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폭력사고...
2014.08.27 11:23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공인된 왕따는 아직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게다가 학교가 폭력같은거에서는 평안한 곳이었죠. 듣자하니, 한 힘도 쎄고 공부도 잘하던 선배가 소위 놀던 얘들하고 싸워서 다 이겨버리는 바람에, 그런게 존재하기 힘든 분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선배는 서울대에 갔다죠. 이게 진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저희 고등학교에 있었던 몇가지 일입니다.
1. 야밤의 비명사건
저희때는 야간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이 당연할때라, 10시에나 학생들이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한 8시쯤이었나? 한참 야간수업중이었는데, 학교에서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생명의 위협을 온몸에 담고 있는듯한 비명소리라,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전부 눈이 똥그래져서 당황했었죠. 한번 더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창문으로는 아무리 봐도 뭔 일인지를 모르겠더군요.
일부 수업이 없는 선생님들이 달려나가 원인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들어본 바로는...
A라는 학생이 B라는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어느 시절에나 이런 놈들은 있는 법이더군요. 자꾸 괴롭히니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집에서 부엌칼을 가방에 가져온 겁니다!!! 그리고는 그 칼을 가방에서 꺼내서 쫓아갔나 봅니다. 그리고 야밤에 학교에서 비명섞인 분노의 추격전이 벌어진거죠.
다행히 상해사건이 되진 않았고, B는 A에게 죽어라 빌고, A는 학생들 사이에 유명인이 되어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
2. 분노의 무술인
A라는 체격이 작고 약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학교엔 꼭 하나씩 있다는 "일레븐"이라는 조직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영향력이 없는지, 대다수는 그런게 있는지조차 모르는 조직이었습니다. 얘들이 모여서 뭘 하는지 아무도 관심도 없고, 어디랑 싸웠다는 이야기도 들어본적이 없어요. -_-;;
근데 일레븐 중 하나인 B가 A를 툭툭 건드렸다고 합니다. A는 "왜 자꾸 나한테 시비냐!" 라고 대들고, B는 나름 조직의 일원이라 생각했는지 거만하게 군거죠. 결국... 모두가 보는 앞에서... 조직원 B는 A에게 두들겨 맞습니다. 운동한번 안한 A는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났는지, 벽차고 날라차기, 머리찍기 등을 선보이며 B를 묵사발내버리는 신기를 선보였습니다. 어지간히도 빡쳤나 봅니다. --;
결국 B는 일레븐에서도 같이 안노는 쪽팔림의 대명사가 되고, A는 학교내에 황비홍이 됩니다.!!! 모든 학생들은 "니가 나의 벽차기를 당해봐야겠구나!" 라며 모두가 벽을 차다가 선생님들에게 벽을 닦는 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_-;
3. 관람문화
남학교에선 언제나 툭탁거리는 싸움이 있게 마련이죠. 이 반에서도 두 학생은 소리를 배락배락 질러대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두명은 고전적인 대사를 던집니다. "소각장으로 나와!!!"
두명은 씩씩거리며 교실을 나가고, 반얘들은 "야! 쌈났다!!!" 라며 아주 신나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인이며, 10분만 가면 아주 큰 문화예술회관이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죠. 쌈구경도 문화인으로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반 애들 모두 소각장 앞에 모여 10열 횡대로 가지런히 줄을 맞춰 앉았습니다. "야~ 아직 다 못앉았어! 아직 싸우지 말고!!!'
이제 드디어 다들 줄을 맞춰 앉았습니다. "이제 다 앉았어! 얼른 싸워!" "A 이겨라!" "B 이겨라!"
A와 B는... 주먹을 들고 있긴 한데... 하아~ 어째야 하나.... 결국 둘은 서로 악수를 하고 사이좋게 웃었고, 관객들은 왜 싸우지 않냐며 항의를 하고 둘을 하루종일 괴롭혔습니다. --;;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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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학교는 어째... 학교간 싸움에서 아웃오브안중이었어요;; 한번 잠깐 다른 학교들과 싸움이 난적이 있긴 한데, 대놓고 그냥 맞고 댕겼고... 그것도 한 일주일 정도 소란으로 끝... 그 외에는 다른 학교들에서 건들지도 않더라구요. 옆에 쌈좀 한다는 공고가 있었는데, 사이좋게 지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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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27 14:41
쩝, 저도 고등학교때 왜소하고 그림만 그리는 소년이었습니다. 30 년 전 얘기네요. -_-;
정말 내성적인...지금은...하! 하! 하! 지만.
나름 대구에서 싸움으로 유명한...학교에서 힘 좀 쓰는 애들은 오히려 보통애들 안 건드리는 데,
꼭 그 똘마니들이 항상 행세하고 삽니다.
전 운동이라고는 거의 안하고, 캄캄한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하루에 몇 2~3 Km 정도 달리기 하는 게 전부.
어쩔 수 없이 한 판 붙었죠. 네...눈에 불을 켜고 반 죽여버렸습니다. 다음부터는 안 건드리더라구요.
근데...이게 진짜 좀 노는 싸움 잘하는 애들하고는 안통합니다. -_-;
(덩치 있는 애랑 붙었는데, 그냥 봐주더군요...잘못했다 했습니다. -_-;;;;)
그냥 조용히 들어줄 거 들어주고 잘 졸업했습니다.
어쨌건 중학교때 한번 고등학교 때 한번 죽자 사자 붙어야 3년이 편하더군요. 쩝~
그래야 상대방도 싸움 나면 귀찮다는 것 아니까 쓸데없이 건드리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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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싸움 잘하는 얘랑 싸움을 붙었는데, 한대도 못때리겠더군요;;; 그래서 "나 이길 자신 없다. 네가 날 쓰러뜨리면 네가 이기는거고, 내가 안쓰러지면 내가 이기는거다" 라고 하고 죽자고 버텼습니다.;;; 40분 정도 맞은듯 --;;
그 이후로는... 걔도 무안해서 시비가 걸릴 일이 있으면 알아서 피하더군요. ㅎㅎ 오히려 제가 먼저 말걸고 다녔습니다. -
김강욱
08.27 17:5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웃픈 상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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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폭력에 휘말려 본적이 없어서 ㅡㅡ;
다만, 제가 다니던 고교에는 '부녀회'(그냥 여성스러운 멤버들이 많아서 이름이 그리 정착됨...)라는게 있어서... 모여서 뜨개질도 하고, 십자수도 하고 차도 마시더군요...
(남고였습니다...)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임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더군요....
다만 거기서 싸움나면 ㅡㅡ; 주먹이 아니라 머리끄덩이부터 잡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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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었음 오타쿠로 찍힐 이름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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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이 요즘이었으면 그런게 있었겠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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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게... 부녀자라는게 원래 쓰던 부녀자가 아니라... 腐녀자 라고 해서 일본에서 들어온 단어가 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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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ㅡㅡ; 이케부쿠로에서 쉽게 볼수 있다는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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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계셨군요!! 근데 이름이나 컨셉이 너무 웃기지 않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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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8.28 05:11
소시적 대구의 중고딩 학교에는 사건 사고가 너무 많아서...
기억 나는 사례로 술먹고 새마을 금고 금고문 두드리다 잡힌 미친놈이 기억나네요 -
김군
08.29 08:37
그 조직은 이름이 텐으로 바뀌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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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게 알려질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던 집단이었어요. ㅠ.ㅠ
저희 학교 소위 일진들은 옆에 공고 일진하고 붙기만 하면 싸워 이겨서, 오전 수업만 받고
학교 앞에 전경들이 쫘악 깔린 상태에서 집으로 귀가조치(?) 몇번 당했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일진들도 선생님들에게는 반기를 못 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