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고?] 명절에 원치 않게 차 바꾼 불쌍한 사나이 이야기
2013.09.19 09:42
사실 위 제목은 현실과는 조금 다릅니다. 실제로 지른 것은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 오후 12시 50분(실제 유효는 1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때는 이 넘의 인수와 회사 업무(사무실 구조 변경 노동때문에 개차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름을 하게 된 이유의 최종적인 서류 처리때문에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어제는 이 지른 것을 조금 손보고 잠시 시험을 해봤어야 했기에 신고를 못했습니다.
하여간 제목 그대로 명절에 원치 않게 파트너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김여사는 어찌 되었냐구요? 이제 이 세상에 없답니다. 지난주에 사고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아, 저는 멀쩡합니다. 이틀 목이 조금 아프더니 이제는 사실상 완전 회복된 상태입니다. 과거 사고 경험으로 볼 때 더 이상의 후유증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의 사고라(아무리 부분개통이라고는 하나 고속화도로로의 진입로를 비보호 좌회전으로 만든건 좀 거시기하다고 봅니다만.) 제가 불리한 상황입니다만, 뭐 보험의 힘으로 이건 어떻게 해버린 상태입니다. 상대방이 자기 과실을 십원 한장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난처하다고(그쪽은 자기 보험 접수도 안했습니다.) 보험사에서 난색을 표하긴 했습니다만.
저는 멀쩡했습니다만(교훈: 안전벨트를 확실히 맵시다.^^) 김여사는 그야말로 사망 상태였습니다. 측면에서 받혔는데 문짝 두 개는 완전 손상, C필러와 D필러(해치백이라 D필러가 있습니다.)까지 밀려 들어가 프레임까지 먹어버린 중증 데미지였습니다. 수리를 할까 생각했는데 수리비용 견적이 차량 잔존가치와 거의 맞먹는 상황이어서 그냥 수리를 포기했습니다. 폐차접수를 하고 차에서 짐을 빼오고 하면서 조금 난리 법석을 떨었고, 이렇게 김여사는 떠났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무래도 저는 대한민국을 등지려는 X같은 미국 회사 차량 이외에는 '재수' 면에서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김X은 원쑤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부카니스탄 린민(?)처럼 다시 GM의 품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차량의 선택의 여지는 거의 남지 않는 만큼(M200 or M300) 선택은 빨랐는데, 다행히 M300의 괜찮은 매물이 나와 화요일에 회사의 양해를 받아 일산에서 차량을 인수해왔습니다. 그게 대충 이 분입니다. 이름은 '고구마 똥개'이며, 앞의 고구마는 차량번호가 '59마'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장소협찬: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하남방향)
세대로는 4세대 똥개, M300의 2010년형입니다. 가장 무난한 흰색인데, 그 덕분에 이제는 휴게소에서 차를 찾는게 좀 힘들어질걸로 보입니다. 트림은 중간급 고급(이라고 하지만 전체 트림의 딱 중간)이라고 하지만, 이 넘의 옵션 장난은 트림 구분이 뭔 의미인가 무색케 합니다. 대충 이 넘에 들어가는게 이런겁니다.
장소협찬: 광진교(아침 일찍이라 이렇게도 할 수 있습니다. 낮이나 저녁이면 힘듭니다.)
- 155/70R 14 타이어(원래는 깡통휠이지만 알로이휠로 교체)
- 직물 시트(그나마 오염 덜타고 약간 방수성 있는 것입니다.)
- 4채널 스피커
- 속도 감지형 오토 도어락
- 파워스티어링(유압식)
- 화장거울(-_-;;)
- 썬글라스 홀더(-_-;;)
- 트립컴퓨터(외기온, 예상주행거리, 평균속도, 주행시간 표시)
- 트렁크등(-_-;;)
- 라디오!!!!(카세트도, CD도 아닌 그냥 라디오!!!)
- 후방 감지 센서
이게 딱 중간 트림의 기본 사항이라는 넘입니다. 후방 감지 센서 빼면 별 도움도 안되는 겁니다. CD 플레이어도 옵션, 원격 시동 리모컨도 옵션입니다. 열선 시트와 가죽 시트는 중간 트림/최상급 트림 최상위 옵션에만 있습니다. GM의 옵션 장사는 현기차를 이미 뛰어 넘었습니다.
더군다나 오디오와 센터페시아 디자인을 일체로 해놓아 시판하는 오디오로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센터페시아의 재가공을 하지 않으면 답이 없어서 그냥 전용 MP3 CDP를 사는게 더 나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테스트 주행동안 라디오 + AUX + 블루투스의 3단계를 거쳐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었어야 했습니다.
실내는 아직 80% 정도 완성 상태입니다만(하이패스는 거치대가 부러져 그걸 구해야 달 수 있고, 블랙박스는 나중에 재시공 예정입니다.) 케이블이나 장치 배치는 과거 김여사때와 똑같이 해뒀습니다. 깔끔해 보이는 저 오디오가 사실은 그냥 라디오에 불과하다는 점을 신경쓰면 지는겁니다.^^
이렇게 어제까지 덩치 커다란 똥개의 세팅을 하고 어제 밤에 배달(메인보드, CPU 20개)을 뛰러 대전 모처에 갔다오면서 이 사진들을 찍고 성능 테스트를 했습니다. M300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적어보자면 특징은 이렇습니다.
1. 연비는 모닝(SA)보다는 떨어집니다. 저단 연비는 더 낫다면 낫지만 4단 연비가 1~2km/L정도 뒤쳐집니다. 이건 장기적으로 ECU의 최적화 및 합성유같은 케미컬의 변경으로 조금 나아질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일단 공인연비인 17km/L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2. 보통 M100이나 M150을 타던 분들이 M200 이후 또는 SA나 TA를 탔을 때 느끼는 것은 '정지 상태에서 튀어나가는 힘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M300도 그 점은 마찬가지라서 M100이나 M150 시절에 중형차급으로 튀어 나가는 맛은 없습니다. 어느 정도 기어가 올라가야 파워가 나오는 타입입니다.
3. TA는 모르겠지만 인테리어는 SA의 어떤 세대보다(SA는 크게 두 세대로 나누지만, 자잘하게는 4세대까지 나눌 수 있습니다.) 더 좋다고 해도 좋습니다. 시트의 밀착성도 더 좋고 각 기능을 조작하는 데 팔을 길게 뻗을 일이 적습니다. 굳이 불편하다면 핸즈프리 버튼이 좀 멀리 있다는 점과 풋레스트가 없다는 것 정도입니다.
4. 문을 열고 닫을 때 둔중함은 보통이 아닙니다. 괜히 이 차의 별명이 '아르마딜로'가 아닙니다. 고장력강판으로 떡칠(?)을 해놨습니다. 안그래도 부실한 엔진에 무게가 더 나가니 출력이나 연비는 나쁩니다만, 대신 내구도 하나는 매우 좋은 셈입니다.
5. 경차들의 공통점인 시속 130km부터 진동이 꽤 생긴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SA나 TA처럼 시속 150km에서 퓨얼컷을 해버리지는 않습니다. 간단히 시험 차원에서 중부고속도로의 가장 고속 코스로 볼 수 있는 이천휴게소 부근에서 속도를 내봤지만, 일단 시속 155km까지는 가볍게 올라갑니다. 이 보다 더 고속 코스인 논산천안고속도로라면 시속 160km 이상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160km/h 후반대까지는 나온다는 평가입니다.
6. M300부터는 타이밍벨트가 아닌 타이밍체인을 씁니다. 8만km마다 30~40만원씩 돈이 깨지는 일은 없어졌습니다.(물론 타이밍체인이라고 하여 영구적인 것은 아니며 교환 주기는 20만km입니다.) 대신 타이밍체인의 약점인 소음 문제가 있습니다. M200을 포함한 이전 모델 또는 기아 SA 계열에서는 없는 엔진의 금속성 소음이 납니다. 엔진의 Idle 회전수는 600rpm대 중반까지 떨어지는 만큼 엔진 그 자체의 소음이라기보다는 타이밍체인의 소음인데, 이 부분은 조금 이해를 해줘야 합니다. 엔진의 노킹음 문제도 알려진 것은 있지만, 테스트 주행의 소음은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7. 이 차의 엔진마력은 70마력이지만 휠마력은 50마력대 초반입니다. 보통 엔진마력에 비해 휠마력의 손실이 20~30% 정도인건 다들 마찬가지지만, AT인 경우 손실이 꽤 큽니다. 이는 미션의 차이도 있는데, M300에 들어가는 미션은 M200과 같은 Jatco JF405E입니다. 이걸 조금 세팅을 바꾼 것인데, 이 미션은 역사가 꽤 긴(?) 골치거리 미션입니다. 국내 차량이라면 아토스부터 들어가는 유서깊은 역사를 자랑하며, 냉각에 문제가 있고 특수한 미션 오일(Esso JWS3314.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에서 MX-4라는 이름으로 팝니다.)이 들어갑니다. GM이 경차쪽에서 Jatco를 사랑하는건 사실입니다만(CVT 모델인 스파크 S는 JF105E CVT7 미션이 들어갑니다.) 사실 동력 관련 문제의 한 축이 미션인 것은 사실입니다. 미션오일을 갈 때 좀 지갑을 열어야 합니다.
8.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차는 기본이 라디오, 그리고 나머지는 다 옵션입니다. 더군다나 그 옵션조차 USB MP3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Groove만 고를 수 있고, 중간 트림인 Jazz에서는 그냥 MP3 CDP입니다. 만약 달려 있는 넘이 그냥 라디오라면 중고로 순정 USB MP3 CDP를 사서(10만원대 초반) 교체하는게 낫습니다.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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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9.19 09:53
제 몸은 사실상 No Damage에 가깝습니다. 그게 신기할 지경이며, 안그래도 회사가 바쁘니 몸이 안아픈게 매우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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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몸에 이상없으셔서 다행이네요. 몸이 일단 먼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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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9.19 13:44
모닝도 바꾸신지 오래되지 않았던것 같은데..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차가 깔끔하네요..
이차는 지엠의 손이 닿은 찬가요?
블박다셔야겠어요.. -
측면충돌이라는데, 동승자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비보호 좌회전, 조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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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9.20 00:36
스파크와 스파크 S가 많이 다르다고 하던데요~
실제 성능은 어떤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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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9.20 15:41
그래도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세요...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늦게 나타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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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09.21 19:08
몸이 안상한게 다행입니다.. 액땜 하셨다 생각하셔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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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9.23 11:00
큰 일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제 눈에 계기판은 멋지군요. 제 차는 그냥 큰 작데기 3개 있는 옛날 아날로그식이라..)
많이 안 다쳤다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몸 아프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