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홍콩에서 접속중입니다...
2014.09.01 00:43
엘지 인터넷 웃깁니다.
거주지는 성남인데 ip가 홍콩이라
어떤 페이지는 해외라고 로그인이 안되고
네이버는 로긴 때마다 본인 인증시키고
구글은 google.com.uk로 바꾸라고 자꾸 추천합니다
퓌슁할 생각 전혀 없는데 말이죠.
근데 이게 가능한 건가요??? ㅋ
5월에 퇴사결정하고 6월 말에 진행하던 일들 마무리하고
지금까지 쉬고 있습니다.
시간 정말 금방가네요. ㅜㅅㅜ
대인배 와이푸님은 더 쉬라고 하시구요ㄷㄷㄷ
지난번 글에 갑과 을에 대해 잠깐 쓰겠다고 했는데
( http://www.kpug.kr/index.php?mid=kpugfreeboard&search_keyword=iron&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1941981 )
이제야 정신좀 추스르고 쓸까 합니다.
7월 초에 제주도 4일 갔다 왔는데
18개월(당시)이었던 딸이 뱅기 안에서, 현지 차에서
날아(?)다녀 여행이 여행같지 않았던 건 함정... ㅜㅅㅜ
씰데 없이 말이 많았네요.
본론 들어갑니다.
의류회사에서 일했습니다.
이름 얘기하면 이쪽 사람들 웬만해서 다 아는 회사입니다.
내수쪽에서는 5위 안에, 더 넓게 보면 10위 안에 든다네요.
고용보험료 나가는 인원만 50명 좀 안되고
한창 때는 oem으로 진행하던 브랜드가 20개 가까이 됐었지요.
뭐... 사장님이 부자란 얘기밖에 안되지만요. ㅜㅅㅜ
제가 담당하던 브랜드는 제작년 겨울부터 진행했습니다.
저혼자 원부자재, 부속, 봉제, 납품까지 진행했으니 제가 팀장이자 유일한 팀원이었죠.
대외적으로는 새파랗(?)다는 이유로 다른 분이 팀장이었지만요.
그리고 제가 퇴사하면서 올해 6월 납품까지 진행하고 오더진행을 접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진행해온 브랜드 그룹이지만
사장님이 돈안되는 브랜드는 에레이~ 과감히 접으시더군요.
제가 그만두게 된, 갑과 을에 대해 얘기하게 된
모든 문제의 시작은 사실 저였습니다.
실수를 했거든요.
작업지시서 분석을 잘못했습니다.
느낌이 이상해서 두번을 더 분석하면서도 발견을 못했죠.
그래서 브랜드에 잘못나온 작업을 들고 가서 풀자 했습니다.
'우리가 잘못 했으니 사입가를 낮게 조정해서라도 납품받아 주세요' 하구요.
어차피 일은 사람이 하는 건데 푸는 것도 사람이죠.
특히 이쪽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안풀리는 겁니다.
더욱 황당한 건
저보다 더 큰 실수 한 업체는 어떤 불이익도 없이 진행되고
제가 실수한 STYLE은 오더 진행 자체가 CANCEL이었습니다.
생산된 원부자재들이 몽땅 쓸모없어 진거죠.
금액이 천만원이 넘었습니다.
그걸 몽땅 뒤집어 쓸 상황이 된거죠.
그래서 이래저래 풀고자 뛰는 중에 브랜드 패턴실 실장님이 그러더군요.
어떻게 담당 직원이 와서 밑에 디자이너들만 만나고 가느냐.
윗사람이랑도 인사하면서 지내야 되지 않겠냐
웃으시면서 얘기하시더군요.
나중에 브랜드 MD가 해주는 얘기 듣고 저도 웃었습니다.
원래 오더 진행하는 업체를 2개 갖고가기로 했었는데
부서 이사님 통해서 1개 업체가 더 들어왔다.
그래서 3개 업체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자기는 힘없다.
그런데 기존 있던 ㅇ업체(기존 업체)에서 디자인실에 법안카드도 주고 돈도 준다더라.
브랜드 디자인 실장님이 그 ㅇ업체(기존 업체)는 웬만한 문제는 문제삼지 않을 뿐더러
왜 ㅁ업체(저희 회사)를 끌어들였느냐 그런 얘기도 들었다.
디자인 실장님이 한 얘기가 이 얘기였던 거죠.
돈영업 안하냐?
나중에 브랜드 MD에게 왜 저희 회사를 불러들였는지 들었습니다.
ㅇ업체(기존 업체)가 사입가를 넣는데 이유없이 비싸서
저희 회사랑 같이 진행하면서 사입가 비교후
그 업체를 쳐내려고 불러들였답니다.
저는 오며 가며 책상위에 있던 그 업체 사입가를 슬쩍 봤는데
제가 넣은 가격보다 3~4천원 이상 이유없이 비싸더군요.
그런데도 대부분 오더는 그 업체에서 가져가고 있었구요.
브랜드 MD가 부서 이사님이랑만 견적서 비교해서 보여줬다는데
언젠가 ㅇ업체(기존 업체) 담당 과장이 와서 웃으며 반농담으로 그러더랍니다.
"과장님 우리 못짤라요"
브랜드 MD가 빡쳐하면서 그러더군요.
그제서야 알았다고.
이사님쪽에도 뭔가가 들어가고 있구나.
보통은 업체 직원과 디자인실이 상담할 때 브랜드 MD가 끼는 경우는 드뭅니다.
브랜드 MD가 무조건 자기를 거치게한 이유를 말해주는데
언젠가 어느 업체 부장님이 자기에게 슬쩍 물어보더랍니다.
디자인실 직원이 자기가 중국 출장 갈 때 면세점에서
접대차원에서 D800을 사달라더라, 그거 사줘야 하느냐.
그 얘기 듣고 나서부터는 무조건 자기도 같이 들어간답니다.
30도 안된 어린노무 샠히들이 그러고 있다면서.
여담이지만,
그 브랜드 그룹 내 타 브랜드에서 제가 넣은 원단 샘플에 대만족해서
내년(2015 SPRING, SUMMER) 오더가 대부분 그 원단 샘플들로 진행될거다 하더군요.
그런데 6월 이후는 오더 안받는다 했더니
대만족한 타 브랜드 디자인 실장님이 그 브랜드 MD를 불러다 화내면서 따지더랍니다.
"그 가격에 그정도 퀄리티 나오는 업체, 그 원단들 생산 가능한 업체 있으면 짤라라."
디자인 실장님도 상황 다 알고 하소연 하듯이 화내더라는데, 자기는 힘없다 그러고 말았다네요.
실제로 저희 바지팀장(?)님이 들어가서 오더진행 더 어렵겠다 얘기했더니
브랜드 부서 이사님이 울 팀장님보고 그러더랍니다.
"먼저 그런 얘기 해줘서 고맙다."
제작년 회장 따님이 신규 브랜드 런칭하려다
말아먹을 것 같으니까 쏙 빠지더니, 그 부서 이사님이 저희 회사보고
오더 진행하던 원부자재들을 다 떠안으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 있는 사람 말고 그만둔 브랜드 MD랑 둘이
머리싸매고 다른 브랜드로 돌려서 해결했던 일도 있었지요.
그리고...
제가 실수해서 오더 CANCEL되고 나니
그 때부터는 제가 다 알고, 확인한 작업들도 다시 들여다 보게 되더군요.
염색이 제대로 나온게 맞나 한시간 넘게 들여다 본 적도 있습니다.
하나를 두번, 세번 확인해도 불안하고,
외근 나와서 협력업체들이 해준 작업들 받아 들고서
사무실 들어가서 확인할 때까지 하루종일 불안해하며 돌아다녔습니다.
또 CANCEL될 꺼리를 주면 안되니까요.
그렇게 1달 살고 나니 이유 없이 손이 저리더군요.
차 핸들 잡을 정도 힘도 안들어가는 겁니다.
16개월 딸래미랑 저랑 둘이 자다가 벌떡벌떡 깨대니
와이프가 잠못자 죽겠다고 농담반 진담반 얘기하는데
결정을 내렸지요.
그만둘 날자 받고 일마무리는 해야지 싶어서
정신과 상담했더니 ADHD 장애아들이 처방받는 약이 있는데
그만 둘때까지, 일 마무리 될 때까지 편하게 갈 수 있을거다 하더군요.
하지만 기록도 남고 해서 그냥 끝까지 버티기로 하고 버텼습니다.
지금 생각은
그만두길 잘한 것 같습니다.
쉬니까 너무 좋네요.
7년 반동안 쉼없이 달려서 그런지
그냥 계속 놀고 싶습니다.
지난 달엔 H사 신입사원 연수원 사진 촬영하고
이달엔 S사 임직원 자녀 여름캠프 사진촬영했습니다.
찍으며 느끼길 난 사진을 정말 좋아하는 구나 싶네요.
앞으로도 계속 사진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프리랜서 일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만둔 회사에서 저 팀원으로 같이 일했던 팀장님이
사업 준비하고 있다고 곧 호출할테니 같이하자 하시는데
솔직히 고민 됩니다.
의류쪽 일로 60넘어까지 일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국내는 경기도권에 염색공장도 몇개 없고 계속 하려면 해외나갈 생각 해야하거든요.
그렇다고 프리랜서 일을 계속 받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됩니다.
뮤비촬영하시는 친한 형님이 사진쪽 프로잭트 진행할
팀장으로 들어오라는데 매이는게 좀 걸리고
들어가면 연예인쪽도 연결될텐데
제 실력이 그정도는 안되는 것 같구요.
어쨌거나 지금은 그냥 쭉 쉬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딸래미랑 더 놀면서 고민해봐야 겠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존새벽 되세요~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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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9.0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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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든 먹고 산다 생각하니 맘이 편(?)하더군요.
나이 먹을 수록 뭔가 깊이 있는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먹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토플도 준비할까 싶은데 20년만에 영어 볼려니
필름이 자꾸 끊기네요 ㅜㅅ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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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처음에 쓰신 홍콩 IP건은, 홍콩에 있는 서버를 이용한 VPN이거나 proxy겠죠?
그렇다면 충분히 정상적인겁니다. -
토욜부터 뜬금없이,
어느날 갑자기 뷔펜이나 프록시가 뜰 이유가 없는데
주변에서 뭔가 공사하다 건드렸을까요.
아니면 뭔가 엘지쪽에서 오류가 생긴 걸까요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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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뭘 해먹고 사나 고민됩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답이지만 현실이 녹녹치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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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들수록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많이 느끼는 것이...
부모님 말씀이 틀린것 '하나'도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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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42
09.01 11:08
맘고생 많이하셨겠습니다.
어린나이인 제가 해드릴수있는 말이아닐거같지만... 힘내세요! -
이것 또한 경험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좀 일찍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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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9.01 11:20
고생 많으셨네요...
영업... 인맥이 제일 중요한 거죠.. 실력? 풉! 당연 실력이야 있어야 하지만, 그건 망신 당하지 않을 정도면 되더군요.
문제는 인맥이라는 것이, 돈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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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능력보다는 접대, 인맥입니다.
술 안먹고는 영업이 안되죠.
외국처럼 제품으로 하는 영업은
100개 중 99.9개는 안되는 희한한 나랍니다 ㅜㅅ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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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9.01 12:33
응원합니다.
쉴수 있을때, 쉬는것도 좋은 기회입니다. 대인배 사모님 있으신것도 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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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푸님이 제 인생 최고의 복이라 생각합니다. @ㅅ@)b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취미나 다른 분야로 이직할만한 실력을 갖추신게 부럽습니다. 요즘에는 할 줄 아는 것도 없이 나이만 먹는게 아닌가 하고 많이 고민을 하고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