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의 자동차를 보다
2014.01.12 19:45
이건 오늘 아침의 일입니다. 아침에 물(약수라고 쓰긴 쓰되 지하수라고 읽어야 옳은)을 뜨러 아차산에 아버지 똥개를 끌고 갔습니다. 뭐 이거야 한달에 한두번씩 하는 일이니 특이한 것도 없는데, 올 때 '그것'을 본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아
차산에서 내려오는 길 가운데 정립회관쪽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반대쪽으로 가면 워커힐), 이 앞에 투스카니 이타샤 한 대가 서
있었습니다. 이타샤는 우리나라말로 번역하기가 조금 어려운 일본어 신조어인데, 간단히 적으면 '만화나 게임 캐릭터로 겉면을 도배한
차'입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http://rigvedawiki.net/r1/wiki.php/%EC%9D%B4%ED%83%80%EC%83%A4
그 냥 캐릭터 사진을 조그맣게 데칼이나 스티커로 붙인 정도면 이렇게 부르지 않고, 보통 차의 네 면 전체를 꽉 채울 정도의 레벨은 되어야 이타샤로 부를만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호불호가 있으며, 일단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은 아니더라도 좋게 보지는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취향이니 존중하겠슴돠' 주의라서 일반적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딱히 충격을 받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에 본 것은 저에게는 살짝(?)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습니다. 해당 차량에 새겨진 캐릭터가 일반적인 만화나 게임이 아닌 18禁 게임의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냥 '이타샤구나~'하면 끝나는데, 해당 게임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에게는 '이거 꽤나 위험하게 자길 드러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본이었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는 더 보수적이기에 보수 영감님들이 이걸 알면 난리를 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덤으로 오늘 대전에 CPU 하나 주고 두부를 얻어먹으러 갔다 오는 길에 중부고속도로 위에서 아즈망가 데칼을 입힌 스타렉스를 보고 왔습니다. 이타샤급으로 도배한 것은 아니고 차 뒷부분에 데칼만 하나 유리창 1/3 사이즈로 붙인 것입니다만, 오늘은 무언가 보기 힘들걸 보는 날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추신: 해당 차주의 취향을 존중하고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 사진은 첨부하지
않습니다. 또한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해당 게임이 무엇인지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이 게임은 18禁이기는 하나 전연령판(18禁적인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하여 어린이나 청소년이 즐겨도 문제가 없도록 수정한 것.)도 있기는 하다는 점은 적습니다.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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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1.12 20:01
그나마 키티는 귀엽기라도 하고 너무나 유명한 만큼 사회적으로도 정신 연령은 조금 의심을 받을지언정 혐오감을 일으키는 사람은 없지요. 그래서 키티 이타샤라면 영감님이라도 '성격 좀 특이하네' 정도로 그칠겁니다. 하지만 18禁 이타샤는... 우리나라에서는 대놓고 하려면 정말로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나마 오늘 본 것은 옆나라 기준으로는 보통 수준이라고 해도 좋을 MSN 18禁이어서 다행입니다. 좀 특수한 18禁이었다면... 조선일보와 채널A에 '천하의 개쌍x들'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갔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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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전연령판 혼용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건 Key사 쪽 게임이 먼저 떠오르긴 하는데요.
괜히 이런 이야기 나오면 무슨게임일까 하고 호기심이....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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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ity
01.12 22:23
왠지 도쿄핫 오프닝을 틀어놓고 바람의 윈드에 영혼의 소울을 맞기면 질주의 레이싱을 즐겨야 할 듯한 느낌입니다.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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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샤? 처음 듣는데... 그게 사람들에게 안좋다고 인식이 있나요?
물론 18금 게임케릭을 그랬다면 좀 글킨하지만... 굳이 그런 케릭이 아니라며 크게 신경안써도 되는거 아닌가요?
(아즈망가 대왕도 18금 만화인가요;?)
개인적으로 ... 차에 뭘하고 다니던 크게 신경안쓰는 사람중 하나라... 18금케릭이 덕지덕지에 성적인 어필이나
그런게 있다면 문제가 있지만...
제가 잘몰라서 아타샤? 라는 것을 매우 싫어하시는듯한 느낌이라서 여쭈어봅니다.
아즈망가 대왕이야기는... 그전 아타샤를 보고 매우 불쾌하셔서 그 또한 안좋게 보신 느낌인듯 싶고,
아탸사라는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별로 안좋은 인식이 있는건가요?
위에 말씀한 그런케릭터를제외하고 타케릭터들 이타샤도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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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1.13 11:40
아, 제가 이걸 매우 나쁘게 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저런 것에 어느 정도 면역이 되어 있고 취향으로 존중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옆나라보다 훨씬 보수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자칫 잘못 알려지면 보수언론의 먹잇감이 될만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이 나름대로 용기있다면 용기있고 무모하다면 무모하다는 정도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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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1.12 22:37
아즈망가야 뭐...
근데 이리스님께서는 18금이란걸 어케 아셨쎄요~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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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Iris님께서 그 방면의 전문가십니다. :)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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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요약하면
부끄러운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걸 남에게 너무 드러내보이면 남들이 알아보고 나까지 피해를 입을까(방해를 받을까) 두려우니 그냥 일코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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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1.13 12:18
그것까지는 아닙니다. 일코(참고로 모르는 분을 위해 용어 설명을 하면, 덕후 관련 취미를 대놓고 드러낼 경우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 외부적으로는 자신의 취향을 숨기는 것을 말합니다.)는 논란이야 있지만(배신자론부터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것 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그에 대해 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의 취향은 일단 존중하는 편입니다.^^
개인의 취향을 비록 위험한 영역이기는 하나 드러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에 나름대로 그것은 대단하다면 대단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옆나라보다 이 부분에서 더 보수적인데다 심심하면 보수 언론과 보수 단체에서 희생양을 만들려고 눈을 부라리는 상황이기에 거기에 시범 케이스로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듭니다. 더군다나 지금 세상이 4공화국으로 복원중인 상태라 더 걱정이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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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dh
01.13 00:21
저도 예전에 회사 임직원용 주차장에서 목격했습니다. 가히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
우리팀... 분 여친님은 빨강 바디의 오토바이에 EVA-02 와 Nerv 데칼을..... (나름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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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1.13 12:23
그 정도는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죠. 대신 데칼이나 스티커는 차체와 조화가 중요한거라 마구잡이로 붙이면 꼴사나울 뿐입니다. 조화롭게 붙이면 폼은 꽤 납니다. 두부집 티코도 있고 그것도 볼만한데 에바 데칼 정도는 잘만 붙이면 나름대로 아이덴티티를 살릴 수 있습니다. 대신 그냥 무작정 떡칠을 한것까지 보기 좋다고 하기는 어렵겠죠. 뭐든 조화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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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N
01.14 15:12
그 캐릭터가 그 차주분이 잘 알아서 붙이고 다닌거 같진 않아 보이네요
요즘은 차량데칼및 스티커 업체들이 많이 생겼고 커스텀으로도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아직까지 업체에서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기다 요즘은 투스카니나 제네시스쿠페도 여성오너들이 많기에 의외로 업체에서 파는 이타샤들을 해서
자신의 차라고 인식시키는 오너들도 많으니깐요
제가 말한 상황의 오너가 캐릭터의 출처를 알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군요..ㅎㅎㅎ
궁금하네요. 저 아는 형은 와이프님한테 잡혀서 흰 차의 바디가 모두 키티로 도배되었습니다.
어릴 때 저한테 두바퀴를 가르쳐준 형인데.. 옛날에는 몸에 체인을 감고 다녔었는데... 키티라니..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