 춤 추는 사람들은 신경 안씁니다 ㅎㅎ
행복주식회사 님 같은 케이스라면 아예 춤 추러 오질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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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정모 가보니...
부부가 나란히 와서 열심히 체인징 파트너 해가면서 즐겁게 잘 추시던걸요?
그나저나 뜬금없이 산으로 가고 있는 댓글들이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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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8.21 22:27
뜬금없이 진지해져 보겠습니다. 첫째, 사망확률이 1퍼센트라면 100명 중 한 명은 꼭 죽는다? 아닙니다. 사망확률 1퍼센트라도 100명 중 100명 다 죽을 확률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생사는 서로 확률적으로 독립적이라는 가정하에서 100분의 1의 100승), 또 100명 중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도 (같은 가정 하에서 100분의 99의 100승) 있습니다. 또 확률은 말장난이요 아무 것도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 세계의 물리법칙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현재 물리학의 정설인 양자역학의 법칙들은 근본적으로 확률적이기 때문입니다. 또 열역학의 법칙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양자역학이나 열역학을 무시하고 살아도 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요기 쓴 글에 너무 팍팍하게 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세상사에 대해 정확한 생각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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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뜬금없이 진지한 댓글 정말 좋아라~ 합니다.
그런데...
김군님께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서...
사망확률 1퍼센트라도 100명 중 100명 다 죽을 확률은 일반적인 경우 그냥 100%라고 하지 않나요.
가령, 100명을 모아두고 동일한 실험을 100번 실행했을 때, 첫번째 실험에서 모조리 죽어버리면 그냥 100%라고 하지 않나요?
그리고 각각의 실험에서 정확하게 한 명씩 죽어서 백번만에 다 죽어도 그냥 100%라고 하고, 99번 모두 무사하다가 마지막 한 번의 실험에서 모조리 죽어도 100%라고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요?
물론 전문가의 입장에서라면 각각을 표현하는 다른 말이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또 하나, 확률은 말장난이다... 이건 어디에 적용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죠.
말씀하시는 것처럼 물리학이라던가 수학이라던가... 또 뭐가 있나요? 하여튼 그런 분야는 당연히 확률의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확률을 적용해야 할 분야의 경계를 넘어 모든 것을 다 확률로만 들여다 보는 것도 문제는 있겠죠?
근데... 글 쓰다가 확인해보니 막상 저는 "확률은 말장난이다"라고 말한 건 없군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우리 인간 하나하나가 모두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찌감치 결론지을 수준의 확률을 뚫고 지금 이 순간까지 생존해있고 살고 있으니, 확률만으로 어렵다! 그러니 포기! 이런 건 하지 말자!! 뭐 이런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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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08.21 23:02
사망확률 1퍼센트라도 100명 중 100명 다 죽을 확률은 일반적인 경우 그냥 100%라고 하지 않나요. => 그럴 경우 주어진 준거집합(reference list)에서 사망자의 *빈도*(frequency)는 100퍼센트라고 말하는 게 정확합니다. 그리고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태어났으니 뭐든지 쉽게 포기하지는 말자... 이건 저도 동의합니다 ^^ 아 그리고 위 세팅에서 100명 모두 죽을 확률은 극히 낮지만 100명 중 한 명도 안 죽을 확률은 꽤 되네요. 36퍼센트가 근사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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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22 23:27
"확률은 말장난이다" 라고는 제가 썼습니다...
학문적으로 공부를 하시거나 적용하시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을 그렇게 쓴 것입니다..
확률이라는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서 제가 느낀 것을 말한 것입니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잖아요...
제 댓글로 인해 불쾌하신 분이 계셨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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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22 01:28
칩을 설계할땐 언제나 확률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것이 수율과도 관계가 있고 수명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보통 100ppm 정도 이하 (백만개 팔았을때 백개 정도)의 문제는 허용하는 수준으로 설계를 하고, 특별한 이유가 있을때는 한자리 수 정도로 설계를 하는데 정말 판매된 칩의 숫자가 백만개를 훨씬 넘어가니까 저런 문제를 가진 칩들을 보게 되더군요. 3시그마 라는 것이 몸에 와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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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8.22 09:55
칩 같은 모수가 엄청난 경우에는 아무래도 유의미 값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Normal에 따라 실제로도 그렇게 value가 발생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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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치겠습니다.^^
걍 확률 어쩌고하는 거창한 이유를 끌어대서...
저 살사 배우겠다고 결정한 거 합리화(?)하려고 했는데...
칩 설계와 같은 어마무시한 댓글이라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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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23 11:25
:) 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은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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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상어
08.22 17:32
확률은 잘 모르겠고요....
춤은 재미있어 보이네요!!!!
저는 암벽등반을 해볼까 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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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확률은 모르겠고요.
춤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암벽등반이라... 그건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한데...
넘 힘들 것 같아서 저는 패쓰! 하겠습니다.
유령상어님!
나중에 암벽등반하시는 사진 꼭 올려주세요~~
기승전살 이네요 ㅎㅎㅎㅎ
춤이란 단언컨대 최고의 활력소 같습니다~
즐거운 춤 생활 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