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을 날려 기차값 2만원을 벌었습니다
2013.08.31 19:31
막노동 알바를 뛰었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오늘 아침에 벌어진 대구 열차 탈선 & 3중살 사고 때문입니다. 이게 대구라는 호남선과 별 인연이 없을만한 동네에서 벌어졌지만, 조차 등 여러 문제로 모든 노선에서 지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면 일부 편성은 취소하거나 미리 공지를 해야 하는데, 위대하신 철도공사께서는 일반 열차만 다 취소시키고 돈 되는 KTX는 전부 무작정 표를 파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 결과가 KTX 전용선에서의 열차 폭주(경부선 KTX는 완전히 죽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와 열차 지연입니다. 제가 탈 열차는 용산역에서 오후 5시 50분에 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출발은 정작 6시 55분에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은 화성시 인근 어딘가에서 쓰고 있을 것입니다.
위대하신 KTX는 1시간 이상 지연되면 현금으로 표값의 50%를 돌려줍니다. 하지만 이 돈을 돌려받지 않고 1년 이내에 열차를 이용할 때 할인을 돌리면 두 배로 뻥튀기가 되어 사실상 100% 환급이 됩니다. 결국 올라가는 KTX값은 공짜가 되는 셈입니다. 원래 올라갈 열차는 2시간 걸리는 싸궁화(?)였습니다만, KTX로 공짜로 업그레이드하고 1만원을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KTX 표값이 대충 23000원이니 이 정도 돈을 번 셈입니다.
추신: 오늘 철도공사 직원들은 매우 불쌍한 분들입니다. 단, 열차 편성을 하는 윗선은 그야말로 멍청한 짓을 했습니다.
추신 2: 다만 걱정이 되는건 이번 기회에 정치인 부자 박모 여사께서 '앗싸 조쿠나~'를 외치며 철도 민영화를 하겠다고 난리를 칠 가능성입니다.
코멘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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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8.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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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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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8.31 23:42
지금 공짜(사실 1,200원을 냈습니다. 그 이유는 철도회원 할인이 안되어.)로 다시 서울로 상경중입니다. 올라오는건 다행히도 7분밖에 연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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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문제(출신호 오판독) 로 재발하는 사고군요.
이건 근본대책 을 최초 사고에 잘못세워서 재발한 사례같습니다.
대책서 자주 쓰는 제 입장에서 대책을 세우라면...
1) 신호등 색상을 바꾼다.
(KTX 가 녹색(출발) 빨강(정지) 이라면, 무궁화 나 기타 차량들은 출발신호를 다른색으로 바꾸면 될듯 싶습니다.)
2) 비행기처럼 이륙신호 받아출발하듯 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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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9.02 17:28
원래 열차 스케쥴링이란 것이 쉬운일이 아니죠.
무슨 사고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사고 났을 때의 대처가 참 어려울 겝니다.
안그래도 오늘 사고가 추신 2로 연결되는 불상사만 안 일어나길 빌 뿐입니다.
다행히도 큰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