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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와치에 대한 짧은 생각

2015.03.21 08:49

쿠후^^ 조회:1575

밑에 스마트와치에 대한 견해가 올라와 있어, 저도 제 생각을 하나 올려봅니다.

스마트와치의 성공조건을 생각해 본후, 제 나름대로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 제품이 그 조건을 만족하고 있나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가까운 미래만 상정하고 생각한 글입니다. 상당히 먼 미래, 홀로그램으로 눈앞에 영상이 3차원으로 펼쳐지고 한번 충전하면 5년이 지속되는 배터리같은, 그런 먼 미래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 스마트 와치의 성공조건

먼저 성공이란 단어의 정의를 해야 겠군요. 여기서 성공이란, 누구나 해당 제품의 이름을 들으면 그 제품을 "당연하다는듯"이 떠올릴정도로 대중적으로 널리 퍼져 사용되는 상태로 정의하겠습니다. 단순히 어느정도 많이 팔리거나, 일부 사람들만 좋아서 쓰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아이폰, 아이패드는 이 기준에 따르면 성공한 제품이 되겠습니다. 아이폰 이후로 대중들은 이제 휴대폰이란 단어를 들으면 터치 스크린을 가진 스마트폰을 생각하지, 플립형으로 열고닫히는 피처폰을 떠올리지는 않습니다. 아이패드 이후로 태블릿 컴퓨터는 이제 노트북 정도로 흔하디 흔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스마트와치류와 다른기기(스마트폰, PC)들과의 차이는 오직 단 하나, "신체에 부착된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에서 스마트와치의 성공조건이 자연스럽게 파생됩니다. 즉, "신체에 부착된다"는 특징을 잘 살려 "신체에 부착되는 거추장스러움"을 능가하는 "대단한 이익"을 주는 제품은 성공합니다. (여기서 중요 포인트는 "대단한 이익"이겠지요.) 


근데 사실, 위 성공조건은 비단 스마트와치 뿐만 아니라, 모든 신체부착형 물건에 다 해당되는 얘깁니다. 예를 들기 위해, 스마트와치 말고, 일반적인 손목시계를 대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시계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성공한 제품입니다. 일반 시계가 준 "대단한 이익"은 50년전에는 "정확한 시각을 알수 있다" 였고, 현재는 "멋있다" 입니다. 즉, 현재의 일반 시계가 가진 가장 큰 가치는 "액세서리"가 되겠습니다.


현재 스마트와치를 제조하는 여러 회사에서, 위에 언급한 "대단한 이익"을 주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달아 사진도 찍고, 인터넷도 하고, 게임도 하고, 문자도 뜨고, 카톡도 뜨고, 심지어 전화도 하고.. 등등등.. 그런데, 이렇게 해가지고는 제가 위에서 말한 의미의 성공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냥 전화로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것들을 시계로 할수 있다는 점에 큰 감동을 받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 대중들은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그런것들에 감동을 받아 물건을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현재의 제품들은 위 기능들을 구현하느라, "거추장스러움"이 비례하여 늘어나는 단점도 있습니다..(베터리 타임이 줄어든다던지, 무게가 늘어난다던지, 디자인이 투박해지고... 등등)


그럼 대중들에게 먹힐 진짜 "대단한 이익"이 뭐가 있을까요? 그건 당연히 저도 모릅니다. 그런걸 알면 제가 지금 이글을 쓰고 있을리가 없지요. 다만, 몇가지 쉽게 생각해 볼수 있는건 "헬스케어" 기능과 "결제기능" 입니다. 헬스케어 기능의 경우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서 모든 스마트와치에 이미 탑재되고는 있습니다. 근데, 사실 이게 좀 잼있게 꾸민 만보계에 불과합니다. 이정도로는 "대단한 이익"에는 못미칩니다. 저도 사용해보니 처음엔 신기한데 지금은, 이제 몇걸음 걸었구나, 몇시간 잤구나,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하고 넘어갑니다. 만약, 기술이 더 발전하여, 혈압도 재고, 당뇨도 재고, 여러 건강진단도 가능하게 된다면(심장마비 30분전에 경고가 나온다던지 등등), "대단한 이익"이 될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결제기능의 경우, 상시 손목에 차고 있으니 아주 쉽게 결제가 가능할꺼 같습니다. 그냥 손목에 찬채로 가게를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되는식으로 되면 이런것도 "대단한 이익"이 될수 있겠습니다.  


 


2. 애플 와치

애플이 제품 이름을 단순하게 "와치"로 한건 굉장히 특이합니다. 기존 시계와 차별화 하기 위해 다른 이름을 붙이는게 상식인데(ex. 겔럭시 기어), 도리어 그냥 와치로 가네요. 이건 아이폰이 핸드폰의 개념을 바꾸었듯이, 이제 "와치"의 사전적 정의를 자기네들이 바꿔보겠다는 포부를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애플 와치 1세대는 실패할겁니다. 즉, 위에서 언급한 성공은 하지 못합니다. 단, 애플의 이름값이 있으니 "어느정도"는 팔릴것이나, 제 개인적으로는 그 판매량이 아이패드에도 못미칠꺼 같습니다. 


이제 제가 애플의 입장이 되어 상상을 해보겠습니다.(애플에 아는사람이 아무도 없으므로 상상말고는 할수 있는게 없군요.) 애플도 당연히 위에 언급한 "대단한 이익"을 주기 위해 고심을 했을겁니다. 그런데,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뭐 제대로 할수 있는게 없습니다. 결국, 애플이 선택한 전략은 기존 일반 시계회사와 같은 전략입니다. 즉 "악세서리"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이 전략에 따라 패션잡지에 광고도 하고, 유난히 "악세서리"임을 강조합니다. 1000만원짜리 금도금 모델을 내놓은것도 사람들은 중국 졸부들을 겨냥한거 라는데, 제가 생각하기엔 그거 보다는 악세서리임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즉, 중국졸부가 아니라 스위스명품시계업체를 겨냥하여 "명품 악세서리"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주기 위한것 같습니다.(중국에 졸부가 많다해도 1000만원짜리 모델의 판매량 자체가 많지는 않을거라, 절대적인 이익액이 클꺼 같진 않습니다.) 


APPLE.PNG

애플 와치의 디자인에 대해 논란이 많던데, 전 꽤 훌륭한 디자인이라 봅니다. 위 사진은 제가 보고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한 사진입니다.(여자가 말고 와치가) 그러나, 이런 전통적인 전략으로 기존 스위스 시계업체들을 다 까부수고 성공할수 있을지는 회의가 듭니다. 기존의 스위스 시계들도 만만치 않게 아름답거든요.(어쩌면 훨씬 더) 


그래도 애플이 이런 전략으로만 가진 않겠지요. 2, 3세대로 진행되면, 아마 다른 "대단한 이익"을 주기위해 노력할겁니다. 제 생각엔 헬스케어와 애플페이, 또는 다른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애플와치와 연동시켜, 애플와치를 어떤 거대한 플래폼의 단말기같은걸로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3. 페블 스마트와치


pebble.jpg


전 현재 출시된 스마트 와치중엔 페블이 가장 돋보이는 제품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한번도 만져본적이 없는데 아는척을 할래니 좀 그렇군요.) 물론, 페블도 제가 위에서 정의한 성공은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껍니다. 그래도 위 표를 보면 알수 있듯이 수많은 대기업을 제치고 점유율 2위네요. 페블과 같이 조그만 회사입장에선 고무적인 성과입니다.


그럼 페블은 사용자에게 어떤 "대단한 이익"을 주고 있을까요? 그런거 없습니다. 사실 다른 스마트와치보다도 기능이 떨어집니다. 페블의 전략은 과거 palm과 비슷합니다. 자기네들이 못할꺼 아니깐 무리해서 기능을 집어 넣지 않고, 의도적으로 기능을 축소해버립니다. CPU는 100mhz도 안되는 느려터진 cpu에, 메모리는 쥐꼬리만큼, OS는 OS라고 불리기도 민망한 단순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의도적으로 기능을 축소해놓아도, 사용자 입장에선 아마 큰 불편이 없을껍니다.(이건 제가 써보지 않아서 확언을 못하겠군요.) 왜냐면 어짜피 현재의 기술수준으론 제대로 되는 기능이 없거든요. 어거지로 기능을 껴넣어도 별로면 걍 다 빼버리는게 낫다는것이 페블의 전략입니다. 다 빼버리니 회사입장에선 부품값이 절감되고 그것이 그대로 회사의 이익이 됩니다.


    

Pebble-8-bit-colors.png


시계화면을 마치 과거 8비트 화면처럼 처리하고, 회사 사이트 디자인이나 마케팅을 할때도 위와 같은 8비트 도트 그래픽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역발상을 하여, 후진 하드웨어를 오히려 8비트 감성으로 승화시키네요. 정말 훌륭합니다.


근데, 이런식의 전략은 한계가 있지요. 기술이 발전해서 다른 스마트와치들이 제법 쓸만해진다면, 결국 페블의 미래도 PALM처럼 될겁니다. 그래도 제가 지금 스마트와치를 산다면 페블와치를 살꺼 같군요.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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