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개를 살짝 오버클러킹하고 왔습니다
2014.03.30 15:28
@Sue님께서 어제 용인을 갔다 오신 모양인데, 오늘은 제가 용인을 갔다 왔습니다. 에버랜드 구경이냐구요? 에버랜드용 마을전철 구경이냐구요? 민속촌이냐구요? 전부 아닙니다. 오늘은 똥개가 볼일이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똥개의 세뇌오버클러킹 계획을 실현하고 왔습니다.
일단 전 단계로서 교체 시점이 된 엔진오일을 바꿨습니다. 원래는 같은 회사의 5W30을 썼지만, 이제는 날씨도 따뜻해지고 있어 일부러 동점도를 낮춘 5W20으로 바꿨습니다. 점도가 낮은 대신 그만큼 저항이 적어 연비에는 유리할 '수도'있습니다.(유리하다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Case by Case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미션오일도 함께 교환했습니다. 이 넘의 똥개각하는 방사능 섞인 사골 미션을 쓰는 관계로 미션오일 가격도 싸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교환 자체는 쉬운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여간 이 두 가지를 어제 슬쩍 바꾸고 오늘 아침에 고속화도로와 국도를 달려 용인 모처의 똥개 전문 튜너에게 갔다 왔습니다. 처음에는 약도를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그냥 에버랜드 가는 길에 조금만 직진하면 되더군요. 그냥 엔진을 마개조할까도 생각했으나(터보차저가 아닌 엔진 마개조의 경우 알려진 것은 대략 10ps 정도의 출력 향상과 2kg.m 수준의 토크 향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터보차저보다 출력은 낮지만 일단 NA라서 터보차저의 약점은 갖지 않습니다.), 서킷을 달릴 것도, 무슨 다운힐을 할 것도 아닌 만큼 성능에 대한 요구 사항이 그 정도는 아닌 만큼 그건 조금 오버라고 생각했으며, 무엇보다 최소 3주 전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밀렸다는 답에 그냥 깔끔하게 접었습니다.
일단 차를 다이나모에 걸고 열심히 밟아보는데, 그래프가 참으로 괴상하게 나옵니다. B10D1 엔진에 JF405E 미션 조합이 무슨 평탄한 그래프를 보여주는 조합도 아닐 뿐더러 무지막지한 동력 손실을 자랑하는 물건이긴 합니다만, 그래프가 무슨 슬래쉬메탈 연주하듯이 그려집니다. 이걸 테스트한 튜너 사장님 曰... '이거 뭥미?'
사실 원인은 꽤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위대하신 똥개는 ECU가 초기화될만한 상황이 벌어지면 일시적으로 연료 공급이 특정 대역에서 원하는 양만큼 공급이 안되고 똑같은 양을 공급하는 버그(?)가 있다고 합니다. 원인은 추정이 되었는데, 그래도 찝찝하기도 해서 갈 때도 된(어제 갈지 않은 이유는 '커버 나사가 헛돌아 교체하려면 시간 걸림'이라는 한 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점화 플러그와 하이텐션 케이블을 갈아버렸습니다. 어제 교체를 못하게 한 원흉인 헛도는 나사는 지혜와 용기(라고 쓰고 삽질이라고 읽는)로 풀어내 교체했습니다.
일단 원인을 찾았고 오늘의 핵심인 똥개의 머리를 들어내 세뇌(?)을 했습니다. 스팀팩 하나를 먹여 정신을 살짝 오버클러킹시킨 정도인데, 어차피 이걸로 엄청난 성능이 나아질 것은 없습니다만, 연료 투입 패턴을 바꾸면서 반응만 살짝 빠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똥개의 머리는 배터리를 들어내면 나오며, 기판은 외부 금속 케이스로 보호가 되어 있습니다. 대충 GM 공식 가격은 30만원정도 하는 물건이며, 배터리만 들어내고 나사 몇 개 풀면 끝이라 만약 바꿀 일이 생기면 엔진오일 교환보다 낮은 공임이 나오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괴상한 춤추는 그래프에 고민하고 찝찝함 해결 차원의 부품 교체를 한 뒤 새로 다이나모를 돌려본 결과는 이렇습니다. 파란 곡선이 원래 데이터, 빨간 곡선이 세뇌당한 똥개의 그래프입니다. 참 눈꼽만큼 올라간 것이지만 이 정도 좋아진 것을 수치적으로 기대한 것이기에 이 자체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표기 엔진마력 70ps짜리가 실제 휠마력은 50ps에 불과한 현실을 보니 참 눈물은 납니다.
테스트 주행은 집으로 오는 루트를 좀 뱅뱅 돌아 왔는데, 먼저 지옥처럼 막히는 에버랜드를 뚫고 구성까지 가서 장을 본 뒤(마실 것 3박스 + 빵 하나 + 녹차 티백 한 박스), 용인서울고속도로와 동부간선도로 루트로 왔습니다. 최고 시속은 조금 불법이기는 하나 130km/h까지만 냈습니다. 고속 주행 성능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으나 저속 기어에서 엔진 반응이 상대적으로 빨라져 기분은 상대적으로 좋아졌습니다. 타력 주행 및 스로틀을 최소한으로 열 때의 연비는 상대적으로 개선이 있어 엔진오일을 바꾼 것과 합하면 많게는 1~2km/L까지 연비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멘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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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otDisturb
03.3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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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31 16:30
매핑만 다시 했으며, 데이터상으로는 별 의미는 없지만 2, 3단에서의 반응이 조금 빨라졌으며 4단에서는 타력주행시 연비에 조금 개선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성능에 영향을 주는 요소(엔진오일, 미션오일, 점화플러그)를 바꿨으니 실제적인 효과는 매핑의 효과만은 아닐 것입니다.
덤으로 미션오일은 TA에는 어떤게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무교환은 아닐것으로 보긴 합니다.), SA 초기형이나 M300에 들어가는 JW3314 호환 오일은 일단 25,000km 단위 교환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미션의 구조적인 문제로 오일 변성도 심해 터보튠을 하는 사람들은 절반 수준에 갈아버리기도 합니다. 저는 30,000~40,000km마다 갑니다만.
저는 미션오일 부분교환 DIY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션오일이 10만은 탈수 있다고는 하나, 동점도 그래프를 보니 5만~7만 사이에 오일 점도가 무너져 내리더군요.
순정오일이 광유계열이다보니 어쩔수 없나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