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계신 아버지와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2014.05.06 14:19
제 가족은 모두 한국을 떠났습니다
몇년 전 저는 처자식과 함께 또 다른 곳으로 떠났습니다
카톡과 페이스북으로 종종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손주 소식 주고 받고... 보고 싶다고도 해주시고...
보통은 별 문제가 없는데
정치에 관련한 글을 스크랩해서 페이스북에 올리면 꼭 메세지로 몇마디 하십니다
부모님 눈에야 다 어린 아이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아직도
조선일보가 세상 가장 정확한 정보인 줄 아시고
김일성 일가는 남침을 준비하고 있는 빨갱이들이며
종북세력때문에 대한민국이 위기에 몰려 있으며
ㅂㅈㅎ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위상과 경제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애국자이며
2000 kb 와 ㅂㄱㄴ모두 나무랄데 없이 정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는 것도 힘들고
그런건 올리지 말라
신경쓰지 말아라
시간이 나거든 자식들이나 한번 더 안아주라는 말씀은
도저히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너답지 않다고 하시는데 슬슬 구슬리시는 것 같고
ㄴㅁㅎ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잘했는지 알지도 못하시면서
대통령 못해먹겠네 그 말 한마디로 이런 사람 대통령 뽑았다고 뭐라고 하시는 분이
당신의 관점과 맞지 않는 의견을 제 담벼락에 올린다고 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시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참 힘이 드네요
지난 번 대선때도 전 부정선거를 확신했고 너무나 슬픈 결과에 한마디 썼다가
아버지께서 글을 삭제하라고 말씀하셔서 욱했으나
그까짓 글 쓰나 마나 내 마음 바뀔 것도 아니고
멀리 계신 부모님 심려나 끼쳐드리지 말자 싶어서 글 삭제 했습니다만
자꾸 이런 식으로
처자식도 있고 분가해서 나름 살고 있는데
세살 먹은 어린 아이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자식을 대하시는지 참...
이래서 참 한국 어른들 힘듭니다
자신과 다른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국 문화
자신과 다른 것을 말하면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한국 문화!
그래서 제가 해외 시민권을 따면 한국에 대한 뉴스를 보면 안됩니까?
뉴스를 보고 제가 생각하는 바를 담벼락에 링크로 달면 안됩니까?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던 말을 하면 안되고 무조건 입 닫고 있어야 합니까?
나는 메이저 언론사도 아니고 영향력있는 인물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나만 읽고 넘어가야 합니까?
세월호 사건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 라고 말씀하시다니요? 관심 있으면 이상한 사람입니까?
관심꺼야 합니까? 해외 사니까? 관련 직종 아니니까?
지금껏 나름 큰 반항 하지 않고 조용히 살아와서 그게 몸에 배어서
이번에도 착한 아들 하면서 조용히 넘어갈까 생각하고 있는데 정말 생각할수록 좀 그러네요
정말 속상해요
어디다 털어놓을 데도 없고
학교에서 발표한번 제대로 안해보고 조용히 커서
집사람 외에는 제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는 것 조차 어색한 사람인데
이렇게 나오실 수록 자꾸 탓하게 되네요
아버지와 갈등 구조를 만들고 싶지 않지만 제 의견은 굽히고 싶지 않습니다...
참...
안그래도 할 일 많아서 밤새우고 있는데
한밤에 페북으로 날아온 메세지 때문에 열이 확 뻗치네요
아...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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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05.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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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박사모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냥 무던하게... 정치 얘기 안하고 삽니다. ^^;;;
요즘은 유신때보다 더해요.;;;
유신때는 잡아가서 고문하고 그랬지만;;;
요즘은 그냥 피말려 사람을 죽게 만듭니다.
조용히 삽니다. 대신 투표날만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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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해는 되지만 조용히 있으면 51%가 또 대를 이어 충성할 것 같아서 걱정이고요.
다음 선거판도 대세에 부정선거까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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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소리를 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용기가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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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TV, 신문, 에서 세뇌되어오신 분들입니다.
TV만 키면 식후 땡 뉴스가 나오니...
보통 20세 전후로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생각은 바뀌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걸로 압니다.
심리적으로 이미 자아와 사고방식이 고정되어
어떤 일정한 권위 (예를들면 교육받으러 간 경우 권위있는 교수의 지도 라든지...)
나 스스로의 오픈 마인드 상황을 만드는 그런 경우가 아니면
사실상 고정관념으로 굳어져 버리는거죠
뉴스룸 이라는 미드가 있습니다.
1편 처음 부분만 꽤 유명하게 여기저기 소개되었는데
사실 뉴스룸에서 정말 주의깊게 봐야될 맨트는
뉴스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대한 코멘트를
주인공이 하는 회차가 있습니다.
1, 사실 보도
2, 시사 교육
인데...
사실상 2의 역활은 우리나라도 다른 여느 선진국들도 포기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의 세계 상황을 보자면 말이죠
결국 우둔한 대중은 소수의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원서를 필사 하고 있는데...
쉽고 간단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거 같더군요
무슨 다른 어려운 책들 필요없이 너무나 쉽게 간단하게 잘 설명하고
너무나 현 우리상황을 잘 반영해서 무슨 예언서가 아닌가 싶을 정도 입니다.
각설하고
포기하시면 편합니다.
그래도 엘레벨님은 이 x같은 나라를 떠나는데 성공 하셨잖습니까?
예전에 관광통역안내 공부를 할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외국인들 가이드 하면서 절대 하지말아야 할 이야기 3가지
1, 정치
2, 종교
3, 스포츠
더우기 우리나라 사람들 처럼 합리적인 사고로 토론을 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사회에서 더우기 수십년을 TV에서 식후 땡 뉴스를 봐오신 부모님들과
정치 이야기를 한다는건...
가족의 틀 마져도 부숴버릴지 모를 일 일지도 모릅니다.
부모님 모르게 정치 이야기를 한다거나
아니면 부모님과는 마음상할 이야기는 안하는게 맞을겁니다.
말은 통하는 사람 하고만 하는거라고도 누군가 이야기 하더군요
그럼에도 저는 그냥 엘레벨님이 많이 많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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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이 보수라고 믿지만 진실은..권력과 공생하는 언론에 속고 사는 국민일뿐이죠 나중에 본인들이 피해자가 되어봐야 이제껏 속았다고 느낄뿐 평소에 신념이 바뀌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내가 피해자가 되었을때 나를 도와줄 이웃은 없다는 겁니다 내 이웃이 나의 모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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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
05.06 19:32
세대간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어르신들에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은 지도자의 모습으로 각인된것이고(매체를 통해서건 통제를 통해서건) 군사정권의 만행은 그 후에 발혀진 것이기 때문이죠.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여러요인이 적용되는 것이고 나이 드신 분이라 해서 판단력이 흐려지시는건 아닙니다.(80~90세 정도면 흐려진다고는 하지만 그 정돈 아니시죠?) 아버님의 가치관으론 신빙성이 없는 자료를 올리시는 엘레벨님이 못마땅 하신걸테고 엘레벨님의 가치관으론 그것을 참견하신다 생각하여 발생하는 문제이니 그냥 덮고 넘어가는게 제일인것 같습니다. 이미 성인이 된후의 가치관간의 충돌은 안하는편이 좋죠. 저라면 세컨계정을 파서 정치이야기를 올릴 것 같습니다. 본계정은 가족은 물론 여러 사람이 연결되어 있는데 그사람들 중에는 정치적 이야기를 올리는 것을 못마땅히 여기시는 분들이 있을것이기 때문이죠. 맘편히 정치이야기해도 탈없는 세컨이 무난할것 같습니다. -
hyperaesthetic
05.06 19:57
페북에서 사람을 가려서 글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있을 것입니다. 원하는 분을 한 그룹으로 넣은 후 그 그룹을 글 읽는 부류에서 제외하면 될 수도 있을것입니다. 한번 시도 해 보시죠.
저도 ㅂㅈㅎ정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50대이상의 연령대에서 제일 큰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거 같더라구요. 정확히 수치는 기억이 안납니다 (ohmynews 조사결과) 그게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연령대의 사람이 다 세뇌를 당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운 연장선인 현 정권에서도 50대 이상에서 최고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다른 통계도 비슷한 결과를 말하고 있더군요...
저는 외국서 자라고 살아온 사람이라 사실 어느 정권에 대해 선호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케퍽에서 예기하는 비호감의 ㅂㅈㅎ 정권에 대한 평가는 그 정권을 살아온 사람들로 드글거리는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절대적인 선호도를 설명할수 없습니다. 단, 2가지 외에는: 설문결과가 조작되었거나 참가자가 다 세뇌를 당했던지. 그런데 2가지 모두 별로 신빙성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미국서 사는데... 오히려 한국보다 더 가능성이 없으면 없지 더 있지 않습니다. 별수 없습니다. 흐흐흐. 다만 미국서 사는것이 최소한의 인간존중권같은 뭔가가 지금은 지켜지는거 같으나 그게 얼마간 유지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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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5.07 01:01
아직도 페북을 쓰시나요 ? 페북은 부모님 세대의 전유물입니다. ( ")
음.. ㅂㅈㅎ 정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세뇌 맞다고 봅니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peer pressure 입니다. 주위에서 다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만 지지 안하면 안될 것같은 분위기 ? 제 정신을 가지고 ㅂㅈㅎ에 대해 (또 ㅇㅅ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만요)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 ㄷㅅ이거나 ㅂ.ㅅ이거나 둘중 하나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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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ㅁ 를 놓고 오사마로 읽었다는...-_-
그 양반 돌아가신지 꽤 되었는데... 가만... 응? 했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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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모님을 존경하기에 부모님과 정치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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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오해하신 부분이 있는데
사실 제가 답답했던 것은
제가 정치 이야기를 부모님과 할 때 의견이 부딪친다 가 아니고
페북 (으로 대표되는 커뮤니티)에 정치 이야기를 스크랩해서 올리면
아버지 보시라고 그 글을 올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글이 본인의 '검열'에 통과하지 못하면
'언론 조종 및 탄압'을 하시는 것이 답답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긁어 부스럼 만들듯 아버지와 정치 이야기로 시간 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스크랩 한 것이므로
아버지께서도 보고 언짢게 여기실 수도 있으나
꼭 그렇게 반응하셔야만 하는지
꼭 그렇게 해당 글 삭제를 강요하시고 다른 곳에나 신경쓰라고 하셔야 하는지
그겁니다
차라리 논쟁이 낫지
무조건 신경 끄라는 식이시니
발언도 하지 말고 신경도 쓰지 말고 참여도 하지 말라면
이거야 말로
세상 어떻게 돌아가던 신선놀음하며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는 상황 아닌가요?
본인은 자신의 정치 성향 다 가지고 있으면서
왜 나의 성향을 밝히면 조용히 있으라고 하시는지
그저 조용히 허허 하며 가만히 중립적인 '체' 하면
언제까지나 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참여하지 않고 목소리 내지 않기 때문에
아무 말 없이 끌고 가는 대로 따라왔고 맹신했기 때문에
이 나라 이 모양 이꼴까지 왔는데
제 입을 막으시는 것이 정말 몸서리치게 싫다 이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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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카스에는 글 안올립니다ㄷㄷㄷ
장인 어른이 박사모세요 ㅜㅅㅜ
현실적(?)인 대안으로... 프렌드 리스트를 조정해서 글을 공개하시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