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무슨 기자회견같은 글을 쓰기가 조금 거시기하긴 합니다만, 이것도 없으면 누군가 언젠가 궁금해하실 분이 있을까 하여 일단 흔적은 남길까 하여 적습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저는 KPUG라는 커뮤니티에서 Retire합니다. '운영진의 판단이 나올 때 까지 기다려라'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제 Retire 사유는 운영진의 판단과는 상관이 없는 다른 부분입니다.^^

제가 KPUG라는 커뮤니티에서 빠져 나가는 것은 이번 논란의 주제(ㅂㅅ 표현 문제에 대한 제재 문제) 그 자체가 이유는 아닙니다. 그랬다면 운영진의 판단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나온 커뮤니티의 의견 가운데 제가 KPUG에 갖고 있던 것과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괴리를 갖게 만든 것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괴리를 갖게 한 사람들을 몰아내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인 만큼 조율이 불가능한 차이가 있다면 가진 사람이 접는 것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굳이 적자면 이것은 변명에 불과한 것이지만, 제 나름대로는 자신에 대한 변명이자 KPUG에 던지고 가는 일종의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KPUG가 앞으로도 영속하는 커뮤니티가 되길 바라고 있으며, 그러기 위해 현재의 커뮤니티 영속에 장애가 되는 제가 빠져나가는 대신 제 나름대로 생각한 모두가 생각해야 할 점을 적습니다.

1. 읽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는 글까지 모든 것을 허용할 것인가?

사실 이 문제가 모든 것의 시작이라면 시작입니다. 정서적인 공감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글을 쓴 사람의 무능에 대한 분노가 치밀 정도의 글이 올라온 것이 ㅂㅅ이라는 잔혹한 표현을 불러왔습니다. ㅂㅅ이라는 표현은 커뮤니티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는 분명히 아닌 만큼 이에 대해 수용을 해야 한다고까지는 하지 않습니다만, 저는 이러한 글이 올라온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기에 제재의 수위를 정할 때 그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을 폈습니다. 이는 제재를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한 쪽에 몰아버리고 끝내버리는 것은 이러한 일의 반복을 부르는 서막에 불과하기에 우리 모두 양 쪽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유게시판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아닌 이상 어떠한 주제로도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주류 의견에서는 왜 이 글이 나쁘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의견도 일리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너무 막으면 자체 검열이 될 수 있어 게시판의 활기가 떨어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KPUG에서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의 글이 어떠한 의견이 붙을지 최소한의 예상은 하고 써야 한다고 봅니다.

커뮤니티의 글은 정보와 기술의 공유의 장이지만 정서의 공유의 장도 됩니다. 또한 정보와 기술의 공유 역시 적어도 정보를 나누고자 하는 정서적인 동기, 그리고 올라온 문의 글에 대해 답을 달고자 하는 정서적인 동기가 필요합니다. 질문/답변 게시판에서는 몰라서 답이 없는 것도 있지만 답을 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글도 있습니다.

매우 과격한 표현을 쓴 그 자체를 앞으로도 허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지 않습니다만, 그 원인을 제공한 측에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없고, 그 차원을 넘어 읽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차원의 글이라면(딱 잘라 이전 글의 문제는 '인간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써 놓았지만 정작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은 무능함을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말만 있고 행동은 전무하면서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면 읽는 사람은 짜증이 납니다.) 최소한 그 글에 대해 비판/비난을 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을 해야 합니다. 물론 표현 수준은 도를 넘어서는 안되겠습니다만.

만약 이러한 반론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글을 올릴 권리만 보장하게 될 경우 게시판의 개인 블로그화의 위험성도 커지게 되며, 아무리 자제하자고 해도 이러한 일은 계속 반복됩니다. 사람의 인내심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고,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퓨즈가 끊기는' 상황은 옵니다. 험악한 표현을 썼고 그것을 당연하다고 했던 회원이 늘 게시판에서 그러한 표현을 남발하던 사람이었습니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 때마다 퓨즈가 끊긴 사람만 제재를 하고, 사람은 나가고 하는 것을 계속 봐야 하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일을 처리해야 하는 운영진의 선택은 꽤 중요한 분기점이 됩니다. 'ㅂㅅ'이라는 표현이 과격하고 허용될 내용은 아니라는 점은 다들 인정한 만큼 이에 대한 제재는 그렇다 쳐도, 원인 제공에 대해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일방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을 경우 '사람의 화를 돋구는 글을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올려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이 섭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욕설은 아니지만 읽는 사람이 심하게 불쾌한 내용이 더 심한 레벨로 올라와도 '그게 뭐가 문제냐'는 말에 반박할 근거가 사라지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자'라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또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을 제재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인격을 존중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사람을 방치하는 것 역시 커뮤니티에서 용인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이런걸 회칙으로 정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암묵의 룰'로서 글을 올릴 때 한 번은 더 생각하게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생각 없는 글에 대해서는 욕설은 아니더라도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암묵의 룰로 정해지면 적어도 글을 읽다 분노가 올라와 퓨즈가 끊기는 사람은 막을 수 있습니다. 터진 것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는 만큼 중요한 것은 사후 대처가 아닌 예방입니다.

2.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를 외면하고 가볍게 여기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이 문제가 제가 KPUG를 Retire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저는 KPUG의 발기인으로서 처음 참여를 했을 때 부터 일관되게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를 주장해 왔습니다. 또한 커뮤니티에 기여하지 않고 정보만 가져가려는 무임승차자(Cherry Picker)를 혐오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 도중 나온 여러 글은 제가 생각했던 KPUG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커뮤니티에 기여해온 사람을 올드비로 몰아세우고, 지금까지 커뮤니티의 부흥을 위해 활동을 해온 사람들을 패당질이나 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제 기준에서는 매우 파렴치한 내용이었습니다.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라는 것은 운영자금을 대라는 것이 아닙니다. 꾸준히 글과 댓글을 쓰고 투표를 꼬박꼬박 하며 모임에 참가할 수 있으면 참가하며 커뮤니티가 원한다면 운영진이라는 봉사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여를 한 사람은 어떠한 일이 생겼을 때 그 의견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이것은 가입을 언제 했건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마인드를 고수하고 있기에 저는 가입을 오래 전에 했어도 활동하지 않고 보기만 하는 일명 '유령회원'에 대해 높게 평가를 하지 않으며, 가입 기간이 길지 않아도 꾸준히, 그리고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해하지 않는 기여를 한 사람은 높게 평가를 합니다.

지금의 KPUG의 시작은 구 KPUG에서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높았던 회원들이 당시 운영자(구 대장님)의 일방적인 사이트 폐쇄에 반발하여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한두명이 총대를 메고 나머지 사람들이 수저를 얹은 것이 아닌 모두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노력을 들여 되살린 커뮤니티를 이전처럼 소수가 독점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이 주인이 아닌 '모든 회원이 주인인 KPUG'를 표방하도록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표어가 아닌 실제적인 의무의 부과이기도 합니다. 얻어가는 것이 있다면 그에 상응한 것을 기여하라는 것이 제가 KPUG에 바라는 이상이었습니다. 그저 특정한 사람 몇 명이서 사이트를 독점하여 명예를 얻으려고 했다면, 일명 올드비들이 사이트를 독점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운영진을 연임이 불가능하게, 그리고 제명 후 복귀자를 제외한 모든 KPUGer가 운영진이 될 수 있도록 회칙을 만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 와중에 충격적이게도 이 모든 것을 '올드비들이 개객기다'라는 것으로 정리하려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사람까지 나타났습니다. 가영아빠님께서 적어주신 '볼드모트'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상식(다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는 글을 써야 하는 것)과 상식(개인에 대한 모욕이나 욕설을 하지 않는 것)의 문제'로 보고 그러한 부분에서 서로간의 의견 교환을 충분히 한 뒤 결론을 내면 되는 문제로 보고 있던 제게 모든 문제의 원인이 '올드비들이 유세하는 것'에 있다는 소리는 소리는 청천벽력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장구를 치는 댓글까지 나오면서 제가 KPUG에 바라고 있던 모든 것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일명 올드비들이 가진 죄는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기여를 한 죄 뿐입니다. 그것을 텃세라고 몰아세우는 자칭 뉴비들은 도대체 커뮤니티에 무슨 기여를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자칭 뉴비라는 사람들이 올드비가 개객기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이 커뮤니티 내 주도권을 장악하고 싶어하는 야욕을 드러낼 때 자주 쓰는 프로파간다입니다. 모든 뉴비(신규 가입 회원)이 그러한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사람이 극소수겠습니다만, 적어도 다른 여러 분란은 있을 수 있어도 이러한 소리는 나오지 않을 거라 믿었던 KPUG에서 들었다는 것이 정신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러한 자칭 뉴비들이 올드비들을 밀어내고 남을 정도의 화려한 실적(기여)을 보여주었다면 당연히 올드비들이 밀려나야 하겠죠. 하지만 현실이 과연 그러한지요? 가영아빠님의 KPUG의 과거 글의 숫자와 조회수 분석 자료는 중요한 점을 담고 있습니다. 올라오는 글은 적은데 조회는 꾸준하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올라오는 글이 적다는 것은 이슈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인 만큼 사실 커뮤니티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적은 새 글조차 이슈를 생산하는 자유게시판이나 질문답변의 답변 분야, 소모임의 답변 분야, 사용기나 강좌는 대부분이 올드비라고 까이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생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올드비 개객기론을 펼치는 자칭 뉴비(나머지 신입회원을 가리키는 단어가 결코 아닙니다.)들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분위기가 무거워서 글을 못쓰겠다구요? 그건 핑계에 불과합니다. 어떠한 커뮤니티에 가입하겠다는 의미는 그 커뮤니티의 분위기나 공식적인 회칙, 그리고 암묵적인 룰에 대해 동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맞춤법 하나를 틀렸다고 뭐라하는 곳도 아니며(글 전체가 엉망일 경우는 예외입니다만. 여기 계신 분 가운데 각 기업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분도 꽤 되는 만큼 이러한 것에 민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가입한 사람 = 모든 분야에서의 초보자도 아닌 만큼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은 많습니다. 포터블 기기에서는 초보자라도 여행을 많이 다녀본 분이라면 최소한 어디 라면집이 맛있더라는 정도는 쓸 수 있습니다. 진짜 써본 앱 가운데 쓸만한게 있다면 오해받지 않는 선에서 사용기나 추천기도 쓸 수 있습니다. 굳이 필요한 것이라면 그러한 글을 쓰겠다는 의지와 시간 투자 뿐입니다. 그걸 하기 싫어서 커뮤니티에 기여(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누구의 탓으로 돌린단 말입니까?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커뮤니티의 갭이 있더라도 정상적인 활동(기여)를 통하여 평가를 받고 발언력을 높인 뒤 자신의 생각대로 커뮤니티의 모습을 바꿔가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김영삼과 김대중같은 대형 정치인들이 처음부터 자기 입맛대로 정치판을 움직였겠습니까? 그들도 처음에는 당시의 시스템 안에서 활동을 했으며, 그 시스템 안에서 기여를 하고 실적을 쌓아 자신의 발언력을 높여왔습니다. 이 방법은 시간이 걸리고 노력은 필요하지만 가장 확실하게 자신의 생각을 커뮤니티에 펼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전 체계를 전부 악당으로 몰아 세운 P모 소장같은 쿠데타 세력급의 몇몇 회원(정확히는 회원 한 명 + 의도적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동조글을 남긴 동조자 몇 명)에 의해 저 및 KPUG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사람들은 윤보선이나 장면같은 사람으로 매도를 당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분이 나쁜 차원을 넘어 '이 소리를 들으려고 KPUG에 시간을 쏟아 부었나'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가영아빠님께서 볼드모트가 나타나면 쉽게 사태가 봉합이 되지 않는다고 적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매우 옳은 말씀입니다. 정말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섞이는 것만큼 어렵습니다.(개인적으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일부는 잘 섞이고 남는다고 생각합니다만.^^) 둘 가운데 누군가 하나가 크게 피를 봐야 끝나는 일입니다. 지금 상황은 근거도 없는 모함에 멘탈이 무너진 올드비라고 매도를 당한 사람들이 배를 째고 있어 볼드모트들이 즐거운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이 사람들의 생각대로 KPUG가 굴러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크건 적건 어떤 커뮤니티라도 기여도가 낮은 사람에게 주도권을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디씨조차 뻘소리 많이하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주도권을 쥡니다. 당장 KPUG에 대한 기여가 압도적으로 적은 이들 세력은 몇 명의 사람들을 스트레스로 '배째~'를 외치게 할 수는 있겠지만 나머지 사람들에게 '분란의 원인'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입니다. 그리고 배를 짼 사람들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도 커지게 됩니다. 어떻게든 남아서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나머지 분들께는 매우 죄송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꼰대 올드비들이 KPUG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 그들에게 몸소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그러한 기여 없이 남을 욕하기만 하여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그 볼드모트들 이외에도 오래된 회원 안에서도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바로 유령회원을 자칭하는 분들에 대한 것입니다. 이번에 벌어진 문제에 대해 유령회원으로 불리는 가입 기간은 짧지 않지만 활동(기여)가 적은 분들도 의견을 적어 주셨습니다. 의견은 KPUGer라면 누구든 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제 3자의 입장처럼, 제가 볼 때는 훈수에 가까운 관점에서 의견을 올려 주셨습니다. 저는 여기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합니다.

의견은 회원 가입 기간에 상관 없이, 그리고 활동/기여의 정도에 상관 없이 누구든 낼 수 있으며, 그것은 다양성 차원에서 좋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사건이 터지고 그것이 수습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상황에 끼어들어 의견을 내거나 중재를 하려는 것이 아닌 남 이야기를 하는 것 처럼 의견을 적어주신 분들이 몇 분 있었습니다. 이 분들은 활동이 거의 없었으니 이 상황이 남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는 모두의 책임입니다. 누가 원인을 제공했거나 그것을 수습하는 일은 모든 회원에게 주어진 의무이며, 더우기 활동을 오래 한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냥 '너 나빠~'라고 한 마디를 던지는 것은 쉽습니다. 그렇지만 거기에서 끝나면 커뮤니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자신의 기분이 조금 나빠질지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상황을 수습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유령회원이라는 말은 '지나가는 선비'처럼 고고한 표현이 아닙니다. 나쁘게 말하면 시간이 지났지만 커뮤니티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반증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움까지는 가질 필요는 없지만 어떠한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꺼낼 때는 자신이 제 3자가 아님을 조금 더 생각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끝내가는 사람이 별의 별 웃긴 소리를 다 적고 가게 됩니다만, 다시 한 번 오해를 하는 분이 없도록 적으면 지금의 혼란을 부른 상황에 대해서는 저는 '험악한 표현을 쓴 그 자체는 매우 문제가 있는 행위이나, 이를 제재하는 수준을 정할 때는 원인을 제공한 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수의 의견과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으며, 그 때문에 마음에 부담을 갖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활발하게 의견이 나온다는 것은 KPUG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나눌만한 이야기 소재가 떨어졌을 뿐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반증이기에 나름대로 이번 일이 수습만 되면 활기를 찾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KPUG와 앞으로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활동에 들인 시간이 이너서클이나 만드는 데 쓰인 헛짓이었으며, 타도되어야 할 악행을 저지른 시간이었다고 주장한 사람들 때문입니다. 적어도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거나 사라지지 않는 이상에는 제가 여기에서 존재해야 할 더 이상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KPUG를 만든 사람들, 초기에 썰렁한 공간을 채워준 사람들은 꼰대도, 이너서클 구축에나 관심을 갖는 악당들도 아닙니다. 이 분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KPUG에 무언가를 공헌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쓰는 분들입니다. 그러한 분들의 노력을 짓밟는 일은 제발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제가 KPUG에서 기여를 해야 하는 이유를 완전히 상실한 만큼 그것을 찾을 수 없는 이상 이 공간으로 다시는 돌아오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사람들과의 관계를 청산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 자리를 뜨더라도 제가 하는 일 관련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세요. 먹고 마실게 있다면 찾아도 가겠습니다. 제 과거는 KPUG에 두고 갑니다.

이상입니다.

KPUG에 영광 있으라!


그리고 모두가 주인이며 그 정신을 버리지 않는 KPUG여 영원하라!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30805Sa [26] KPUG 2023.08.05 8263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0892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41126
23772 다시보니 더 섬찟한 만평 [2] file 제이티 04.29 852
23771 다들 민감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8] 지니~★ 04.29 832
23770 젠가 [14] 하얀강아지 04.29 1102
23769 운영자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8] FATES 04.29 826
23768 많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54] 푸른솔 04.29 1029
23767 오늘 기관이 보안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3] 파리 04.29 829
23766 가면을 벗는게 나쁜건 아닙니다만.. [3] 타바스코 04.29 771
23765 잠시 쉬어가세요.. [5] 섬나라 04.29 859
23764 회원정보를 고치면서 [11] 이재성 04.29 826
23763 이야기...생각.. 현재 kpug 모습 [10] 맑은하늘 04.29 833
23762 영준님 알라뷰! [8] 미케니컬 04.29 911
23761 뭔가 지나갔나 보네요. [2] @Sue 04.29 773
23760 우리 모두 안녕하게 삽시다.^^ [4] 노랑잠수함 04.29 896
23759 어제 부터 마음이 불편하네요 [6] 윤발이 04.29 849
23758 신고시스템 관련 알림 2 [5] 웹마스터1호기 04.28 941
23757 글이 막 지워지는건 문제가 있지 않나 싶은데 말입니다. [18] 멋쟁이호파더 04.28 836
23756 신고시스템 관련 알림 [2] 웹마스터1호기 04.28 8230
23755 바이 짜이찌엔 하기 전에 글 하나 씁니다. [4] 가영성채아빠 04.28 968
» 존재 가치를 부정당한 저는 이제 KPUG에서 Retire합니다. [11] iris 04.28 1019
23753 [분위기 전환용] 안드로이드는 아이폰과 달리 메모리가 중요할까. [3] 해색주 04.28 991

오늘:
871
어제:
2,299
전체:
16,279,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