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있으려 합니다.
2010.03.29 05:24
마음이 많이 안 좋습니다. 많이 아파서 떠나 있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이곳에는 시작도 못한 수 많은 소중한 인연이 있기에 탈퇴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요즘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칼에 베었을때는 어떤 방법을 쓰든지 아물게 할 방법이 있습니다만 마음에 상처가 생겼을때는 그걸 치유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가장 빠른 방법은 서로간의 위로와 진심어린 대화겠지만요.
요즘 자게는 제 어린시절 악몽을 떠올리게 합니다. 2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큰 마음의 상처지요. 이젠 정말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꿈틀꿈틀 제 마음 깊숙한 곳에서 다시 뜨겁게 마음과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네요. 치유는 제 착각이었난 봅니다.
다수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반대급부의 입장에 서 있을 수 있는 소수 의견도 세심하게 고려를 해야한다고 믿습니다.
최근 한 분의 과거 행적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은 분들이 그에 대해 심각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목소리를 힘으로 누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소명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가 다 알거라고 두리뭉하게 반성을 해보라는 말보다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소명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정말 정말 본인은 절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들어야 하며, 설사 그 소명 내용이 조소와 냉소를 받을만한 사항이라도,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보다 더 냉정한 눈과 차가운 머리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죽인 용서받지 못할 죄가 아닌 이상, 모두가 같은 이성을 지닌 사람으로써 말입니다.
두려웠습니다. 최소한의 목소리도 들으려 하지 않고" 입다물고 조용히 있어라" 하는 글로 예단해버리는 모습과 침묵하는 다수의 모습에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싸늘한 한 글자 한 글자에 보이지 않는, 푸른 칼날들에 맺혀 있는 핏방울을 보고 더욱 그러했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이곳에 제 행적은 사실 미미합니다. 떠나더라도 이렇다할만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좀 더 냉정해지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날세운 칼날들도 잠시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회원님들이 원하지 않는 소명내용이라도 목소리를 끊어버리는 오류는 범하지 마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이런 마음이 앞으로 우리 케퍽에서 모두가 함께 공존하며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졸필로 혹시라도 제가 의도하지 않는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용서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스피린 드림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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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3.29 09:16
너무 오래 쉬지 마시길...
전 선택적으로 글을 보니 좀 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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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님도 떠나시는군요...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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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헌아빠
03.29 10:24
아스피린님 잠시만 쉬었다고 곧 돌아오세요. ^^
사실 지나고 보면 별 일이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죠.
쉬시는 동안 마음 잘 추스리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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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03.29 10:37
잠시 쉬시는 거죠?
저희는 그렇게 알고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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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아빠
03.30 01:30
저는 떠나있으려헸습니다...
근데.......
정말 울컥힙니다......
저는 이미 묻힌 사람입니다....
솔직히...
많은 분들이 왜 그러시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만...
항상 감사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아스피린님과 글을 주고 받으면서.. 쓰신 글들 다 살펴보았기에... 오랜 옛날의 경험에 대해서도
오픈하신 것 만큼은 보았습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나중에 컴퓨터 고장나면 꼭 만능문답 찾아주세요. 리눅스든 윈도우든 글로 하는 범위내에서 잘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