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컴퓨터 새로 조립하면서, 조립시 할 수 있는 삽질은 다 해 본 것 같습니다;;
2010.03.25 00:30
이번에 컴퓨터를 조립하면서, 정말 장대한 삽질들을 이룩했습니다 -_-;;
제가 컴퓨터 조립하면서 한 번씩은 꼭 부품 교환을 받곤 했었는데...이번엔 그런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우선 제가 한 삽질은 아니지만, 우여곡절 그 첫 번째;;
도착한 케이스를 뜯어보니 케이스에서 뭔가 덜컹 거리는 소리가 나더군요;
한참 찾아보니, 케이스 용접(?)한 꼬투리가 하나 떨어져 나갔네요.
다행이 용접으로만 연결된 부분이 떨어진 건 아니고, 나사의 튀어나온 부분을
확실하게 고착시킬 목적으로 해둔 부분이라, 일단 케이스는 반품 안 시키고 쓰기로 결정.
그 다음 케이스에 메인보드를 넣으려, 메인보드 지지 나사를 꼽으려 했더니...
아뿔사 -_-; 다 그놈이 그 놈인줄 알고 지지 나사를 풀어서 섞어 놨는데
미묘하게 내경의 크기가 다른 걸로 두 종류가 있었더군요;; 하나하나 분류해 내는데 30분;;
그런 후 메인보드를 다 부착시키고 났더니... 이런;;
메인보드 후면 브라켓을 케이스에 장착시키지 않았던 겁니다.
메인보드 다시 떼어낸 후, 브라켓 장착 후 재조립 =_=;
이번엔 파워를 넣을 차례가 되었습니다. 파워는 별 이상없이 조립되는 듯 했지요...
그런데 다 조립하고 나니, 나사를 꽉 조였음에도 뭔가 케이스랑 유격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뭐야 이거 -_-; 하고 다시 잘 보니, 진동을 잡아 줄 목적으로 케이스의 파워 지지대에
두께 2mm 정도의 고무를 붙이도록 되어 있더군요; 케이스 메뉴얼에 적혀 있었는데
뭘 케이스 메뉴얼씩이나 하고 무시했던 탓에, 케이스 탈착 후, 고무 패드 붙이고 재장착.
그런 다음 SSD를 꼽으려고 했습니다.
인텔 G2 버전은 가이드가 따라오는게 정상인데... 이게 박스만 해당하는 얘기였나봅니다;;
제가 산건 벌크인데 가이드 없이 딸랑 SSD랑 스티커만 들어 있음.
조립하다 말고 지하철 타고 가이드 사러 다녀왔습니다;
사와서 이제 나도 SSD를 써보는구나 하는 떨리는 마음으로
가이드 장착 후 꼽으려고 하니... 케이스에 넣을 수가 없네요 =_=;;
이 케이스가 하드를 별도의 가이드를 하드에 부착 후, 가이드 채로 밀어 넣는 방식인데..
케이스에서 제공하는 가이드와 SSD의 3.5인치 가이드의 나사 구멍 위치가 다르더군요 =_=;;
SSD의 가이드가 full 3.5 인치 길이 였으면 맞았을 텐데, 길이 2/3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보통은 사용하지 않는 하드 장착 나사 구멍 두 개 사이에 있는 긴 슬롯을 이용하게 되어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는 케이스에서 제공하는 가이드가 나사 구멍이 없었던 것이고요.
케이스를 다시 사기도 그렇고 (온라인 주문한거라 반품 후 다시 받으려면 일주일 이상 걸림;;)
SSD 가이드는 매장에서 딱 그거 한 종류 있었던 거고 -_-;; 아놔 이걸 어쩌나 하다가
집에 있는 드릴로 케이스에서 준 가이드에 직접 나사 홈을 뚫었습니다;;
의외로 가이드의 플라스틱 제질이 단단하고, 위치 맞추기가 어려워서 구멍 뚫는데 또 한 시간;
자 이제 달거 다 달았으니까 cpu 꼽아보자!
하고 소켓을 열으려고 했는데 소켓 옆에 예전에도 보던 레버는 달려 있었는데 밑에는 왠 못 보던 나사가 꼽혀 있더군요.
잠깐 고민하다가... 저 나사를 풀러야 레버가 열리나보구나 하고, 한참 육각 드라이버를 뒤졌는데
역시 뭔가 아닌 것 같아서, 레버에 살짝 힘을 줘서 옆으로 당겼다 올려보니 올라오네요;;
육각 드라이버가 일찍 발견되었다면, 대 참사가 발생했을지도 --;
램도 꼽고, 그래픽 카드도 달고, 이제 파워를 연결하고 전원을 넣었습니다.
메인보드에 잠깐 전원이 들어오더니 금방 꺼지고 다시 들어오기를 무한 반복;
혹시 케이스 핀을 잘못 연결해서 그런가 하고 핀 다 뽑은 후 다시 조립. 그래도 증상이 해결이 안됨.
여기서 부터 진정한 삽질이 시작됩니다;;
1) 부품들 하나하나 다 빼가면서 테스트
2) 집에 있던 베어본을 뜯어서, 베어본에 있던 파워를 연결해서 테스트;;
새로 산 파워를 베어본에 연결해서 혹시 새로 산 파워의 문제인가도 테스트
3) 혹시 메인보드랑 케이스에 쇼트라도 나는건가 싶어서
케이블이랑 PCI 부품 다 제거 후, 메인보드를 탈착하고, 종이 상자 위에 올려 놓고 테스트
4) 이렇게 해도 안되서 기가 바이트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이것도 토요일은 이 동네 휴무일이라;;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한국 서비스 센터에 전화함 --;)
CMOS 를 클리어 해보라고도 하고 배터리를 빼보라고 해서 빼봤는데 여전히 같은 증상.
보드 불량인 것 같다는 답변을 받음;
5) 일단 다 치우고, 월요일날 상점에 메일 보내서, 이거 불량인 것 같으니 반품하겠다고 알린 후
반품해도 좋다는 답장을 받고, offline 매장에 다른 메인보드를 사러 갔습니다.
ud3r이 없다고 해서 ud4를 사서, 케이스에 부착도 안 하고
파워, cpu, vga, 램을 꼽은 후 전원 핀을 튕겨 줬는데 여전히 같은 증상;;
헉 이런 메인보드 문제가 아니었구나 -_-;; 해서
새로 사온 메인보드는 다시 곱게 싸서매장에 반품하러 다녀옴;;
6) 반품하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온 램이 REG/ECC 4g x 2였는데
그 때문인가 하고 찾아보니 일반 메인보드에서는 REG/ECC을 아예 인식을 못한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꼽아도 REG/ECC 기능만 동작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음;;)
oh fuck;; REG/ECC 램 반품 요청 메일 보낸 후 램을 사러 다시 offline 매장에 다녀 왔습니다.
7) 이번에야 말로 되겠지! 하고 연결하고 핀 튕겨줬는데 여전히 같은 증상;;
이러면 이제 파워나 cpu의 문제인데;; 파워는 문제가 아닐 거라 생각했던게
집에 쓰던 베어본에 새 파워를 연결했을 때, 정상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 드물다는 CPU 결함인가 좌절하며, cpu는 여벌로 샀다가 반품하기에는 가격도 가격이라
일단 메인보드에 cpu, ram 등 꼽아서 무려 PC 수리점을 =_=;; 난생 처음 가보았습니다;
정말 cpu가 문제가 있는 건지 테스트 하기 위해서 갔던건데, 그곳에서 테스트 해보니 정상으로 작동하네요.
8) 아니 그럼 문제가 없을 거라던 파워의 문제였단 말인가! 하며 다시 부품점에 들러 파워를 사왔습니다.
일단 online에서 산건 또 반품 신청 하고, 집에서 새로 파워 연결해서 튕겼는데, 여전히 같은 증상.
9) 이쯤 되고 나니 이젠 부품의 문제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뭔가를 잘못 조립한건가 해서 메인보드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offline에서 새로 산 파워에
8핀 케이블이 있었는데, 메인보드에도 8핀 전원 꼽는 곳이 있더군요.
처음에 주문했던 파워에는 20+4핀 전원 케이블만 있었고, 8년 전에 마지막으로 조립해본 컴들에는
그런 보조 전원을 연결할 필요가 없어서, 설마 저기에 꼽는 거겠어 하고 신경을 안 썼더랬습니다 -_-;
메인보드 메뉴얼을 읽었을 때도 extreme edition 에서 권장한다. 라고만 되어 있지 거기에 꼭 전원을 연결하라는 말은 없었거든요;;
네;; 8핀 보조 전원까지도 연결해주고 튕겨보니 잘 작동하네요 --;
혹시 몰라 검색해보니 20+4핀 전원의 경우 보조 전원에 8핀 대신 다른 4핀만 하나 연결해도 된다길래
다 싸놓았던 파워 풀러서 연결해보니... 되는게 아니겠습니까;;;
online 에서 산 파워 반품 신청 취소 메일 보내고, offline에서 산 파워 반품해주고 왔습니다;;
10) 자 이제 끝이냐. 하면 마지막으로 그래픽 카드용 수냉 자켓을 구해야 하는 일이 남았네요.
무소음 시스템 구성해보겠다고 큰 맘 먹고 수냉 시스템도 주문했는데...
(그래서 케이스도 차음 스폰지가 부착된 놈; 문제는 그 스폰지가, 단열 효과도 있어서 케이스에서 열배출이 잘 안되더라는 --)
제가 산 그래픽 카드에 맞는 자켓이 제공이 안되더군요 =_=; (다 조립하고 난 이후에 알았음;;)
그래픽 카드 쿨러가 적잖게 시끄럽던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일단 플라스틱으로 싸인 부분을 들여다 보니 구리 방열판이 기판을 거의 다 덮고 있고, 그 위를 쿨러가 쿨링하는 구조던데...
플라스틱 공기 가이드랑 쿨러 떼어내고, 구리 방열판에 일반 수냉 자켓을 접착 시켜야 하나 하고 있네요.
나사 홈이 맞는 자켓은 없을 것 같고; 열전도 접착제를 써야할 것 같은;;
이게 그냥 저렴한 VGA라면 큰 고민없이 그렇게 작업 했을텐데;; FirePro 를 덜컥 사버린지라 --;; 어찌해야 하나 하고 고민 중에 있습니다;;
혹시 저보다 더 고생해가며 조립하신 경험이 있으시면, 한 번 청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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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3.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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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생하셨네요.
저런 삽질을 반복하면 기억하기도 힘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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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25 01:20
=) 대단하세요. 저라면 수냉 안하고 본체를 베란다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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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형이 베란다에 그렇게 내놨다가...환기한다고 문열어두고 결로현상떔에 i7날렸;;;
안습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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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5 03:25
고생 많으셨네요.
저도 한 때 직접 부품 구입해서 조립하곤 했었지만...
요즘은 하드웨어도 너무 달라졌고 사실 조립이 귀찮기도 해서 그냥 주문해버려요.
조립되어 온 컴퓨터에 세팅을 적절하게 해서 대충 사용하는 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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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엔탈
03.25 07:32
ㅋㅋㅋ 죄송하지만... 아침부터 헤헤헤헤~ 하고 웃으면서 봤네요.
고생하셨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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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3.25 08:35
저같은면 중간에 포기하고 조립품을 샀을지도....
고생많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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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03.25 09:53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해내셨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제가 한 10년 전쯤 구입한 부품이 접촉 불량이 있었습니다.
이 접촉 불량의 문제는 증상이 일정하지 않다는 거지요.
잘 되다가 어느 순간 재부팅, 어떤날은 아예 부팅이 되지 않고, 정말 마음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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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n
03.27 12:59
저 9번의 파워.. 저도 얼마전 조립하면서 그런 것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읽기만 해도 숨이 차네요. 이젠 PC조립할 나이가 지난 가 봐요. 윈도우 다시 까는 것두 힘들어요.
그 열정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