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제가 전각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지도 꽤 됐죠?

지난 2011년 12월에 시작했습니다.

이제 딱 2년 되었고...

원래 강의 스케쥴로 보면 이제 수료를 한 셈이 됩니다.

 

처음 시작할 땐 그냥 내 이름 석자 넣은 도장 하나 파고 싶었고, 내 얼굴 그림이나 하나 넣은 돌조각을 갖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게 하면 할수록 재미있더군요.

2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전각이 어떤 건지 알겠다 싶네요.

 

지난 봄부터는 서예도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전각을 하다 보니 서예의 붓 맛을 모르고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서예는 전서체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지난 주 수요일까지 우리끼리 전시회를 했습니다.

1년마다 한번씩 정기전을 여는데, 작년의 첫번째 전시회 주제는 공자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노자전인데, 한문 말고 한글로 해보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유영모 선생님께서 노자를 순한글로 풀어쓰신 걸 텍스트로 해서 열댓명 남짓되는 구성원 수로 책을 나눠서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노자 32~38장의 내용을 새겼습니다.

 

4.5X4.5X8cm 크기의 해남석을 두개 썼습니다.

인장면에는 각각 [얼은영원하여], [길위에핀꽃]이라 새기고, 옆면에는 본문을 새겼습니다.

인장면은 글자를 뒤집어 새긴 것이고, 옆면은 정상적으로 새겼습니다.

 

1.JPG 2.JPG 3.JPG

이건 한지에 찍어본 겁니다.

인장면은 도장 찍듯이 찍어서 정상적인 글자로 나옵니다.

사진이 작아서 잘 안보이시겠지만, 옆면은 탁본하듯 찍은 겁니다. 따라서 글자가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제 이름 도장이 조금 크기가 커서 아쉽긴 하지만...^^

 

4.JPG

전시 기념으로 이렇게 작품을 모아 인쇄한 스카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ㅋ

 

서예의 경우, 동네 문화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수료 기념으로 작품을 하나씩 쓰랍니다.

일단 쓰기는 했습니다만, 출처와 글쓴이 이름은 해서로 써야 한답니다.

한번도 배워보지도 못한 해서...ㅠㅠ

작품 포기하겠다고 했다가 등 떠밀려서 하나 썼습니다.

 

동천년로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이라는 글입니다.

조선시대 신흠이라는 문장가가 쓴 글이랍니다.

기왕 쓰는 김에 돌에도 같은 글을 새겨보았습니다.

완성된 건 왼쪽 남는 부분에 출처와 제 이름, 아호를 넣었는데 마침 그걸 찍은 사진은 없네요.

6.JPG

오동나무 거문고는 천년이 지나도록 제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라는 뜻이랍니다.

뒤로 두연이 더 있지만 그건 생략~

 

서실 서예를 하면서도 좀 뿌듯했던 건...

정말 순수하게 제 작품이란 거죠.

물론 서예 선생님께서 글자를 써 주신 걸 보고 따라 쓰기는 했지만, 그건 워낙 서예 연습을 그렇게 하니...

어쨌든 다른 분들은 열심히 쓴 뒤, 돈 주고 새긴 낙관을 찍습니다만, 저는 제가 새긴 낙관을 찍었으니까요.

이 기회에 아호도 하나 만들었습니다.

살던 동네 이름으로도 많이 짓는다고 하기에...

제가 어린시절 살던 동네 수색의 옛지명을 따서, 한문으로는 수이촌, 한글로는 물치라고 정했습니다.^^

그리고 두인이라고 해서 문장 시작 위치에 찍는 게 있습니다. 그건 흐를 류, 길 장을 썼습니다.

어쨌든 다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 저는 아직까지는 붓으로 쓰는 것보다는 철필로 돌에 새기는 게 더 낫더라고요. ㅋ

5.JPG 

 

이번에 서예를 함께 배우는 분 중에 몇 분이 제게 낙관도장을 부탁하셔서...

모두 여섯분의 낙관을 새겨드렸습니다. 덕분에 용돈벌이도 쏠쏠했죠.

전에는 멋모르고 마구 새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얼굴 화끈 거릴 노릇입니다. ㅋ

그래도 지금은 낙관인장의 기본 구성은 알고 있으니 잘 새기지는 못 해도 엉뚱하게 새기지는 않으니까요. ㅎㅎ

 

나이를 먹으면서 이런 취미 하나쯤 갖고 있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내일 저녁에는...

지난 여름부터 배우기 시작한 살사 댄스 강습날입니다.^^

가서 멋지게 스텝을 밟고 오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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