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용 하드디스크 한 분이 지옥에 갔습니다
2014.02.27 20:29
사실 지옥에 간건 그제 일입니다만, 오늘 쓸 글이 없어 사연을 적습니다.
돌아가신 분은 시게이트 멸치(?) Green 2TB입니다. 원래는 2차 NAS에 들어가 있던 분이지만, 사연이 있어 이 역할을 벗어나 다시 포맷을 한 뒤 eSATA Dock에 꽂아 쌓여가는 데이터의 처리용으로 쓰였습니다. 쌓인 데이터는 정량의 약 25~30% 정도였습니다. 그게 그제 저녁에 아무런 이유 없이 사망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인식은 했다 말았다 하다 드라이브는 표시되지 않는 상태였는데(이미 운영체제상으로는 인식불가), 그 이후 아예 물리적인 인식 불가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백업할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대충 기판쪽 문제로 추정은 했고, 데이터가 매우 중요했다면 하드디스크를 중고로 하나 구해 기판갈이를 하면 살릴 수 있었을 것으로 봤지만 이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것은 아니며, 쌓이는 것이 문제이지 다시 없어진 것을 원래대로 채워넣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는 것이기에 그냥 복구를 포기하고 A/S를 보냈습니다. 3년짜리 A/S를 해주던 시절 물건이라 일단 RMA는 가더라도 교환은 해주는게 장점입니다.
어제 낮에는 새로 이 목적으로 쓸 하드디스크를 섭외하고, 내일 대전에서 KTX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퇴근후에는 해당 자료를 다시 새로운 하드디스크로 옮겨 복구할 수 있도록 원래 데이터를 기억나는 범위 안에서 되살렸습니다. 저장해뒀던 것 가운데 시간 문제로 중요도가 낮다고 판단한 것은 다시 구하지 않았으며, 대충 오늘 아침까지 그 밑준비는 끝냈습니다. 내일 새 하드디스크가 오면 저녁때 분류를 다시 하고 데이터 이동을 할 예정입니다.
다만 올라올 하드디스크가 HGST 모델이기에 어제 기계적인 삽질(?)을 했습니다. 원래 eSATA용으로 쓰던 Silicon Image 컨트롤러에서 HGST 하드디스크가 아예 붙질 않아 X58 Extreme에 있는 eSATA 포트(JMicron)으로 교체를 했습니다. 그냥 카드는 꽂아 살려둘까 했는데 JMicron eSATA 컨트롤러와 충돌을 일으켜 어쩔 수 없이 빼내고 내부 저장장치의 순서를 재조정했습니다.
분명히 데이터가 날라가는 큰 사건임에도 조금 귀찮을 뿐 은근히 해결이 잘 되고 있는, 불행한 사건임에도 당사자는 덤덤한 사건이 이렇게 진행중입니다.
하여간 이번 사건의 교훈은 이렇습니다.
1. 백업을 안해둘거면 최소한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기억해두자.
2. 자신이 생산한 문서는 2중 이상 백업을 하자(문서만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3. 정전기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