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치과 비교
2015.03.25 15:42
흠... 애매 하네요.
지금까지 다니던 치과에 비교해서 이번에 간 치과는 상당히 컬쳐 쇼크라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군요.
제가 지금까지 다니던 치과들은 거의 다 매우 친절했습니다. 들어올 때부터 친절히 접수 받아주고
자리에 앉아서 대충 어디어디가 아프다 하면 의사들은 군말없이 제 치아에 달려들어 검사한 후
어디어디가 충치이니 어떻게 치료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치료가 끝나도 딱히 별 말은 없었고 인사하는 걸로 끝이었고 나와서 간호사한테 주의사항 듣는게 전부였죠.
대부분 사람들도 바글바글한 치과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간 치과는 좀 색다릅니다. 바로 전에 갔었던 치과의 옆 옆 건물에 있는 치과인데요.
(다음맵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치과가 의외로 엄청나게 많습니다;; 거의 포화상태)
간판도 허름하고 내부도 살짝 오래된 티가 나는 곳이었더군요.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상당히 썰렁했습니다.
보통 때도 사람 없고 의사도 업주 한명 간호사 한명만 있어서 여러 치과의사들이 바쁘게 로테이션 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더군요.
그리고 가장 쇼크였던 게 처음에 진단할 때였습니다. 이전처럼 대충 여기가 시리고 아파요 하는데
정색을 하고 정확하게 말하라고 하더군요. 대충 시큰시큰하고 아프다고 말하지 말고,
어느 치아가 어떻게 아픈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더군요.
결국 신경치료 해야 하는 걸로 결정이 났는데, 저는 이전에 말하던 것 처럼
가능한 한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치아의 힘이 남아있도록 잘 좀 해달라고 말하는데
이것도 정색하면서 신경치료는 원래 모아니면 도로 전부 신경을 긁어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또 오랜시간 설교....
결국 신경을 포기하고(?) 전체 신경치료 해달라고 했는데요.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이전의 치과의사들이 했던 것처럼 모든 신경을 제거하지 않고
문제 되는 부분만 제거하는 방법도 있는데 혹시 모를 남아있는 박테리아 때문에 다시 재발할 확률이 높다고 하더군요.
결국 치과 의사가 완전히 거짓말을 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정확한 치료 방법을 말해준 건 사실이죠.
그래서 신경 치료 하고 왔는데, 치료가 끝난 후, 다른 변색된 치아들에 대해서도 궁금한 거 물어 보니까
갑자기 치아 강의 시간이 되더군요. 여러가지 크라운의 종류를 막 설명하고 요즘 기술은 어쩧다 저쩧다
이건 저쩧고 저건 저쩧고 아우아우아우아우아우
제가 관심 있는 건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인지 아닌지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혹시 이갈이 방지용 스플린트도 만드냐고 물어봤는데 갑자기 소재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또 길어질 것 같아서 가격만 물어보고 딱 끊었는데요.
아무리 봐도 동네 아줌마들에게 인기 없을 것 같은 타입인 거 같습니다. ㅡㅡ;;
그렇다고 실력이 없는 건 아니고요. 장비도 나름 최신이라 마취도 금방되고 딱히 문제될 건 없었습니다.
근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 깎아달라고 말하기가 참 미안하네요.
이런 치과는 처음 가는지라 영 마음이 편하진 않은데 진료가 마지막까지 잘 되면 좋겠습니다.
코멘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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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2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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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
03.26 09:26
오해의 요지가 있어서 부언합니다.
아래 내용은 제 사견을 전제로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분 신경치료와 완전 제거에 대한 생각은 뒤에 설명하신 분의 말씀이 맞는 걸로 보입니다.
모든 학문이 다 그렇지만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니지만.. 신경치료에 관한 부분은 대충 아우트라인이 정해진것에 가깝습니다.
치과의 치료중 상당히 어려운 치료이지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부분 신경치료는 완전 제거 를 할 수 없는 경우에 하는 치료이고 신경관이 확보되고 가능한 완전 신경치료를 하는 것 이 옳다고 봅니다.
부분절제술의 경우는 제가 배우던 20년전에도 소아아동을 위해 하는 치료 정도로 바뀌고 지금은 정상교육을 받은 치과의사들의 경우 불가능한 경우 외는 가능한 완전신경제거를 목적으로 치료를 하도록 대학병원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과거 수십년전에는 약제나 기구의 제한 등으로 완전신경제거가 하기어려운 상황이 많았습니다. 체계적인 지식도 짧고 완전신경치료는 전문의만 하는 술식이었습니다. 따라서 부분신경치료는 독한 약제로 완전신경치료를 할수 없는 부위에 신경 일부분만 제거를 하는 치료라고 볼수 있습니다.
아직도 진료시간에 쫒기는 치과의사들은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정말 쉽고 내원하는 횟수도 줄고 바로 보철이 가능해져서 수익률도 높이는 진료이지요.
간단하고 시간대비당 수익이 나는 등 의료인 프렌들리한 술식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완전 절제의 경우 하면 할수록 재료와 노력은 많이 들고 비용당 수익은 마이너스에 가깝고 잘 하기는 더 어렵지요.
좁은 신경관을 억지로 찾고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부분 신경치료의 10배이상의 노력과 비용을 들이지만 보험공단은 거의실재료비보다 못한 비용을 주고 있지요.
다들 피하고 싶어하며 몇몇 치과에서는 아예 보철치과를 표방하면서 신경치료자체를 타 치과로 보내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잘할수 있는가 하고 그 귀찮고 수익적인 손해를 보면서 진료를 하려고 하는가가 문제이지요.. 잘할 수 있고 정상적인 보험비용을 받고 있다면 그 선생님은 수익보다는 의사정신으로 진료하시는 게 맞습니다. 미워하시 말길 바랍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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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26 23:49
토닥토닥
치과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손재주'도 중요한 곳이라.. (어디든 이런 면은 다 있긴 합니다) 아직은 어떻게 말하기 쉽지 않겠지만, 영업이 잘 안될 치과임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안타깝네요. 치료 잘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