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얘기 -- 학과 이름
2014.11.13 03:06
서울대 정외과, 서울대 신방과, 서울대 생물학과 의 공통점을 아세요 ?
라는 쌍팔년 개그가 있습니다. 정답은 저런 학과는 없다.. 인데요. 가짜 학생을 가릴때 흔히 사용되던.. 왠만한 경력직 가짜 학생은 다 아는 내용이죠. 지금은 학부제가 많아져서 많은 학과들이 통합되면서 학과 이름도 많이 사라지고, 동창회도 이상하게 되어버렸는데요 (졸업한지가 몇년인데 아직도 동창회가면 쫄따구란.. ㄷㄷㄷ)
서울대에는 정치학과/외교학과는 있지만 정외과는 없다..
서울대에는 신문학과 (현재 언론정보학과)는 있지만 신방과는 없다..
서울대에는 동물학과/식물학과/미생물학과 는 있지만 생물학과는 없다.. (사실 여기에 약간의 딴지가 있는데, 사범대학에는 생물교육과가 있고, 이 사대 생물교육과를 그냥 생물학과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기는 합니다)
그 외에도 고대엔 음대가 없다, 연대엔 전자과가 없다 뭐 이런 얘기들이 있었는데.. 옛날 얘기겠죠 ?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엔..
외국엔 일반 대학에 음미대가 없다.. 왜냐면 그들은 학문은 아니니까 (이것도 사실이 아니예요.. 그렇지만 많은 외국 대학에 음미대가 병설 되어있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외국엔 대학 안 나와도 잘 먹고 사는데 우리나라만 학력 인플레가 심하다.. 이것도 사실이 아니예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나라도 학력 인플레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에 오래 다니는 것이 공부를 더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요 ?
학과가 많이 갈라져 있을 당시엔.. 사실 입시란게 관문일 뿐이라 다들 머리깎고 고삼때 미친듯이 공부해서 대학을 들어가고보니.. 내가 전혀 관심없는 분야더라.. 는 것도 매우 흔했죠. 식물학과를 나온 한 선배는 지금 역사천문학 이란 분야를 개척해서 사학자가 되어있고..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궁금한 아침입니다.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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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11.1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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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11.13 07:15
딸내미 오늘 수능 봐요...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네요... -
좋은 결과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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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1.13 16:45
에구, 늦게봤네요.
일찍 봤더라면 마음으로 기원이라도 했을텐데.
잘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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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11.13 08:24
학부제, 학과간 통폐합이 심해서 학과 정체성이 사라진 학과가 운영되는 대학교도 많습니다. 기존의 교수와 학생은 줄일 수 없으니 정교수가 정년 퇴임하면 후임을 안 뽑고 그렇게 학과의 교수의 정원을 줄이죠. 줄어든 교수의 정원은 외래교수로 채워지고 당연히 커리큘럼은 부실화되죠. 학과에서 중요한 교과목을 외래교수가 가르치는 대학교가 의외로 많고, 그 중에는 소위 명문대학으로 알려진 곳도 제법 많습니다. 즉 지방대학 혹은 부실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히 내년도 대학 평가제를 앞두고 있어서 정원 감축이 수업료 감축보다 더 높은 배점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올해 특성화 사업에 매달렸고, 그 결과는 일반적인 예상과 너무 다른 측면도 있었습니다. 다시 앞서 말한 교수 정원 감축을 통한 학과 축소 내지 통폐합을 겪고 있는 학과들은 추후 자율 전공학부라는 허울 좋은 입시 정원으로 선발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정교수 정원이 줄어든 교수들에게는 폐과가 아닌 학생정원 감축이라는 미봉책을 주고 재학생들의 반발도 줄일 수 있으며, 자율 전공학부로 들어온 학생들은 학과에 대한 소속감이 전혀 없기 때문에 소수의 정교수 인원으로 줄어든 학과들을 통폐합 시키면서 자율전공학부 역시 축소시키면 대학 측에서는 교육 당국에 정원 감축을 커다란 실적으로 평가 받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학교 당국은 정부 당국이 평가하는 항목보다 사회적 인식은 입결 성적에 맞춰 명문대학이 줄세워지는 측면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즉 아무리 취업률, 논문, 연구 실적, 교수 정원 등등 해도 사회적 인식의 최종은 입결 성적이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유명 학원들의 입시 정보 그리고 특목고, 자사고 등과 맞물려 재생산되고...이제는 이게 국제중 그리고 사립초등학교, 영어 유치원까지 연결 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걸 과연 고칠 수 있을까??? 없다고 여겨집니다.
이는 출산률 저하에 따른 수업생 급감에 기인하는데(이러한 부정적 연결고리는 향후 강화되면 강화되지 약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떠한 정치 세력이 등장해도 그들이 해결한다고 해도 과연 출산률이 줄어들면 4자녀때보다 3자녀...2자녀..1자녀...자녀에게 투자하는 것이 증대될 것은 자명하죠), 문제는 이러한 구조조정이 단 시간내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이러한 메카니즘을 전혀 모르는 입시생 혹은 대학생들은 4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해당 학과/학부를 졸업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막 학위를 받은 20~30대 젊은 외래강사들에게 철학, 연구방법론, 각종 원론과 통론을 배우고, 심지어 스타성 하나로 대중언론 및 방송이 아닌 학과에서도 초빙되고, 해당 학부/학과에서 핵심적인 학문 영역을 월 50만원 안팎의 외래강사에게 의존한다는게 합당한 건지...저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토익과 각종 어학 강좌에 수강생이 몰리고,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교양에는 수강생이 빈약하고....이게 현재 대학의 실체라는게 더욱 슬프네요.
너무 너무 너무 비약하면 음악과 미술이 학문이 아니라 하더라도 대학생들에게 필수 교양학점이라고 해서 수강하게 만드는게 더 필요한 곳이 한국이라 생각듭니다(최소한 관람법 내지는 유명 작품의 소개라도 해주는 강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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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석
11.13 08:40
부산대학교 어과대학 어학과 출신으로 공갑되는 이야기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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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1.13 08:58
핫 뻘글에 이런 아름다운 댓글들이. 감사합니다. 공부를 오래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모들 인성부터 글러먹은 경우를 많이 보기때문에 별로 기대는 않습니다만.
전공에 관계없이 가끔은 강의시간중에 나가서 꽃향기도 맡아보고, 철학도 논하고, 음악도 즐기고, 미술도 즐기고, 운동도 즐기는 (이런 걸로 애들 스트레스만 더 받게 하는게 아니고 즐기는..) 그런 학교는 쉽지 않겠죠 ? 입시준비만 시킨다고 알려진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만, 그래도 고등학교 다닐땐 저 모든 것을 해본듯 한데.. 오히려 대학은 그만 못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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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과가 아예 없어졌습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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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다리
11.13 18:17
설마...전설의 전역하고 왔더니 과가 사라졌어요... 시츄에이션은 아니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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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건 아니고 단일과였다가 통합과정되었다가 다시 이름이 아예 바뀐 단일과 되면서 정체성이 모호해져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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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엔 phd에 포닥도 마치고 전공바꿔 일하는 사람 수두룩해요. 행복해 하는 분들 많고요. 전공은 전공일뿐 ㅎㅎ. 그리고 말씀하신 학과의 예로 고대 치대, 외대 영문, 연대 사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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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졸업한지 오래 됐는데 옛날 생각 나네요.
(오해의 소지가있어서, 저는 왕초보님 나오신 학교가 아니라 sk(서울대도 아니고 고대도 아닌) 출신입니다. 특이하게 skk라고 세 자리로 부르죠.)
내후년이 입학 25주년인데 학교 차원의 행사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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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Jessie
11.14 00:09
현재 기준으로 정외과가 있습니다. 합쳤죠. -
희망이야
11.15 19:04
지방 모 대학엔 정치언론홍보학과도 있더군요. 처음 보고 맘이 좀 그랬습니다.-_-;;
수능날이라 옛생각이 나셨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