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본문 update] 요즘 갖고 노는 게임 이야기...
2015.04.18 10:42
요즘 빠져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1편은 그럭저럭, 2편은 아주 신나게 울궈먹고
3편은 안하다가 하게된 디아블로...
나름 게임에 작은 인생이 들어있더군요.
게임에는 스탠다드 모드와 하드코어 모드가 있습니다.
죽어도 부활이 가능한 스탠다드 모드는 인생이 들어있다기 보다
끈기와 도전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빌붙을 수도 있는 두꺼운 낯짝을 두껍지 않게 해줍니다.
그래서 스탠다드 모드는 그냥 하는 것이지요.
근데, 하드코어 모드는 스탠다드 모드와 달라서 한번 죽으면 끝입니다.
부활 따위는 없다고 게임 시작하면서도 동의 요구 받는 수준입니다.
아마도 네트웍 상태가 안좋아 죽었다고 징징거리며 살려달라는 사람들이 있었나봅니다.
암튼... 이 하드코어 모드는 특성때문에 스탠다드 모드보다는 더 진하고 작은 인생이 있습니다.
한번 죽으면 끝이기 때문에 좀더 신중해지고, 도전을 할까 아님 좀더 갈고 닦아서 강해진뒤에 도전할까 고민도 하게 해주고
남에게 빌붙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남 도와주다 내가 죽으면 내가 끝인데, 괜히 남을 쉽게 도와주기는 좀 뭐한
철저한 개인주의도 있습니다.
물론 고수의 뒤에서 경험치나 먹는 편법이 스탠다드처럼 가능은 합니다만
고수들의 놀이터에 꼬꼬마는 무조건 스쳐도 바이바이 되므로 매우 위험합니다.
저도 여차저차 아는 사람 통해서 도움을 받아봤는데, 레벨 30이 넘은 캐릭터 두번, 50이 넘은 캐릭터도 한번
그렇게 3번을 한방에 날려봤습니다.
물론 그렇게 날렸을때 장착중이었던 아이템도 날아가구요.
위험한걸 알면서도 빠른 렙업이라는 꿀때문에 불나방처럼 달려들어 봤었는데
이런 캐릭은 결국 아이템의 부실로 자립하기가 어렵습니다.
쉽게 말해서 다 커서 대학교 졸업도 했는데 바깥세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부족해서
취직하기 어려운 상황과 비슷하네요.
반면에 그런 꿀을 거부하고 노력으로 극복하는 케이스는 자립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강하게 키워진 것이죠.
덕분에 상황 대처 능력도 커집니다.
어쨌거나 하드코어 모드는 인생이네요.
모 아니면 도라고 위험을 무릎쓰면 죽어서 인생 종칠 확률도 크지만,
성장할 수 있는 양도 커집니다.
근데 인생은 모 아니면 도가 아니니...
대신 인생과 다른점이라면, 죽음에 대해 받는 피해의 정도가 스탠다드보다는 크지만
그마저도 익숙해지면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멘탈이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게임이니까요.
암튼 그렇게 세번을 굵직하게 키우다 죽고
마지막으로 해보겠다고 한 녀석이 아주아주 신중한 도전, 인내심과 끈기로
벌써 레벨 70 찍고, 이제는 정복자 레벨 40까지 올렸습니다.
디아블로 유저시면서 하드코어 안해보셨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길...
게임이 주는 긴장의 수준이 다릅니다.
성질 급하고 인내심 쥐뿔도 없으며 끈기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성격이라면 절대 못하는 모드입니다.
어쨌거나 결론은 이런 경험을 가능케 해주신 돌마루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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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오늘 게임하다 제 캐릭터 향냄새 맡을 뻔 했습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서 살아 돌아온거 생각해보면,
아직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그 기분은 하드코어만의 매력일지도...
그나저나 향냄새 맡다... (이거 완전 강한 표현이네요. 어제 안그래도 장례식장 갔다 왔었는데.. 향이 없는 장례식장이었습니다.)
회원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탈 없으시길 기원합니다.
-질문 추가-
혹시 이러한 게시판의 글이
글 하나 당 파일 하나로 저장 되는 것인가요?
자잘한 파일 여러개보다는 조금 큰거 하나가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해서
새글이 아니라 업데이트라는 형식으로 내용을 추가해봤습니다.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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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04.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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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빨리 알게 되었다기 보다는 진정한 게임은 하드코어라는 거죠... 저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사정이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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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1편은 참 재미있게 했는데, 그 이후로는 1편의 그 분위기가 안 느껴져서 안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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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분위기는 딱 리니지같은 스타일이었죠.
2에서는 아케이드형 RPG가 되었구요.
아무래도 야채님은 리니지 스타일을 더 좋아하시는듯 합니다.
저는 암거나 상관은 없는데, 1은 걸어가는게 너무 느려서 맵 탐험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게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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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컴컴한 분위기에 느릿느릿 걸어가는게 마음에 들었던거죠. 긴장감이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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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 분위기는 제가 해본 게임중에는 둠3가 최고였던거 같아요. 갑자기 튀어나오는 괴물들도 많았고...
디아1은 1인칭 뷰가 아니라서 그리 긴장되진 않았습니다. 유일한 긴장은 "Fresh meat~!!!" 하고 튀어나올때 밖에 없었네요.
근데 하코로 하니까 첨부터 끝까지 전부 긴장입니다. 난이도 올라갈 수록 그 긴장이 더 강해진다는 문제가 좀 있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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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4.18 17:31
빛의 심판자 악을 섬멸 하리니 -_- -
빛인지 어둠인지는 잘 모르겠음. 그냥 나에게 적대적인 것들을 무조건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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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0 08:08
뭔가 앙꼬없는 찐빵을 먹은 듯한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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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꼬 없는게 아니라 팥앙금인줄 알고 먹었는데, 콩가루가 들어있는 상황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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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1 00:37
제가 원하는 앙꼬는 /1671820 바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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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하시지요. 찍었던 사진들도 정리 못하고 있는 바보 굼벵이가 되어서요...
오... 저도 디아 한때... 2 까지는 열심히.... 3부터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래도 게임을 통해 인생을 빨리 알게 되신 거 같아서 .. 축하를? (! '')